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리뷰

둘이라서
- 작성일
- 2015.2.3
베이컨이 들려주는 우상 이야기
- 글쓴이
- 강영계 저
자음과모음
동화장르를 빌어 철학자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 47번째 이야기는 영국 경험론 철학의 아버지로 스콜라 철학을 비판하고, 관찰과 실험에 기초를 둔 귀납법을 확립시킨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에 대해 다룬 <<베이컨이 들려주는 우상 이야기>>이다.
베이컨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를 그저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관찰하고 실험하고 연구하여 인간이 지배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17세기부터를 근대라고 부른다면 베이컨은 근대의 문을 연 사람이고, 근대 정신의 특징 가운데 하나를 과학적 접근이라고 한다면 베이컨의 귀납적 관찰 방법은 근대 과학 정신의 초석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 머리에 中)
<<베이컨이 들려주는 우상 이야기>>에서는 베이컨이 주장한 4가지 우상 -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 을 중심으로 베이컨 사상에 다가가고 있다.
용감한 삼총사가 늘 만나는 장소는 흉가, 귀신의 집, 괴물이 사는 집이라 불리는 집 앞이다. 아이들에게 겁쟁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과 늦여름이면 능소화가 대문과 담장을 타고 오르며 예쁜 꽃을 피우는 그 집이 풍기는 멋 때문이다. 삼총사는 그 집에 가 보기로 결정을 하고 놀이동산에 있는 귀신의 집 체험을 통해 담력을 키우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진형은 종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 아저씨가 판매하는 '절대 빠지지 않는 붙이는 못'을 구입하게 된다.
귀신의 집 앞에 가게 된 삼총사는 사람들이 보았다는 불빛, 드르륵드르륵 소리에 대한 추측만 하고 있다가 종희가 들려주는 플라톤이 동굴에 비유해서 '참다운 앎'에 대해 설명했던 이야기를 듣고는 담을 넘어 들어가보기로 결정하게 된다. 마당으로 들어선 삼총사는 마당 한구석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기다란 장대들이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 있는 것과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모양의 장승을 보게 되는데, 어디선가 드르륵드르륵 소리에 삼총사는 도망을 치게 된다. 삼총사는 마당에 있던 장대와 장승으로 추측을 하게 되고, 다시 들어가보기로 결심한다. 이번에는 초인종을 눌러서 집에 들어가게 된 삼총사는 얼굴 왼쪽이 붉게 일그러졌고 다리는 나뭇가지처럼 가늘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드르륵드르륵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아저씨의 사연을 듣게 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던 아저씨는 세상에 대한 편견 그리고 자신에 대한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철학을 공부했지만 그것이 국장의 우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베이컨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고 '종족의 우상, 돌구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인 베이컨의 대표적 우상에 대해 들려준다. 장대를 보며 슬퍼 보인다고 생각했던 삼총사의 호철이는 바로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종족의 우상이었고,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은 바로 플라톤이 말한 동굴의 비유에서 나온 동굴이나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동굴의 우상이었으며, 진형이가 구입했던 '절대 빠지지 않는 붙이는 ㅁ놋'과 같은 장수꾼의 속임수는 바로 시장의 우상이었다. 그리고 극장의 우상은 무대를 보고 환호하는 관객처럼, 나보다 앞서서 성립된 철학 체계에 속박되어 자신의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우상을 말한다. 이 우상을 타파해야만 진정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감옥을 만들고 세상과 담을 삻았던 아저씨는 삼총사와 친구가 되고, 삼총사의 도움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그렇게 편견이 사라지면서 그들은 진정한 앎의 세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베이컨은 사물을 경험에 의해서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험론자입니다. 또 세계를 객관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베이컨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주관적 편견을 없애야만 참다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본문 91p)
삼총사와 소문이 무성한 귀신의 집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동화 한 편에 스며놓은 베이컨의 사상은 독자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철학을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철학으로의 안내서이자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더 용이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들에게까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이다.
(이미지출처: '베이컨이 들려주는 우상 이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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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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