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

밀크티
- 작성일
- 2013.10.16
식물은 똑똑하다
- 글쓴이
- 폴커 아르츠트 저/이광일 역
들녘
책을 읽기 전, 기대감에 부풀 때가 있다. 내가 모르던 정보를 많이 얻게 될 것 같은 기대감에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언제가 되었든, 내가 읽고 말 책들이 있다. 때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느껴질 때도 있고, 때로는 다 읽고 나서 뿌듯한 느낌이 드는 책도 있다. 이 책이 오랜만에 기대감에 부풀어 읽기를 기다린 책이다. 이 책 표지에 보면, 유혹하고 사냥하고 방어하는 식물이라는 글이 있다. 생물이지만 움직임과는 거리가 먼 느낌으로만 식물을 대했는데, 이 단어들이 능동적이다.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폴커 아르츠트. 1941년생으로 독일의 유명한 과학 저술가이자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과학 다큐멘터리 작가. 꽤나 유명한 분인가보다. 저자의 소개를 보니 1993년에 <동물도 의식이 있을까?>로 스테디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고 일흔을 넘긴 지금까지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책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검색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는 번역되지 않았나보다.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이 책은 가장 좋은 점은 맨 앞에 질감 좋은 사진이 담겨있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몰입해서 보게 된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경이로운 감탄사를 내뱉어본다. 역시 자연은 위대하다. 앞부분뿐만 아니라 본문에서도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드는 사진이 많았다. 이 책을 다 읽고 사진만 다시 찾아서 읽을만큼 매력적인 사진이다. 잘 모르는 동식물이 나오는 책에는 사진이 필수다. 이왕이면 이렇게 자세하고 멋지게!
오른쪽 사진을 보면 '꽃은 꿀을 가져가는 동물이 그저 발만 살짝 꽃가루에 담그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고 설명되어 있다. 이렇게 까지 온몸에 펴바르고 날아다니는 줄 몰랐다. 이런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든 책이었다. 생생하게 정보를 제공해준다.
오른쪽 사진은 넓은잎습지난초, '꿀을 분비하는 꽃의 모든 것을 갖췄다. 단 하나, 꿀만 빼고 말이다.' 이 정도면 '사기꾼' 운운하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을 보며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레밍의 집단자살에 관한 이야기였다. 당연히 사실로 받아들인 정보였는데, 이 책을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레밍이 '집단자살'한다는 소문을 들어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유포자가 저 유명한 '월트 디즈니'고 집단자살 장면은 캐나다 캘거리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가짜영상이라는 진실을 아는 이는 얼마 없을 것이다
레밍은 분명 3~5년마다 개체수가 격감한다
이 해묵은 음모론의 진범은 다름 아닌 식물이었다.
왼쪽 사진 '레밍'에 대한 설명
이 책에서 알게 된 이야기는 그동안 내가 상식처럼 알아온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기도 하고,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흥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 점은 아주 긍정적이다. 놀랍고 새로운 세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가끔은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까지 장황하게 이야기해주어서, 속으로 '그건 안 궁금했는데.' 말하며 읽긴 했다. 그래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중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궁금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할 만하고, 자랑할 만한 일이긴 하다. 이 책을 통해 나도 좀더 똑똑해진 느낌이다.
문제는 '식물은 똑똑한가'가 아니라,
식물을 이해할 만큼 '우리가 똑똑한가'이다
-망스플랑크 화학생태학 연구소장, 이언 볼드윈 Ian T. Baldwin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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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