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개월전쯤..원고 청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김경상이라는 사진작가가..그가 공들여 찍은 사진에 글을 써달라는 부탁이었지요.

김작가와는 일면식도 없는 상태였으나, Yes24에 포스팅된 제 글을 보고 인연이 되었지요.

알고보니 김작가..이분 꽤 유명하시더군요.

이명박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했을 때..교황은 이대통령에게  베드로 성당과 광장을 설계하고 중앙제대를 제작한 베를리니가 설계한 베드로 성당 스케치화 원본 바티칸의 보물을..그리고 이대통령은 교황에게 김작가가 찍고 제작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진집 "카롤 보이티야"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어쨌든..원고 청탁을 받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독촉을 받고 나서 더 이상 미루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싶어서

어느 날 밤..머그잔으로 커피를 찐~하게 타놓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실 동안 쓴 글인지라..커피향은 날지언정 글쓰는 것을 업으로 하시는 다른 분들 글에 비하면 부끄럽습니다. 글도 너무 잘 쓰려니까 더 안써지더군요..대충 잘 썼습니다.  

어여삐 읽어주소서~

법주사 팔상전의 새벽

어둠을 몰아내는 데는 

때로 작은 불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새벽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이

탑신의 나뭇결 하나하나마다 심겨 있는 

선인들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살아가며 어찌 고난이 없으랴

살아가며 어찌 고통이 없으랴

그 인고(忍苦)의 시간마다 

그 목탑을 깎는 마음

목탑을 쌓는 정성을 생각하리.

쌓다가 말 수도 있는 삶이지만

그 누군가가 나의 뒤를 이어간다는 생각

그 누군가가 나의 뜻을 살펴간다는 마음

그 선한 생각을 남기는 삶이라면

그 영적 에너지는 끊임이 없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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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삼릉 솔숲

나무는 어디에 심겨지든 남의 탓을 안합니다

그저 뿌리만 내릴 수 있으면 됩니다.

우리 삼형제가 

이렇게 어깨를 마주하며 지낸 세월이 참으로 길지요.

특히 저희가 있는 경주 삼릉 주변의 소나무 숲은 

전국 최고의 소나무 숲이라고들 하지요.

비바람 속에서도 짙은 안개 속에서도

우리 형제들은 외롭지 않습니다.

이렇게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우리 삼형제를 보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기에 

우리는 더욱 외롭지 않습니다.

감히 한 마디 해도 될까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그곳이 그대에게 

더할 수 없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뿌리내림은 참으로 소중하지요.

당신의 마음자리에 어떤 뿌리가 내리고 있는지,

서로 어떤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오랜 시간 이 자리에 함께 머물며

얻은 지혜이기에 더욱 나누어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p.s : 남들은 폰카도 잘 찍던데..나는 아마 이쪽엔 소질이 없는 듯 합니다.

      

       책이 출간된 김에 고운 벗님들에게 마구 마구 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제가 원고료로 받은 책은 ..달랑 2권입니다.  글 한 편당 책 한 권.

       출판계의 지난한 사정과 김작가가 카메라 장비를 둘러메고 산으로 들로 다니며 

       들인 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기에 책 두권도 감지덕지 받았습니다. 

       여력이 되신다면 구입후 곁에 두시고 가끔 읽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사진도 좋지만..다른 분들 좋은 글이 참 많습니다만 ...

             비교가 될까봐..우선 제것만..ㅎㅎ)

     

     김작가가 국내는 물론 인도로, 티벳으로, 아프리카로...사막으로 다니며 찍은 

     귀한 사진집에 몇 권 같이 작업을 했으나 모르겠습니다. 

     더 실릴지 어떨지...작가맘이지요..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