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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yoh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1.8.23
고문진보후집(古文眞寶後集) 046_(卷四)
휘변(諱辯)-한유(韓愈)
愈與進士李賀書(유여진사이하서) : 나는 이하에게 편지를 보내,
勸賀擧進士(권하거진사) : 이하에게 진사 시험에 응시하도록 권하였는데,
賀擧進士有名(하거진사유명) : 이하가 진사에 합격하여 이름이 나게 되었다.
與賀爭名者毁之曰(여하쟁명자훼지왈) : 이하와 명성을 다투는 자가 그를 훼방하여 말하기를,
賀父名晉肅(하부명진숙) : “이하의 아버지 이름이 진숙이니,
賀不擧進士爲是(하불거진사위시) : 이하는 진사에 뽑히지 말았어야 옳고,
勸之擧者爲非(권지거자위비) : 그를 응시하도록 권한 자도 옳지 못하다.”
聽者不察(청자불찰) : 이 말을 듣은 사람들은 자세히 살피지도 않고
和而唱之(화이창지) : 한 사람의 말에 따라 덩달아 그렇게 떠덜어대며
同然一辭(동연일사) : 한결같이 말을 한다.
皇甫湜曰(황보식왈) : 황보식이 말하기를,
子與賀且得罪(자여하차득죄) : “선생님과 이하는 장차 죄를 얻게 될 것입니다.” 하였다.
愈曰然(유왈연) : 내가 대답하기를 “그렇다.” 했으니
律曰(률왈) : 율법에 이르기를,
二名不偏諱(이명불편휘) : “두 글자로 된 이름은 그 중 한 자를 쓰는 것은 휘하지 않는다.”하였다.
釋之者曰(석지자왈) : 그것을 해석한 사람이 말하기를,
謂若言徵不稱在(위약언징불칭재) : “공자의 어머니인 징재를 예로 든다면 ‘징’을 말할 때 ‘재’ 를 말하지 않고,
言在不稱徵是也(언재불칭징시야) : ‘재’를 말할 때 ‘징’을 말하지 않는 것이 이것이다.”하였다.
律曰不諱嫌名(율왈불휘혐명) : 율법에 이르기를, “글자의 음이 비슷한 경우는 휘하지 않는다.” 하였다.
釋之者曰(석지자왈) : 그것을 해석한 사람이 말하기를,
謂若禹與雨(위약우여우) : “우왕의 이름인 ‘우(禹)’와 ‘우(雨)’,
丘與蓲之類(구여구지류) : 공자의 이름인 ‘구(丘)와 ’구‘같은 것이
是也(시야) : 이것이다.”하였다.
今賀父名晉肅(금하부명진숙) : 지금 이하의 아버지 이름이 진숙인데,
賀擧進士(하거진사) : 이하가 진사로 뽑힌 것이
爲犯二名律乎(위범이명률호) : 두 자로 된 이름은 한자를 쓰는 것은
爲犯嫌名律乎(위범혐명률호) : 휘하지 않아도 된다는 율법을 범한 것이란 말인가?
父名晉肅(부명진숙) : 아버지의 이름이 진숙이라 하여
子不得擧進士(자불득거진사) : 아들이 진사에 천거될 수 없다면,
若父名仁(약부명인) : 만일 아버지의 이름이 ’인(仁)‘인 경우에는
子不得爲人乎(자불득위인호) : 아들은 사람이 될 수도 없단 말인가?
夫諱始於何時(부휘시어하시) : 대체 휘법이 언제 시작된 것인가?
作法制以敎天下者(작법제이교천하자) : 법제를 만들어 천하를 가르친 사람은
非周公孔子歟(비주공공자여) : 주공과 공자가 아니었던가?
周公作詩不諱(주공작시불휘) : 주공은 시를 지음에 있어서 휘하지 않았고,
孔子不偏諱二名(공자불편휘이명) : 공자는 두 글자 이름의 경우 한 자를 쓰는 것을 휘하지 않았으며,
春秋不譏不諱嫌名(춘추불기불휘혐명) :
<춘추>에서는 비슷한 음을 가진 이름 자를 휘하지 않았다해서 나무라지 않고 있다.
康王釗之孫(강왕쇠지손) : 주나라 가왕 ‘교’의 자손이
實爲昭王(실위소왕) : 실제로 소와이었고,
曾參之父名晳(증참지부명석) : 증삼의 아버지 이름은 석인데
曾子不諱昔(증자불휘석) : 증자는 석자를 휘하지 않았었다.
