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그 후..☆

jY
- 작성일
- 2013.1.3
- 감독
- 제작 / 장르
- 개봉일
사상 최악의 금융스캔들.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세계경제를 파탄시킨 그들의 이야기, 케빈 스페이시, 제레미 아이언스, 폴 베타니, 사이먼 베이커 등 명배우들이 총출동해 의기투합해 만든 경제스릴러드라마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Margin Call>.
영화제목인 '마진 콜 Margin Call'뜻은 간단히 말하면, 선물거래를 할때 보증 및 채권담보를 위해 '증거금'이 필요한데, 시장가격 하락으로 증거금도 하락분이 생기고, 그 부족자금 충당을 알리는 '최후 통첩'이 바로 '마진 콜'이다. 한순간에, 종이조각이 될수 있는 주식거래시장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경제위기용어라고 보시면 되겠다.
영화 <마진 콜>은 2008년에 있었던 '리먼 브라더스 사건'을 극화한 것으로 보셔도 되는데, 물론 극중에선 그 회사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보면서 그 사건을 안 떠올리시는 분은 거의 없으실 듯.
전세계를 마비시킬 세계 금융위기 하루 전의 이야기. 한 대형 투자사에서 자신들의 파생상품의 심각한 문제를 발견하지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과 여유는 없다. 자신들의 주가가 하락하기전에, 자신들이 먼저 주식을 팔아서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데... 8명의 주요회사인물들을 두고, 각자의 입장에서 내면적 양심의 충돌과 함께 살아남을 길을 모색해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태는 커져만 간다.
아마도 실제로도 그랬을 것이다. 이 영화처럼 24시간의 급박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최대한 이익을 챙기기위해 분주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이 사건을 알면서 어찌할 수 없는 양심적 갈등에, 또 누군가는 일자리을 잃을 것이라는 괴로움에, 또 누군가는 이 사건이 세계경제에 파급적 영향을 끼칠 것에 대한 걱정도 했을 것이다. <마진 콜>은 8명의 각기 다른 상황의 인물들을 두고 24시간 동안 긴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경제용어나 상황을 잘 몰라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그 사건이 어떻게 벌어진건지, 회사의 고위층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어떻게 챙겼는지, 경제위기적 파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등에 대해 일반관객들도 알 수 있을만큼 전해준다. 최고경영자는 모든 것에 상관없이 무조건 매각을 지시하고 그래야 살아남는다하고, 현장지휘자는 자신의 역할과 경제적파급효과 사이에서 고민하고, 말단직원 중 누군가는 짤릴것에 울고 누군가는 이러한 오류를 발견한 것에 대해 승진까지 하게된다. 한 사건을 두고 이렇게 제각각 다른 입장과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행동하게되는데...
탐욕, 이기심, 도덕적 책임, 양심...
그리고 돈.
보면서 많이 열받기도 하고 어이도 없을 것이다. 자신들이 팔아치운 파생상품의 심각한 문제로, 회사에 경제적위기가 오자, 그들은 그 사실을 알리기도 전, 먼저 이득을 취하기위해 사실을 감춘채 '종잇조각 주식'을 내다팔았다. 경제시장을 흔들리게했다. 자신들의 실수를, 남에게 떠넘기고 이득까지 챙긴 셈이다. 그러면서 최고 경영자가 하는 말이라곤 "내가 이 자리에 왜 앉아있는지 알겠지. 어차피 세상은 그렇게 반복되어왔어. 살아남을려면 일등이거나 똑똑하거나 아니면 사기를 쳐야해."
이 경제서바이벌 구조에서, 분명히 잘못은 자기네에게 있었음에도 남에게 떠넘기고, 누군가는 전과 같이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썰며 살아남았고, 누군가는 희생양이 되었고, 누군가는 짤리고, 누군가는 승진하였다.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 '돈'으로 살고 '돈'으로 울고 '돈'에 얽매여서, 살기위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누군가는 마음 속으로 울 것이다. 그러면서도, 결국 '돈'을 택하게되는 이 지리멸렬한 세상.
보면서 분노하고 씁쓸할 수밖에 없었던
최악의 금융스캔들.
<마진 콜>은 케빈 스페이시, 제레미 아이언스, 폴 베타니, 사이먼 베이커, 데미 무어, 재커리 퀸토, 스탠리 투치 등의 든든한 연기자들의 호연과, 2012년 아카데미 각본상 노미네이트될만큼 J.C. 챈더 감독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극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배경음악이나 시끄러운 소리 하나없이, 오로지 그 정적 속에서 긴박한 24시간을 그려낸다.
단 하루 뒤면, 세계의 경제위기가 오게되는 사건의 중심에서 이토록 조용하다니, 혹자에겐 이런 분위기와 진행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잘만 들여다보면 마치 '경제위기전야에서 태풍의 눈'속을 걷는 것 같았던 경제스릴러드라마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Margin Call>. 세상은 그 후에도 여지없이 똑같이 돌아가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결국 씁쓸함을 안고 극장문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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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