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yoh
  1. 책 저자 출판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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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비판" 독후감



최근에 서점에서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http://kahnzime.egloos.com/m/1528597


"도올 김용옥 비판" -우리 시대의 부끄러움을 말하다.

   도올 김용옥 님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부분 아는 유명인사 아닌가?

  하버드 대학교와 동경 대학교 등에서 공부하신 동양 철학자이시고, 고려대학교 등의 교수셨으며, 한의학도 공부하셨고, 언론인으로 활동하시기도 하셨으며, 저서가 47권에 달하는 분이시다.(이 책에 실린 김용옥 님 저서 목록에 따르면 그렇다. 김용옥 님 자신의 말씀에 따르면 50여권이라고 하신다.)

  그 분의 텔레비전 강의는 많은 국민들이 시청했다. 워낙에 유명인사라서 그 분을 흉내 낸 개그맨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 분에 대한 비판서가 나왔다니...... 흥미롭지 않은가?
  어떤 내용의 책일까 궁금했다.
1.

  읽어보았다.
  코메디와 비극이 교차하는 내용이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처음에는 그 적나라한 표현과 묘사되는 상황이 웃기고 재미있다가, 나중에는 어처구니 없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도올 김용옥 님의 저서와 강연 덕분에 대중들이 잘 몰랐던 학문적 사실을 알게 된 공은 분명하다. 그 분이 들려주신 이야기들 중에는 재미있는 것도 꽤 있다. 그 분의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은 유익했다. 학문의 대중화에 공헌한 공로가 분명히 있다. 그 분의 인기는 이러한 공로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잘못이 눈에 띈다. 그 잘못을 이 책은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이 책을 쓰신 김상태 님이 이 책을 쓰시게 된 동기가 나와있다.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시다가 전문가의 대중 강의서로서 김용옥 님의 책 "도올논어"를 읽으셨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과 맞지 않는 독단적인 이야기들이 계속되는 데에 충격을 받고 김용옥 님의 책을 '전부' 읽어보았다고 한다. 김용옥 님의 저서 목록이 실려있는데 무려 47권이다. 이걸 다 읽어보셨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이 분처럼 김용옥 님의 저서 47권을 다 읽어보기 전에는 제대로 된 반론을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저자께서는 도올 김용옥 님의 저서 뿐만이 아니라, 기존에 나온 김용옥 비판서, 비평서들도 여러 권 읽으셨다고 한다. 다른 분들의 김용옥 비평도 소개되어있다.  

  도올 김용옥 님의 저서를 모두 읽은 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책을 쓰셨다고 한다.
  김용옥 님의 명백한 잘못들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김용옥 님이 훌륭한 학자이자 석학으로만 여겨지는 현실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김상태 님께서 지적하신 김용옥 님의 잘못은 대강 이런 내용이다.
 
  1. 모르는 문제를 아는 척한다. 엄밀한 조사 연구에 게으르다.

  2. 철저한 고전 번역을 하지 않으면 학자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철저한 고전 번역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

  3. 말에 조리가 없으며 글을 고민해서 구성하고 다듬지 않고 되는 대로 마구 써갈긴다.

  4. 학자로서의 정식 논문이나 연구업적이 거의 없고 국내외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5. 정치인에게 아부한다.

  이상의 잘못들이 아주 구체적인 증거 제시로 폭로, 비판되고 있다. 도올 김용옥 님 자신의 저서 내용과, 언론에 기고한 글 등을 증거로 삼아 분석하고 있다.
  일반 대중이 무심히 넘어가는 문제들을 콕콕 찍어서 환한 햇살 아래 노출시키고 있다.

  이 책의 저자 김상태 님의 주장에 따르면, 도올 김용옥 님의 잘못과, 그런 잘못을 용인하고 김용옥 님을 스타로 만든 우리 사회의 태도를 지적해서 상식을 회복하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쓰셨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저항이라고 하셨다.

  이 책을 읽으신 어느 독자께서 도서 판매 사이트에 감상문을 쓰시기를, 도올 김용옥 님께서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당사자인 김용옥 님께서 이 책을 읽으시고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궁금하다.
2.

  이 책을 읽고 도올 김용옥 님에 대해서 몇 가지 떠오르는 기억과 의문이 있다.