周之時(주지시) : 주나라 때에는
有騏期(유기기) : 기기라는 사람이 있었고,
漢之時(한지시) : 한나라 때에는
有杜度(유두도) : 두도라는 사람이 있었다.
此其子宜如何諱(차기자의여하휘) : 이 사람들은 그 자손들이 어떻게 휘했어야 하겠는가?
將諱其嫌(장휘기혐) : 만일 그 비슷한 음의 글자를 휘한다면
遂諱其姓乎(수휘기성호) : 결국 그 성을 휘하여야 되지 않겠는가?
將不諱其嫌者乎(장불휘기혐자호) : 아니면 음이 비슷한 글자를 휘하지 말아야 하는가?
漢諱武帝名徹(한휘무제명철) : 한대에는 무제의 이름인 ‘철’자를 휘하여
爲通(위통) : ‘통’으로 썼으나,
不聞又諱車轍(불문우휘차철지철) : 또 거철(車轍)의 ‘철(轍)’를 휘하여
爲某字也(위모자야) : 다른 자로 바꿔썼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諱呂后名雉(휘여후명치) : 여후의 이름 ‘치(雉)’를 휘하여
爲野鷄(위야계) : ‘야계(野鷄)’로 썼으나,
不聞又諱治天下之(불문우휘치천하지치) : 또 ‘치천하(治天下)’의 ‘치(治)’를
爲某字也(위모자야) : 다른 자로 바꿔 썼다고는 듣지 못했다.
今上章及詔(금상장급조) : 오늘날 위로 올리는 글인 장(章)으로부터 아래로 내리는 글인 ‘조(詔)’에 이르기까지
不聞諱滸勢秉饑也(불문휘호세병기야) : 호․세․병․기 등의 글자를 협명이 된다하여 휘하였다고는 듣지 못했다.
惟宦官宮妾(유환관궁첩) : 다만 환관이나 궁녀들만이
乃不敢言諭及機(내불감언유급기) :
대종(代宗)의 휘자인 ‘예(豫)’와 현종의 휘자인 휘자인 융기와 비슷한 글자인 ‘유(踰)와 기(機)’자를 감히 말하지
않고 있으며,
以爲觸犯(이위촉범) : 그렇게 하면 휘법에 처촉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士君子立言行事(사군자입언행사) : 선비나 군자로서 말하고 일을 행함에 있어
宜何所法守也(의하소법수야) : 어느 것을 본받아 지킴이 마땅하겠는가?
今考之於經(금고지어경) : 지금 그것을 경서에 비추어 생각해보고,
質之於律(질지어률) : 율법에 물어 따져보고,
稽之以國家之典(계지이국가지전) : 국가의 법전에 의거해 헤아려보건데,
賀擧進士(하거진사) : 이하를 진사로 천거한 일이
爲可耶(하거진사위가야) : 옳은 일인가,
爲不可耶(위불가야) : 옳지 못한 일인가?
凡事父母(범사부모) : 무릇 부모를 섬김에 있어
得如曾參(득여증참) : 증삼만큼 해낼 수 있다면,
可以無譏矣(가이무기의) : 나무랄 바가 없다고 할 것이다.
作人得如周公孔子(작인득여주공공자) : 또 사람됨에 있어서 주공이나 공자만큼 될 수 있다면
亦可以止矣(역가이지의) : 역시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할 것이다
今世之士(금세지사) : 오늘날의 선비들은
不務行曾參周公孔子之(불무행증삼주공공자지행) : 증삼․주공․공자의 행실을 행하고자 힘쓰지는 않으면서
而諱親之名(이휘친지명) : 어버이의 이름을 휘하는 것에 있어서는
則務勝於曾參周公孔子(칙무승어증참주공공자) : 증삼․주공․공자보다 낫고자 힘쓰고 있으니,
亦見其惑也(역견기혹야) : 역시 그 미혹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夫周公孔子曾參(부주공공자증참) : 주공․공자․증삼과 같은 사람은
卒不可勝(졸불가승) : 아무리 해도 그들보다 더 나아질 수 없는 분들이다.
勝周公孔子曾參(승주공공자증참) : 주공․공자․증삼보다 더 앞질러서
乃比於宦官宮妾(내비어환관궁첩) : 환관․궁녀들과 나란히 휘하고 있으니,
則是宦官宮妾之孝於其親(칙시환관궁첩지효어기친) : 이는 곧 환관이나 궁녀들이 어버이에 효도하는 것이
賢於周公孔子曾參者耶(현어주공공자증참자야) : 주공․공자․증삼같은 이들보다 현명하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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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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