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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지은집
- 작성일
- 2021.2.27
인생 우화
- 글쓴이
- 류시화 저
연금술사
인생우화
책제목: 인생우화
지은이: 류시화
삽화: 블라디미르 루바로프(러시아출신 화가)
출간일: 2018년 7월 30일 (1판 1쇄)
2019년 11월 5일 (1판 21쇄)
출판사: 연금술사
p. 294~296
달 도둑
헤움 사람들은 매일 밤 자신들을 비추는 달을 사랑했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달이 완전히 사라지는 밤이 있었다. 그런 날 밤이면 사람들은 바깥에 나와서 실망한 눈으로 검은 하늘을 두리번거리고 했다.
“우리는 달을 사랑한다! 달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런데 왜 매달 이런 우울한 일이 일어나는가? 달이 돼 사라져야만 하는가?”
어느 날 밤, 달이 사라졌을 때 현자 모르데하이가 말했다.
“우리가 달을 체포합시다. 일단 체포하면, 영원히 우리의 달이 되는 겁니다. 매일 밤 환하게 우리를 비출 거예요.”
당연히 모든 현자가 동의했다.
사람들은 깊은 밤이면 달이 마을의 우물에 들어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곳이 달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 여겼다.
그날 밤, 둥근 보름달이 중천에 떠올랐을 때 그들은 서둘러 우물로 달려갔다. 달이 그곳에 꽉 차 있었다. 그들은 조용히 우물을 에워쌌으며, 그들 중 가장 힘센 사람이 큰 돌을 번쩍 들어 우물을 막았다.
“우리가 달을 체포했다!”
사람들은 기쁨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다음 날 아침, 자신들이 다정한 친구인 달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현자들이 우물가에 모였다. 그리고 모두가 힘을 합해 뚜껑을 열고 우울 안을 들여다보았다.
달이 사라지고 없었다!
“누군가가 달을 훔쳐 갔어!”
그제야 그들은 자신들 중에 도둑이 한 명 있음을 깨달았다. 달 도둑을 집기 위해 현자들은 우물가에 왔던 사람들을 한 명씩 취조해 나갔다. 그러는 바람에 모두가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었으며, 도둑을 잡기는커녕 상황만 더 복잡해졌다. 어쩌면 애초에 달을 도둑 맞은 것이 아닐 수도 있었다.
그날 밤, 그들은 우물 뚜껑을 단단히 덮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하늘에 나타난 달을 보면서 달 스스로 탈출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는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날 이후 그들은 깨달았다. 이 세상에서는 어떤 것도 숨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p. 344
경전, 철학서와 함께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가 우화집이다. 우화가 인간 삶의 허구를 꿰뚫으며 진실과 교훈을 던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헤움 마을의 주인공들을 따라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문득 우리가 사는 세상이 헤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가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혹은 우리의 공동체가 그렇게 할 때 헤움 사람들의 문제 해결 방식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된다.
p. 350
숨겨진 의미를 찾는 것은 독자의 몫이리라. 나는 독자들이 각각의 우화들에 담긴 의미를 이야기 말미에 한두 줄씩 적어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이 45편의 우화들로 돌아와 그 의미를 되새겨보기 바란다.
어리거나 사춘기의 학생들에게도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우화는 세대와 언어를 초월해 어떤 진실을 이야기 한다. 인간 존재의 넓고 깊은 심리 분석을 통하지 않고도 짧은 우화 한 편이 많은 것을 사색하게 한다. 인생을 우화로 이해하는 것은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일이다. 우화는 픽션이 아니라 진실이다. 그래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이야기들에 담긴 여러 군상의 모습들을 보며 때론 걱정스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였다. 그런데 책 속에 나온 ‘헤움’ 사람들만의 일이 아님에 저절로 씁쓸한 책맛을 감출 수가 없다. 세기를 걸쳐서도 읽히는 이솝이나 라퐁텐의 이야기들이 여태도 읽히고 사랑받는 것은 아마도 내가 류시화 선생의 글을 읽는 동안 느낀 여러가지 감정을 함께 느꼈음이 아닌가 싶다.
엉뚱하다 생각되는 이야기 속에 숨은 우리 인간들의 어리석음과 깨달음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
어른들,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어른들과 함께 읽고 싶은 “인생우화”다.
“모든 인간은 우화적 세계 속에 태어나며, 따라서 우화적 세계 속에서 사유한다. 그런 만큼 어떤 시대를 지배하는 우화 구조를 이해하려면 그 시대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
-라퐁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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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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