  어렸을 때 당시의 베스트셀러인 김용옥 님의 초기 저서 "여자란 무엇인가"가 우리집 서재에 꽂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대생이던 우리 누나가 산 책이었다. 

  호기심에 읽어보았다. 제목부터 특이하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면 정말로 여자의 정체를 알 수 있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괴상하기도 했다.

  욕을 거침없이 쓰시는 것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쓸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실에서 보면, 쓸데없이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가끔 눈에 띈다. 욕을 남발하면 욕의 값어치도 하락하는 건 아닐까? ^^;)

  자기 자랑이나 신변잡기적인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논의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면 괜찮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사소하고 불필요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느꼈다. 그 이후 성장하면서 이런저런 책들을 읽어봤지만, 이 정도로 자기 자랑과 신변잡기를 많이 포함시킨 학술(?)서적은 본 적이 없다.

  자긍심이 강한 학자인가보다... 라고 당시에는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말았다. 나름대로 재미있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표현법이 당시의 인기 비결이라면 비결이었을 것이다.
  오늘날 학술서적들도 재미와 부드러운 표현법을 많이 수용하는 추세이니, 선구적인 시도라고 좋게 볼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후, "중고생을 위한 철학 강의"를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나름대로 '기철학'이라는 것을 전개하는 단초를 보았다고나 할까? 현대인으로서 상식적으로 충분히 이해될 만한 이야기를 전개한 책이라고 본다.
  그 후에 김용옥 님께서 한의대에 입학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양사상에 대한 연구의 일환이 아닐까 생각되는 행보였다.

  그 후에는 텔레비전 강의를 몇 번 보았다. 특히 '논어' 강의 때는 도올 김용옥 님의 명성이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울려퍼질 때였다.
  그런데, 강의 도중에 김용옥 님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김용옥 님의 주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스트레스 때문에 강의를 관둬버렸다는 이야기만 전해질 뿐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당황스러웠다. 드라마 보다가 제작 중단이 되어서 결말을 알 수 없게 되면 역시 당황하지 않겠는가?

  그 후 논술에 관심을 갖고 "논술과 철학강의" 제 1권을 사보았다. 이번에야말로 대단히 당황했다. 논술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안내를 기대했는데,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이야기가 왜 이리 길단 말인가? 그것도 좌파적 관점이 많이 반영된 현대사라니...... 물론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시겠지만, 논술 공부 목적으로 책을 사 본 입장에서는 당황한 게 사실이다.

  김용옥 님의 기독교에 대한 태도도 아리송한 면이 있다. 김용옥 님의 독설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기독교에 대한 독설 역시 하늘을 찌를 지경이었다.

  유명한 축구인 차범근 감독님이 경기 중에 기도를 했다고 "기도는 골방에나 가서 해라"라고 발언한 것은 당시에 꽤나 유명한 사건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기독교 교리를 믿지 않고 부정하는 입장이지만, 축구팀 감독님이 속 타는 심정에 경기 중에 기도하는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김용옥 님께서 왜 저렇게까지 말씀하시나 싶었다. 물론 김용옥 님은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요새 말씀은 또 다시 당황스럽다. 자신은 예수를 믿으며 진정한 기독교를 알리고 공존공영하기 위해 요한복음 강의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셨다. 그러면서 기독교계와 논쟁을 벌이신다. 과거에 예수를 일종의 무당이라고 주장하시고, 영혼과 육체를 나누는 이원론적 철학에 반대하시며 몸철학, 기철학을 주장하셨다. 그런데 이제 인격신을 인정한다고 말씀하신다. 달라이 라마와 만나 대담하실 때 영혼론에 대해 집요하게 따져 묻던 분이셨다. 

  학자들의 종교에 대한 태도, 특히 기독교에 대한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독교 교리를 받아들이거나, 부정하거나이다. 그 두 가지 태도 안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어떤 입장이든 간에, 자신만의 근거가 있고, 근거에 기반한 일관성이 있다. 만일 의견이 변경된다면 변경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자신의 견해가 바뀌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다. 그래야 듣는 사람들도 헛갈리지 않는다.

  그런데 김용옥 님의 주장은 아리송한 것이다. 기독교에 대해 그렇게 독설을 퍼붓고 동양사상의 우월성을 주장하셨는데, 이제는 '진정한 기독교'를 논하신다.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처럼, 자신만의 독특한 종교관을 피력하며 기독교 개혁론을 펼치는 분도 계시다. 도올 김용옥 님도 그렇게 하실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헛갈린다는 느낌을 피할 수가 없다. 너무나 갑작스럽다.


