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학(人文學)에 관하여

seyoh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0.1.15
한가지 사실의 대해 두가지 이상의 가설들이 있을때 그중에 가장 단순한것이 사실이라는 오컴의 면도날에 대해 질문있습니다.
그런데 왜 오컴의 면도날이라고 부르죠?
오컴의 면도날이란 말은 어디서 유래했나요?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 - 가설은 가장 단순한 것이어야 한다 -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말을 듣고 '도루코 면도날,이나 '필리세이브 면도기,를 떠올린다고 해서 자신의 무지를 탓할 건 없다. 이 면도날은 애석하게도 면도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럼 대체 무엇에 쓰는 것일까?
"실체를 필요 이상으로 중첩해선 안 된다"라는 원리가 바로 '오컴의 면도날,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근본 원리는 꼭 필요한 것에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전제나 가정을 끌어들여선 안되며, 꼭 필요한 것만으로 최대한 제한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에컨대 수학은 반드시 필요한 몇 가지의 기본 명제에서 출발하는데, 이 기본 명제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기본 명제가 5개인 기하학보다는 공리가 3개나 2개인 기하학이 더 좋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윌리엄 오컴은 14세기 영국의 신학자요, 철학자다. '이데아'와 같은 보편 개념은 단지 사람이 붙인 이름일 뿐이라는 '유명론'(명목론이라고도 한다)을 주장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그런데 신학자들이나 교회의 입장에서 보면 유명론은 '신' 이나 '영혼' 같은 것들 역시 단지 인간이 붙인 이름일 뿐이라고 볼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용납하기 힘든 주장이었다. 그래서인지 오컴은 교회와 사이가 나빠서 교황과 대립하고 있던 독일 영주의 성에 숨어 살아야 했다.
오늘날 오컴의 면도날은 "가설은 가장 단순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나 "가장 단순한 것이 되도록 구성해야 한다"라는 원칙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평범하고 당연해 보이는 원리를 왜 굳이 '면도날'이라고 했을까? 그건 이 원칙을 마치 면도날처럼 엄격하게 적용하려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일부 영미권의 철학자들이나 과학자들은 이 '면도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마치 원리가 간단할수록 이론이 더 진리에 가까워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 면도날에 베여 죽고 다친 이론이 얼마난 많은지..... 간결한 이론이라는 기준은 '보기 좋음'의 기준일 수는 있을지언정 '참됨'을 재는 기준은 아니다. 면도날이 너무 날카로우면 오히려 얼굴을 베기도 쉽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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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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