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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글쓴이
웬디 미첼 저
문예춘추사
평균
별점9.2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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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렸던 아내의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증



 



 “환자들이 치매 진단에 대하여 느끼는 방식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태도라는 사실에 많은 치매 환자가 동의하고 있다.” (227쪽) 저자는 자신이 진단을 받은 뒤 6년이 흐른 지금도 전문가들의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치매 환자들은 의사나 간호사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하면서 자기가 더 이상 검사도 받지 않는 이유라고 합니다. 병은 악화되었는데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말을 누가 듣고 싶겠는가 항변합니다.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냥 우리의 말에 따르면서 마지막을 준비하세요.” 이 말을 들으려 병원을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항변입니다.



 



 저자는 주관적인 생각이라면서 전문가들이 우리에게 어떤 느낌을 받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준비를 할 수도 있고 망가질 수도 있다면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전문가들에게는 올바른 태도를 갖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며, 이는 그들의 언어를 통해 나타난다고 호소합니다. 그들이 언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적임자라고 할 수 없다고 단정합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녹차가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말을 할 수는 없지요. 이미 중증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마시기를 갈망하는 눈망울을 알아챈 간병인이 커피를 내왔습니다. 할머니는 녹차를 원했지 커피는 싫습니다. 싫다고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말을 못 하시잖아요. 할머니는 컵을 바닥에 던지는 유일한 표현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러자 간병인이 그럽니다.



“아이, 할머니. 왜 그리 까다로워요? 커피잔을 던지는 폭력도 싫고요. 제가 말하는 것에 이렇게 도전적인 태도도 안 좋아요.” 할머니의 행동은 채워지지 않은 욕구의 표시일 뿐이지 폭력도 도전도 아닙니다.



 



 이렇게 오해받는 치매 환자들은 어떻게 대처할까요? 한 치매 환자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해지고 싶고 그들에게 치매에 대한 통찰력이나 이해력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어 해요. 하지만 그렇게 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는 거예요.” (233~237쪽) 환자가 겪는 부조리입니다. 환자에게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도 모르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저자는 교육의 중요성을 이어서 설명합니다.



 



 “자아에 대한 개념과 자아를 지키는 것의 중요성은 지금까지의 치매 연구에서 잘 설명되어 왔고, 일단 자전적 기억과 함께 자아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쇠퇴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같다”라고 요약합니다. (240쪽) 한나 스코트는 2020년 보고서에서 여성 치매 환자의 태도를 고찰했습니다. 이 연구는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유지하는 것이 저항이라는 전체 주제의 중심 내용이었다는데, 이 보고서는 또한 여성환자들이 가족에게서 받는 부정적인 태도 그리고 그 태도와 환자 자신의 태도와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여성 환자들은 병의 악화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반면에 가족들은 미래가 두려운 이유가 불확실성 때문이고 치매가 ‘얼마나 나빠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영국이나 한국이나 비슷하겠지만, 저자는 영국 사회의 치매 낙인찍기를 줄이는 것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다 읽고 얻은 지식을 뽐내고자 이 글에서 정리한 내용을 아내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아내는 며칠 전 수개 월 동안 이웃 할머니를 돌본 후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커피잔을 던지는 할머니 이야기며, 딸과 치매 어머니의 대화며, 치매 환자에게 친화적인 환경 등 책에서 얻은 사설을 열을 띄며 노래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자기가 읽어야 하겠다며 책을 쓱 가져가더니 그동안 이웃 할머니의 케이스를 알려주었습니다. 치매 진단을 거부하는 할머니의 심정을 설명하고, 아내를 세 사람의 아이덴티티로 알고 계시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할머니가 거부하면 청소도 하지 않았고, 할머니가 정리하는 대로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잘하신다”라고 했으며, 할머니의 대화를 끊지 않고 몇 시간이고 들었다는 얘기에 저는 더 이상 국가자격증이 나이롱뽕을 하면서 딴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내의 국가자격증은 빛을 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큰코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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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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