  방금 말한"논술과 철학강의" 제 1권은 2006년 8월에 발간된 책이다. 이 책에서 도올 김용옥 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종교의 도그마를 믿는 것과 젊은이에 대한 종교 교육을 반대하시는 철학자로서의 입장을 피력하셨다.

  이 책에서 밝히신 종교에 대한 도올 김용옥 님의 견해가 얼마나 강경한가 하면,

  "나 역시 기독교신앙의 집안에서 "모태신앙" 운운하면서 자라났다. 그리고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대학까지 갔지마는 결코 종교는 근원적으로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고 신학대학을 나왔다. 이것은 노라가 인형의 집을 뛰쳐나온 그런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떠한 종교도 인간을 구원할 수 없으며, 종교가 인간세에서 구태여 존속할 필요가 없다는 매우 근원적인 선포였으며 해탈이었다."

("논술과 철학강의" 제 1권 174~175쪽 중 인용) 

 


  명백하게 기성종교를 부정하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하신 게 아니다.
  같은 책에서 좀 더 인용해보자.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종교교육을 받으면 안된다."

"어떠한 경우에도 젊은이들은 종교적 권위에 복속되어서는 아니된다. 득보다 해가 더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종교가 없이도 인간은 얼마든지 잘 살 수가 있다."

"이때 "종교"란 대개 인간이 만든 제도화된 집단 권위체제를 의미하는 것이다. 교회라든가 절이라든가 기타 모든 신흥종교의 집단이 인류역사의 기나긴 타성으로 인하여 끊임없이 존속되고는 있지만, 그것이 종교의 본면목은 아닌 것이다."

"종교의 몇 가지 전제들, 인성을 넘어서는 초월적 존재 즉 신, 죽음, 영혼불멸, 자유나 완전성에 대한 갈구, 등등의 문제도 결국 우리 인간의 사유의 영역 속에 속하는 것이며, 그러한 문제들을 깊게 무전제적으로 사유해보지 않고 제도화된 종교집단의 교리가 강요하는 신앙에 자기를 내맡긴다는 것은 허약한 것이요, 인간됨을 기만하는 것이요, 더구나 청춘의 탐구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신앙이란 매우 간단한 것이다. 그것은 어떤 교주의 독단적 언설, 신의 계시를 빙자한 어느 인간의 절대적 언설을 그냥 논리를 초월한 명령으로서 믿는 것이다.(중략) 그러나 그러한 선택은 대부분이 무지에 기인하는 것이다. 인간의 앎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비합리적 안일로 타협하는 것이다. 때로 이러한 선택이나 타협은 우리 마음에 평정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평정은 결코 정직한 평정이라고 볼 수 없다. (중략) 이러한 인간의 가능성을 차단시켜버린 상태에서 청춘에게 믿음을 강요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근원적 모독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뜻은 종교는 도그마(dogma, 독단)의 체계라는 것을 청소년에게 일깨우기 위함이다.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 단순히 제도화된 종교(institutionalization religion)를 믿지 않는다는 뜻일 뿐이며, 특정한 교회에 나의 삶을 복속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어려서부터 이러한 도그마에 나의 삶을 복속시키고, 나의 사유를 제한시키며, 불가침의 절대적 명제를 삶의 목적론적 전제로 삼는다면 그 인간의 삶은 하찮은 것이 되고 만다. (중략) 인간이라면 현재의 북한과 같은 체제 속에서 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판단해볼 때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똑같은 방식으로 거대한 교회라는 조직에 속하여 예수를 숭배하고 목사를 숭배하고 아무 생각없이 연보돈을 바치는 행위의 정당성을 회의해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매우 딱한 노릇이다."

