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이야기

그림자장수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5.8.23
반기문 un총장의 조상으로 잘 알려진 반석평(1472 ~ 1540)... 일화에 따르면 그는 노비 출신으로 장관직인 판서까지 올랐으며 여기에는 노비 시절 주인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어릴적 노비였던 반석평에게 공부 재주가 있다고 여긴 주인이 그를 아들이 없는 집에 양자로 보냈고 이후 과거에 합격하면서 공직생활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일화가 그림 속 내용으로 재상이 된 반석평이 행색이 초라해진 과거 주인집 자제를 만나자 가마에서 진흙길로 내려와 절을 했다는 일화다. 이에 조정에서는 주인집 자제에게도 관직을 내리면서 반석평이 신분을 속이고 과거시험을 본 것도 넘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일화는 사실일까?....
반석평이 노비 출신이라는 이야기는 "어유야담"과 "성호사설" 등에 기록되어 있는데, 그가 중종시절 활동한 것과 비교하면 조선 중, 후기 기록이라 정확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동시대 조선왕조실록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으니..
"석평은 천얼(賤孼) 출신으로 시골에 살았는데, 그가 학문에 뜻이 있음을 그의 조모가 알고서, 천얼임을 엄폐하고 가문을 일으키고자, 그 손자를 이끌고 서울로 와서 셋집에 살면서 길쌈과 바느질로 의식을 이어가며 취학시켰다. 드디어 과거에 급제하여 중외(中外)의 관직을 거쳐 지위가 육경에 오르니, 사람들이 모두 그 조모를 현명하게 여겼다. 중종 9년(1514) 2월 3일"
내용인즉... 그의 할머니가 서자였던 반석평의 가능성을 보고 집안을 잇기위해 양인으로 꾸민 뒤 공부를 처절하게 시켜 과거 합격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여기에 본래 반씨 가문의 실력도 상당한 집안으로...
그는 태조 시절 개국 공신에 오른 반충의 가문 일원이자 증조할아버지는 선략 장군 충무위 부호군을 지낸 반사덕이며 할아버지는 한성 판윤을 지낸 반강, 아버지는 이조판서 겸 지의금부사를 지낸 반서린이었다. 이런 엘리트 가문의 분위기에서 다음 자식대에 과거 합격자가 나올 상황이 아니니 서자인 반석평을 적자로 승격시켜 공부를 시켰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일화는 동일시점 유극량에게도 살펴볼 수 있는데 그 역시 어머니는 노비였으나 양반인 아버지의 배려로 양인으로 승격되어 무과 과거시험을 볼 수 있었다. 비슷한 배경을 지닌 인물들은 숨겨진 예로 훨씬 많았을지 모르겠다.
조선 전기, 서자출신으로 이만큼 성공한 인물로는 유자광이 있지만 그는 편법과 세조의 특출난 사랑이라는 한계점이 있었던 반면... 반석평은 남들과 똑같이 경쟁하여 과거에 합격한데다 능력까지 인정받았기에 아무래도 서자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는 인물이자 조정에게도 신분이 아닌 재능에 따라 인재를 선발해야 함을 보여주는 예로 이어질 수 있었다.
결국 서자임에도 집안의 배려로 과거에 합격하고 실력을 인정받아 다양한 관직을 섭렵하며 정2품의 판서까지 올라선 반석평..... 이런 그의 인생역전 모습에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후대에는 어릴적 노비생활을 경험하다 양자가 되어 판서까지 올라간 인물로 기억된 것이 아닐까......
결론은 공부를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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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