- 예술

꿀사랑
- 작성일
- 2021.5.7
한국에서 아티스트로 산다는 것
- 글쓴이
- YAP 저
다반
평소 예술가를 많이 동경하기에 그들의 삶에 대해 늘 궁금하다.
그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예술적 영감은 어떻게 어디에서 얻는지
작품의 다양한 소재와 표현방법들, 작가가 소속된 그룹, 작업하는 공간 등
예술가로 살면서 애로사항은 무엇이고 가장 큰고민은 또 무엇일까
영혼을 쏟아부은 작품하나가 탄생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궁금하다
어릴때 봤던 드라마 배용준, 최수종, 이승연 주연의 <첫사랑>에서 극중 최수종은
미술학도로 진학을 꿈꿨지만 지독히 가난한 환경탓에 엄두를 못내던것이 생각난다.
맞아, 예술분야는 돈이 일단 많아야해. 재능보다도 선천적으로 부유하게 타고나야 전공할수있어
이런 선입견이 뿌리박혀 살짝 질투어린 시선으로 미술진학하는 친구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공부를 못하면 꼭 돈을 쏟아부어서 뒤늦게라도 미술(악기,무용)을 배우더라; 재능도 별로면서. 이런 삐뚤어진 마음이 들기까지--;;;
그렇다면 <한국에서 아티스트로 산다는 것>에 소개된 41명의 화가들도 모두 부유한 환경이였나?? 그래서 가능했나?
'딱히 지낼 곳이 없었을때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학교 실기실로 돌아와... 잠을 설칠때면 새벽에 일어나 그림을 그리곤 했다.'
'당장 그림을 안그리면 큰일 날 것처럼 행동했던것 같다.'-p72
'대학원 작품 보관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몰래 열쇠를 복사해 그곳에서 지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퇴근을 하면 휴식이 시작되지만 나에게 퇴근은 곧 내 작업이 시작되는 순간이였다.' -75
41명의 작가들의 이어지는 단편 에세이에서 유독 마음이 끌리는 한사람이 있었다. 김용식 작가
집문제도 그렇고 공간이 없으면 어떻게든 살아내며 그림에 열정을 잃지않았던 모습에서 순간 고개가 숙여졌다.
풍요롭지 못한 환경을 탓하며 나는 일부러 안되는 이유부터 만들어온건 아니였을까 반성하게 된다.
그림을 그리는데 A4용지와 연필 한자루, 지우개 하나만 있어도 꽃한송이 나무한그루는 충분히 그릴 수 있는법인데.
<나의 하루>라는 그림에세이도 떠올랐다. 1년 365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드로잉을 하는 그 꾸준함이 떠올랐다.
예술가가 되려면 꼭 돈이 많아야만 가능한건가? 꼭 대중이 인정해줘야만 예술가인가?
회사원이라고 피곤해서 그림을 못그리나? 영화배우 하정우도 저렇게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데... 윤은혜도..
여러 각도로 예술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전업 작가로만 활동하시는 분들은 불확실한 미래나 아니면 불안정한 수입이나 이런 문제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p61
'회사에 취직하면 단계를 밟아 승진할텐데, 이 일은 선명하지 않으니까.
앞이 뚜렷하게 보이는 일이 아니니까. 그런 현실이 건네오는 막연함' -p86
회사를 다녀도요... 앞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아요. 불확실하고 불투명하고 불안하고, 답답하고, 미치겠고.
영혼이 시스티나성당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모습처럼 너덜너덜 번아웃이 오기도 한답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느분야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사람 느끼는 감정은 비슷비슷한것 같다.
전업작가로 살기위해 최소 1년 2천만원의 수익이 필요하다면, 갤러리와 수익나눔으로 1년에 4천만원 상당의 그림이 팔려야 한다는데.
그림이 팔리려면 작가 자신이 표현하고싶은 주관대로만 해서는 안되며 대중들에게 인기있을 그 교감의 접점을 끝없이 연구해야하는가보다. 아무렴.
창작이기에 내마음 꽂히는대로만 하면 좋으련만. 자신의 철학과 대중성, 시장성의 접점.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필연적인 것 같다.
좋은 작가란,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여러가지 갈래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실험적으로도 말이 잘 되어야 하고, 상품성도 있어야 하고, 작품성도 있어야 하고, 철학도 담겨 있어야 하고.... 그런 작가가 되고싶다. -p25
'오로지 내 감정을 쏟아낸 걸 보여드리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프로패셔널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항상 공감의 범주를 고민하며 노력했다. -p32
여러가지 갈래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 과연 그런 스탠스에서 자기만의 화풍이 나올까?
누가봐도 이그림은 딱 누구의 그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있는 빈센트 반고흐가 떠올랐다.
살아생전 단 1작품도 팔리지 않았던. 고흐만의 색, 고흐만의 철학
자신에게 가장 솔직하고 그 개성만을 오롯이 담아내는것은 프로패셔널하지 않은걸까
좋은 작가란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작가여야만 할까
갤러리와 컬렉터들에게 좋은작가와 예술가로서의 본질적인 가치가 충돌하는 기분이다.
내가 잘은 모르지만...
'빈곤한 상황에서는 그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커서 창조적인 영감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떠올라서 그림은 안중에도 없게되는것 같다.' -p96
바로 눈앞에 닥친 현실과 이상에 대한 대립이 느껴진다.
에세이 형식이라 마치 블로그나 sns글을 편하게 읽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한국에서 아티스트로 산다는 것>에 대한 예술가들의 중첩되는 고뇌들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래도 한없이 부럽다. 그림을 그리며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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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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