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

밀크티
- 작성일
- 2021.2.20
63일 침대맡 미술관
- 글쓴이
- 기무라 다이지 저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생각한 데에는 이 말 하나면 충분했다. '이 책 한 권이면 루브르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방에 누워서 즐기는 루브르 눕눕 미술관' 말이다. '누워서 보는 루브르 1일 1작품'이라는 콘셉트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도 직접 가서 감상하기 힘든 시기이기도 하고, 직접 가서 보더라도 하루에 다 볼 수 없는 곳이니 그 체력 아껴서 집에서 한 작품씩 누워서 보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서양미술사가인 저자가 6천여 루브르 명화 중 63개의 대표작을 엄선해서 소개해주니 더욱 구미가 당겼다. 어떤 작품들을 어떻게 소개해 줄지 궁금해서 이 책 《63일 침대맡 미술관》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기무라 다이지. 서양미술사가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서양미술사'를 목표로 일반 대중에게 서양 미술에 다가서는 법을 쉽고 재미있게 제시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 등이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루브르미술관에 소장된 6,000점 이상의 유럽 회화 가운데 각 국가와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선별해 미술사적으로 '읽고 이해하는 법'을 소개한다. '보는 법'이나 '느끼는 법'이 아니라 '읽고 이해하는 법'이다. (5쪽)
루브르에 가보기도 했고, 체력이 방전될 만큼 걸어 다니다가 대작들 속에서 길도 잃어봤기에, 누구보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루브르 미술 감상이라는 콘셉트를 환영한다. 그 유명한 <모나리자>를 보았을 때에는 의외로 너무 작은 데다가 방탄유리로 씌워져있어서 반사되어 각도를 잘 맞춰야 볼 수 있는 것 때문에 현장 감상이 힘들었다. 워낙 유명하니 사람들도 많아서 이리저리 치이기까지 했다. 주변에 방해세력이 많아서 실물보다 차라리 사진이나 교과서에서 보는 편이 나았다.
하지만 <모나리자>의 건너편에 대작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그 부근에 있는 작품 <가나의 결혼식>은 다른 느낌이었다. 일단 모나리자보다 엄청 큰 대작이다. 이 작품은 사진보다는 실물을 제대로 감상하기를 권한다. 포도주 통에서 장난을 치는 고양이까지도 상세하게 표현해놓아서 한참을 그림 앞에서 감상에 빠져들었다.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 옷의 질감, 분위기 등 이 작품만 감상하기에도 시간이 초과될 것이다.
이 책은 루브르 가이드 역할을 한다. 서양미술사가인 저자가 엄선한 63개의 작품을 하나씩 살펴보며 지식을 채우는 시간을 보낸다. 방대한 작품들 중 63가지를 엄선해 담아놓았으니 고르고 골라서 소개하는 것일 테다. 이 책을 읽으며 명작을 만들어낸 작가와 작품에 대한 지식을 전달해 준다.
이 책에는 5장에 걸쳐 이탈리아 회화, 프랑스 회화, 스페인 회화, 플랑드르 회화, 네덜란드 회화를 소개해 준다. 책 뒤표지에 보면 '명화 속 숨겨진 서양의 역사, 종교, 문화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하는데 맞는 설명이다. 지적으로도 풍부하게 지식을 채우고, 실물보다는 못하더라도 지금 여기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니 자기 전에 한 편씩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림을 '감성'으로 보는 것보다는 '이성'으로 읽는 편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작품을 대하는 시선이 정갈하게 다가올 것이다. 음식으로 치자면 조미료 팍팍 넣은 것이나 환상적인 맛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재료 위주의 현실적인 밥상이다. 교양을 채우기 위한 작품 감상을 하고자 한다면, 특히 루브르의 수많은 명화 중 딱 63개의 작품을 엄선해 알려준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긴다면, 이 책이 명화 감상의 시간을 보내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세상에서 가장 편한' 루브르 미술 감상을 경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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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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