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인트saint
  1.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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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종교주의자는 아니지만..지난번 '달라이 라마'에 이어 이번엔 [마더 데라사]와 함께 합니다.


그 분은 가셨지만, 그 떠난 자리를 사랑과 봉사, 희생으로 메우고 있는 모습들에 글을 보탰습니다.


 


"사랑이라는 옷감은 먼지를 묻힙니다.
사랑은 거리와 골목에 있는 먼지를 닦아냅니다.
사랑은 마땅히 그러해야 합니다."   _ 마더 데레사



 



 


 


 


순종


 


 


어떤 힘이 저희를 이렇게 무릎 꿇게 했을까요.
무엇이 저희를 이렇게 겸손한 자세를 만들어주고 있을까요.



그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지요.
각자의 안에서 일어난 큰 힘, 아니 작은 소망이
우리를 이렇게 낮은 자세로 만들고 있지요.


 


병들고 약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함께 웃어주고
함께 울어주면 된다는 소박하지만 큰 진리 앞에
우리는 매일 이렇게 낮은 자세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베풀었다는 생각조차 내려놓아야지요.
저희가 그들에게 줄 것이 있다는 마음조차 비워야지요.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몸과 마음을 모아
당신의 영으로 채워지길 소망합니다.


 


그렇습니다.
순종은 크나큰 축복입니다.
나의 힘과 능력이 아니라
당신이 주시는 그 힘,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생명수가
저희의 몸에서 강물처럼 흐름을 느낍니다.


 


저희는 단지 심부름꾼일 뿐이지요.
당신이 그 일을 저희에게 맡기셨다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 사진 설명    _ 사랑의 선교회 새벽미사 성찬전례


 


 


 


이 땅에 머무름은


 


 


누군가
우리 서로 이 땅에 머물다 가는 것을
여행이라고 표현했다지요.


 


그렇습니다.
다녀감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본향은 영혼의 세계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어서 이런 상념에도 젖어봅니다.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온 것은 무슨 깊은 뜻이 있을 텐데.


내 한 입 잘 먹고, 내 한 몸 잘 입고


내 한 눈 즐겁고, 내 코만 향기로운 것 찾다 가면


그 깊은 뜻은 느끼고나 갈 것인지


그런데 부끄럽게도


나 또한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깨닫게 되네요.


 


다시 돌아가는 그 길목에서


마치 연어들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와 알을 낳고 숨을 거두듯


이 세상 살아오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지만


영혼만큼은 나의 본향으로 밝은 곳을 제대로 찾아가고 싶습니다.


 


그 길을 도와주는 당신 참 고마워요.


피부 색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마음으로 느껴요. 당신의 나눔과 베풂을....


잘 간직하고 갈께요.


 


우리 다시 만나요.


 


 


사진 설명    _ 리가트 임종의 집 임종환자의 마지막 화장



 


 


 


 


당신의 미소


 


 


참 고우십니다.


당신의 미소가 내 안을 밝혀줍니다.


 


지나온 삶의 여정이


나이테처럼 당신의 이마에 그려져 있군요.


 


눈을 감고도 돌리실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한 손놀림이시지요.


 


좌로나 우로나 너무 치우치지 않고


얽히지 않게 힘과 방향을 조절하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과 같을 것이라 생각 듭니다.


 


거문고 줄이 너무 팽팽하면 끊어질 수 있고


너무 느슨하면 소리가 안 난다지요.


 


당신의 미소와 그 손길과 곧으신 자세


한결같은 호흡으로 그 물레와 하나가 되시는 모습을 보며


당신 안에서 울리는 고운 소리도 함께 들리는 듯 합니다.


 


 


사진 설명 _  티타가르 평화의 마을 한센인 재활 공장. 물레 돌리는 할머니



 


 


 


 


 


 








마더 데레사 111展


김경상 저
작가와비평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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