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들고 뛰는 것뿐이다

 

하루 종일 궁시렁 대면서 기회 타령만 하는 후배가 있다. 이 녀석의 특징은 일단 날카로운 비판능력에 있다. 사회든 회사든 이 녀석에게만 걸리면 인수분해 되어 마치 한편의 소설처럼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풀어진다. 문제는 이렇게 비판을 잘하다 보니 이 친구와 가까이 하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본인에게 기회가 생기기만 하면 지금 보다 더 좋은 세상 만들 수 있을 거라며 기회 타령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럴 기회는 결코 오지 않을 것만 같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에는 비슷한 말이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운이 좋았으며 운이 기회를 물어다 주었다는 것이다. 운이 기회를 물어다 준다? 그럼 재수 없는 사람은 평생 기회를 잡아 보지도 못하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기회를 위해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자신의 운을 높이는 길이며 기회를 쉽게 맞이하는 방법이다. 위 후배처럼 왜 기회가 안오지? 하며 기회 타령만 해서는 결코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기회는 결코 자신이 기회이니 잡으시오 하면서 요란하게 오지 않는 까닭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토리노라는 도시에 가면 토리노 박물관에 ‘기회의 신’으로 알려진 카이로스의 부조상이 있다. 그 부조상의 아래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내 앞머리가 긴 것은 사람들이 처음 나를 봤을 때 잡기 쉽도록 하기 위함이요, 뒤통수가 대머리인 것은 나를 놓치고 지나간 뒤 다시는 나를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요, 등과 다리의 날개는 나를 스쳐지나간 사람들로부터 최대한 빠르게 사라져 버리기 위함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다’

그렇다 기회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접근하지만 이것이 기회라는 것을 알고 준비한 사람은 쉽게 기회에 올라 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저 멀어져 가는 기회의 뒷모습을 보며 후회만 하는 삶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게 되어있는 것이다. 누구나 현실을 부정하고 싶고 또 비판하고 싶어 한다. 성인 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나와 노선이 같이 않은 정치인들의 탁상곤론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내의 불합리, 가정이나 친구 관계에서의 불만까지 이 세상에 비판하고자 마음 먹으면 누구든 논문 몇편씩은 거뜬히 써내려 갈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은? 과연 본인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면 본인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본인은 정지된 상태에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마치 돈키호테가 풍차에 덤벼드는 꼴이 아니고 무엇일까…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내고 그것을 통해 자신에게 다가온 기회의 신 앞머리를 낚아 챌 수 있기 위해서는 비판의 시각보다는 긍정의, 낙관의 시각이 더 필요해 보인다. 세계적인 성공학자 데일 카네기는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들고 뛰는 것뿐이다” 라고 했다. 바람 한 점 없다고 불평만 한다고 바람개비는 절대 돌지 않는다. 멋있게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보기 위해 앞으로 달려 나아가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노래하는 멘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