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의 여정은 티벳을 거쳐 에베레스트, 차마고도 까지 이어집니다.

사진과 함께 저의.. 詩 비슷한 글 3편이 실렸습니다.

 

 

 

에베레스트의 매

 

 

우리가 어른들에게 배운 것은

높이 날고, 멀리 보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매들에 비해서

더 높이 더 멀리 봐야 한다.

 

산이 높고, 척박한 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목표물이 보이면 수직으로 강하한다.

그러나 완급을 잘 조절해야 한다.

 

접근해서는 수평이동이다. 그리곤 챈다.

목표물에서 시선을 절대로 떼지 않는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배울 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높이 날고, 멀리 보고,

목표물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너무 태만하지도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 행위 하나하나에 생명을 건다.

 

 

 

 

동 행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으셨나요.

사실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지나온 길은 어렴풋이나마 그림이 그려지는데 

가야 할 길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당신이 가야 할 길은 잘 보이시나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동행이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마음이 든든한지 모릅니다.

굽어지는 길 안쪽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길이 펼쳐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살아가며 가던 길을 멈칫멈칫하게 하는 것은 

두려움입니다. 누구나 짐짓 겉으로 표현을 안 할 뿐이지요.

 

당신 가는 길에도 동행이 있길 바랍니다.

때로 아무 말 없이 그냥 가도 좋습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함께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역시 동행이지요. 나눔이지요. 사랑이지요.

 

 

 

 

산 

 

 

산은 우리에게 그냥 산이 아니다.

산은 우리에게 깨어 있기를 바란다.

산은 있는 그 자리에서 우리의 삶이 더욱 겸허해지길 원한다.

눈 덮인 정상이 그 언젠가는 

칠흙같은 바다  밑바닥이었다고 한다.

정상이라고 우쭐대지 말일이다.

언제 바닥으로 내려앉을지 모른다.

바닥이라고 무릎 꿇지 말 일이다.

언제 어느 때 위로 솟을지 모른다.

 

또한

산이 전해주는 말이다.

 

"사람들아 제발 바라건대 산을 정복했다는 말은 하지 말지어다.

단지 내가 품을 열어주는 것뿐이다.

교만한 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영원한 안식이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다른 것은 그저 지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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