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에 본 여명 주연의 <초한지-천하대전>은 생각보다 진중하고, 기막힌 책사싸움이 의외로 깊게 와닿아서 괜찮았던 작품이다. 또 한번 <초한지>라는 제목을 단 영화가 나왔는데, 바로 <초한지-영웅의 부활>이다.

항우, 유방, 한신, 장량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한번 다뤘는데, <초한지-천하대전>이 항우와 유방, 장량의 중심이 강했다면, <초한지-영웅의부활>은 유방 중심으로 항우와 한신의 관계성에 더욱 중시한 작품이다. 

'유방'의 노년의 입장에서 되돌아가는 '항우, 유방, 한신'의 관계를 되돌아보면, 한때는 모시는 사람이기도 했고, 적장에서 같이 싸운 든든한 동료이기도 했으나, 으례 난세의 역사가 그렇듯 결국은 '내가 살아남기위해 나의 적으로 머리를 베어버리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초한지-영웅의 부활>은 간단히 말하면 이러한 부분들을 담고있었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

'인생무상'. 제각각이 다른 야망을 품고있었다지만, 내가 모셨던 사람을 적으로 돌리고, 전장에서 같이 뛰었던 형제같은 인물을 참수하고... 내가 살아남기위해서, 내 일족이 살아남기위해서라지만, 그렇게해서 세상을 뜬 후, 그들은 각각 저 하늘에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될 것인가.

 <유방의 부인 '여태후'가 사실 가장 무섭다. 잔인함으로 역사적으로도 유명하죠.>

메시지는 좋으나, 사실 이런 '강자와 승자에 의해서 역사가 씌여지고, 그것이 마치 모든 진실처럼 받아들여진다.'는 부분은 이제 익숙하다. 특히나 이런 패권다툼의 중국영화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게다가, <초한지-영웅의 부활>은 단 한번도 웃거나하는 부분없이, 매우 진지하고 무겁고 게다가 흐름이 느릿하기까지 하다. 자칫하면 조실 수도.

작품은 아쉽게도 큰 볼거리나 책사싸움, 혹은 재미 등이 있는 편은 아니다. 이들의 관계성을 통한 '인생무상'을 전하는 드라마적 메시지성이 강하다. 게다가, 중반쯤 들어서는 항우역의 '다니엘 우'와 한신역의 '장첸'의 모습마저도 비슷해보여서 등장인물들이 헷갈리기도 일쑤. 국내에서 붙힌 부제 '영웅의 부활'이라는 제목마저도 왜 그런지 잘 알 수 없는 편. 

작품은 개인적일진 몰라도 <초한지-천하대전>쪽이 좀 더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되풀이되는 피의 역사 속에서의 메시지를 묵직하게 받아보시려면 한번 도전해보셔도 좋으시겠다. 

* 나만의 별점 : ★★☆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