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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uvi
- 작성일
- 2020.6.8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
- 글쓴이
- 김정현 저
유노북스
예전에 청소년상담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에릭번의 교류분석 이론은
나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인식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었다.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는 다른 이들에게도
쉽게 읽힐 수 있는
대중적인 교양서가 나오길 바랐었는데
마침 교류분석을 바탕으로 쓰여진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가 출간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표지에 그려진 고양이가
인간 본연의 모습을 꿰뚫어보던
나쓰메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고양이가 연상되었다.
제3자가 아닌 자기 자신의 시선으로
나의 인생을 객관적으로 통찰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를 읽어나갔다.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에서는
교류분석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인
인생각본, 과정각본, 라켓감정, 심리게임, 디스카운트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다보면
문득 '나 잘 살고 있는걸까?'와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삶이 만족스럽지가 않은 건지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
계속해서 의문이 든다면 나를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는 이유는 먼저 '인생각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생각본이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돼 버린 신념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신념은 어릴 때부터 당위성(~해야돼)을 가진 채로
나의 사고를 지배하게 되어 신념으로 자리잡힌다.
굳어버린 신념은 나에게 마치 주문으로 새겨놓은 듯
나는 완벽해야 한다.
나는 타인을 기쁘게 해야 한다.
나는 강해져야 한다.
나는 열심히 해야 한다.
나는 서둘러야 한다.
와 같이 무의식속에서 프로그래밍화되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방해를 하고
여러 상황에서 부적응적인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의 나 자신에게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누구보다 자신을 먼저 기쁘게 하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언제든 표현해도 좋다.
열심히 하지 말고 그냥 해도 좋다.
서두르지 말고 여유를 가져라.
와 같이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내가 주체적인 인생 각본의 집필자가 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어린 시절 '~해야 돼'의 당위성은 감정에서도 나타난다.
'남자 아이는 울면 안돼'
'여자 아이는 헤프게 웃으면 안돼'
와 같이 사회문화적으로 감정을 억누르도록 강요받는데
이런 억눌린 감정은 다른 상황에서 '라켓 감정'으로 나타난다.
'라켓감정'이란 아동기에 금지됐던 감정,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자주 경험하는 친숙한 정서로서
본인이 의식하지 못한 채 느끼는 정서이다.
라켓감정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본인이 의식하지 못한채로
나에게 친숙한 감정을 느끼도록 환경이나 생각을 조작한다(p. 139-140).
그렇게 되면 상황과 맞지 않는 감정이 떠오르게 되고
이런 감정의 정당화를 위해 비합리적인 사고 과정과 연결이 된다.
화가 나는 상황에 '슬픔'을 느낀다면
슬픔을 정당화 하기 위해 생각을 바꿔버리고,
비슷한 상황마다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대치하게 된다.
거짓감정인 라켓감정을 경험할 때
이렇게 생각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는 경우도 있다.
쿠폰에 스탬프를 찍듯 마음 속의 감정을 쌓다보면
내 몸 속이 화를 당하거나,
감정을 폭탄처럼 특정 상황에 크게 터뜨리게 될 수가 있다.
핵심 라켓 감정에는
죄책감
수치심
열등감
외로움
배신감
이 있다.
이런 감정이 발현될 때
구체적인 상황과 함께 나타나는 감정이 대해 떠올리다 보면
심리적 부적응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건
결국 책의 제목처럼 나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나의 주파수는 나보다 타인에게 초점이 맞춰져있었고
타인에게 비치는 내 모습을 너무나도 신경써서였다.
내가 나를 직면하고, 내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내 내면에 더 귀 기울이고 나와 더 친해졌어야 했다.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에서 나오는
교류분석의 중요 개념들 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들여다보고
나를 인정해준다면
좀 더 멋지게 인생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려운 교류 분석의 내용이 쉽게 설명되어 있어 좋았지만
내가 교류분석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PAC와 인생태도 내용이 빠져 있어서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에서의 의문점을 어린 시절과 환경에서 찾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의 주요 개념과 사례를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원하는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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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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