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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꾸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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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인문학
글쓴이
브라운스톤(우석) 저
오픈마인드
평균
별점8.6 (196)
하꾸꾸

'정치편항적 왜곡의 인문학'

내 한줄 소감이다. 


혹시 돈 없는 자의 질투라 여길지 몰라 미리 밝혀두지만 글쓴이 브라운스톤만큼은 아니지만 

나 역시 고정 수입이 상당하고 서울 및 수도권에 신축아파트 3채를 가진 경제적 걱정을 벗어난 다주택자이다. 그러니 내 글을 단순히 질투로 여기지는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또한 난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난 중도다. 글쓴이가 주장한 자유와 경쟁도 중요하고 사회가 건강할 수 있게 무분별한 부에 의한 폭력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경제 생태계 유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둘 사이의 균형만이 건강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부동산스터디에서 우석이라는 필명을 워낙 자주봤었다. 하지만 그의 글을 제대로 읽은 적은 별로 없었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 그냥 인연이 없었던 듯 하다. 어느 날 우연히 책을 고르다 책의 제목과 표지는 많이 봤는데 필자란에 브라운스톤(우석)이라는 이름을 보고 아는 이름이라 반가운 마음에 읽었다. 기대가 컸다. 하지만 책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글에서 다루고 소개한 내용들은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그 내용들은 글쓴이의 정치적편향을 밝히는데 교묘하게 소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보정권의 정책이  집값의 상승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지만 그보다는 세계 경기 회복이 주된 이유이다. 세계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 상승하면서 집값이 상승하게 되었지만 이를 진보정권의 정책 때문이라는 듯이 서술한다. 한국의 집값 상승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었다. 필자의 말마따나 금본위제 폐지와 경기 침체시 이어진 양적 완화가 집값 상승의 주 원인이다. 필자는 이를 다 알고 있으면서 슬그머니 집값 상승의 책임을 최저 임금 인상에게 미룬다. 최저 임금이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니...최저 임금 받아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나? 양적 완화, 낮은 대출 이율, 토지 보상금, 소득 상승 등 큰 돈이 집값을 올리지 코 묻은 돈같은 최저 임금때문에 집값이 오른다니 해도 너무 한 주장이다. 최저임금을 받아 진보에 호감이 생긴 유권자들에게 '너희 그 돈 받아서 좋아하지만 사실 그것 때문에 내 집 마련은 더 멀어지는 거야. 그러니 진보는 지지하지마'라는 의도가 보인다면 상상이 지나친 걸까? 

게다가 복지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제 파탄의 예로 베네수엘라를 드는데 베네수엘라 경제가 붕괴된 건 단순히 복지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과 비리 때문이다. 복지야 진보가 많이 하지만 비리야 보수의 전매특허아니던가? 주가 조작하시고 4대강 파시고 국유기업 팔아먹고 비선실세에게 나라를 통째로 넘겨버려서 나랏돈의 대부분을 허공에서 사라지는 마술을 보이시고 지금 콩밥 드시고 계신 두 전직 보수 대통령들이 하던 일 말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파탄에 이른 것은 우리나라 보수 정치인들이 늘 우리 경제를 파탄시켜온 방식과 적절함을 한참 넘어선 과도한 복지 정책이 어우러져 생긴 일인데 그 책임을 모두 복지에 퉁쳐서 밀어버리니 너무 하신다는 생각이 든다. 둘이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고 성추행으로 신고하는 격이랄까? 진보 대통령 시절에 집값이 오르는 것은 세계 경기 상승기와 맞물리기도 했거니와 보수 대통령이 집권하면 경제가 망해(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시절을 보라) 집값이 내리거나 안정되고 진보 대통령이 집권하면 경제를 다시 살려내서 집값이 물가상승률만큼(이전에 억눌린 만큼을 포함한) 올라서 생기는 일이니 진보를 탓할 것이 아니라 부정부패와 무능으로 경제를 망친 보수 대통령을 욕해야 하는 것 아닐까? 

또한 복지 정책도 베네수엘라처럼 밑도 끝도 없이 하면 저 꼴이 나는 건 당연하다. 국민 복지와 주거 복지를 두루 잘 실천하고 있는 북유럽의 사례를 보라. 이 둘을 비교해보자면 경제 파탄은 복지 정책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막무가내식' 복지 정책이 문제인 것이다. 글쓴이가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측면을 말해야 했다. 공정하고 균형잡힌 시각이라면 그렇게 했어야 했다. 이 정도 지식과 독서량을 가진 필자가 모를 리는 혹은 간과했을 리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주장에 반대되는 보편적 사례는 숨겨두고 주장에 필요한 특수한 사례와 데이터만 쏙 뽑아 썼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갈려있다'는 내용에서 말하는 주장 역시 충격적이다. 최저임금이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며 북한을 예로 든다. 북한이 선의로 가득차서 망했단다. 북한이 선의로 가득 찬 나라라니... 글의 내용을 볼 때 글쓴이는 분명 진'보수'인데 빨갱이 소리 들으셔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북한이 망한 것이 어떻게 선의로 가득차서라는 소리를 할 수 있는지...? 김일성 이후 3대가 사리사욕과 악의로 망한 것을 마치 국민을 위한 선의를 실천하다 망한 것처럼 이야기한다. 진보 정권과 빨갱이를 한 프레임에 넣으려는 시도는 아닐까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마오쩌둥의 참새 소탕 작전 역시 그러하다. 마오쩌둥이 참새를 소탕한 이유는 하는 일 없이 이삭을 주워먹는 꼴이 자본주의자들을 생각나게 한다는 유치한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를 선의라고 오도하면서 선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의 사례로 사용하고 있다. 글쓴이는 선의의 뜻을 모르는 것일까? 진보의 복지 정책을 비난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춰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깔려있다.'는 명제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명제에 맞는 근거를 찾기 위해 북한과 마오쩌둥의 참새 소탕 작전을 사례로 드는데 길을 크게 잘못 잡으신 듯 하다. 목적을 두고 이야기를 짜 맞추다보니 논거가 꼬인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경제 고전과 내용들은 경제학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중요하고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글쓴이는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주장하고 반대되는 측을 비판하는 용도로 이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글쓴이의 정치적 소견이야 그의 자유이고 이를 표명하는 것 역시 그러하다. 문제는 그 과정이 건강하지도 선명하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너무나 치우진 정치편향이나 자신의 소견을 뒷받침하기 위해 억지로 말도 안되는 사례만 붙이지 않았더라면 꽤나 괜찮은 책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욕심이 책을 졸작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미 천장까지 올라간 후 부의 사다리를 걷어차려는 재벌과 부자들이 늘 주장하는 바를 답습하면서 교묘하게 하지만 분명히 뒤틀린 방향으로 고전들을 사용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그가 인용한 마이클 포터가 주장한 것처럼 진입장벽을 치려는 것일까? 대니얼 카너먼이 말한 느린 사고를 통해 책을 썼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글쓴이가 잘못한 것은 진보를 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위해 근거를 건강하지 못하게 사용하고 독자를 속였다는 점이다. 책은 잘 팔리고 있으니 개정판을 낸다면 좀 더 중립적인 입장에서 쓰던지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면 아니면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예시를 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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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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