"인류의 전쟁의 역사를 회고해보면 종교는 항상 인간을 구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종교가 없었더라면 구원을 운운할 필요조차도 없는 평화의 시대가 더 지속될 수 있었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 종교는 평화를 주장하는 방식 그 자체가 너무 독단적이다. 결국종교가 표방하는 평화 그 자체가 전쟁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나의 개인적 주장이 아니다. 역사적 현실이다.  전쟁을 원치 않고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종교교육을 베풀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는 신에 대한 이름도 없고 존재도 없고 실체도 없으며, 따라서 만물도 오온의 가합일 뿐 존재의 영역에서 그렇게 피튀기게 싸울 필요가 없다. 럿셀의 기술이론을 생각하면, 서양문화가 얼마나 처절하게 종교적 관념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는가를 깨닫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개화를 빙자하면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라는 존재의 미신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다. 왜 저 푸른 하늘을 놓아두고 매주 일요일이면 교회라는 조직 속으로, 그 음지 속으로 갇히려고 몸부림치는지 알 수가 없다. (중략)

종교적 에반젤리즘(evangelism) 만큼 천박한 것은 없다. 믿음은 강요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깨달음의 세계일 뿐이며 전도의 대상은 아니다. 되풀이 될 수 없는 인생,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어찌하여 종교의 질곡, 무근거한 존재의 오염 속에서 보내려 하는가?"

("논술과 철학강의" 제 1권 171~191쪽 중 인용)

  이 정도면 기독교 교리와의 타협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불가지론자, 무신론자인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버트란드 러셀과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에 거의 맞먹는 강경한 입장임이 확실하다.
  10년 전, 20년 전 견해도 아니고 겨우 1년 조금 더 된 최근의 견해였다. 그러던 게 어느 사이에 진정한 기독교 신앙을 논하시는 입장으로 바뀐 것일까?

  이 책을 발간하신지 5, 6개월 뒤의 뉴스를 보니 견해가 상당히 바뀌었다.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바뀌었는가 하면......

  2007년 1월과 2월의 한겨레 뉴스와 오마이 뉴스의 견해와 비교해보면 이렇다.
주목하는 부분을 파란 색으로 바꿔서 강조해보았다.

<U>http://www.hani.co.kr/arti/culture/entertainment/187660.html</U>

"김용옥 “더 이상 기독교 비판할 생각 없다”

 

(중략)

"내가 1967년 한국신학대학 수석 입학생입니다. 평생을 성서와 희랍어를 연구하며 신의 광야에서 방황했습니다. 이제 그 방황을 끝내고 요단강을 건너는 순간에 있는데 그 건너는 방식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거죠. 모든 종교에 대한 편견 없는 자세를 유지하는 사람으로서 기독교를 우리 사회에 어떻게 바르게 인식시킬까를 고민했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성서로 돌아가야 합니다."

(중략)

2000년 KBS 1TV '도올의 논어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예수 사생아' '성경 역사 왜곡' 등을 언급해 그 동안 기독교계와 불협화음을 빚어온 김 교수는 "기독교는 내 모태신앙"이라며 "기독교인들에게 더 이상 욕 먹고 싶지 않고 더 이상 기독교를 비판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중략)

"성서 강의는 전 문명에 걸쳐 철학, 문학, 역사에 대한 연구 없이 불가능합니다. 난 다행히 그간 꾸준히 자료를 모아왔고 사전을 찾으면 희랍어나 라틴어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강의는 내 일생을 걸고 학문적으로 중후한 작업을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내 책이 한국 기독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주길 바랍니다."

(중략)


한편 김 교수는 기자회견 말미 "기독교를 믿느냐"는 질문에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예수를 믿는다"고 답했다.

(중략)

윤고은 기자 <U>pretty@yna.co.kr</U> (서울=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7-01-31 오후 01:44:39  기사수정 : 2007-01-31 오후 03:07:51 

  며칠 뒤에 나온 뉴스는 보다 더 구체적이고 확실하다.


<U>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89919</U>

김용옥 "나를 마귀로 보는 기독교인...이번에 다를 것"
기자회견서 "정통 신앙인" 고백…"기독교의 심오함 알려주겠다"

주재일 (bomgil)

(중략)

특히 김 교수는 기독교를 거침없이 비판했던 것을 이번 강연에서는 자제하고 차분하게 설득하며 기독교인들과 함께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예수를 믿고, 보수 기독교인이 신앙하는 인격유일신을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소통을 위해 위장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정통에 가까운 신앙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가 말하는 '예수와 유일인격신에 대한 믿음'은 보수 기독교인의 이해와는 분명 차이를 보인다. 기자설명회의 짧은 시간에 이러한 차이를 모두 설명하지 못했다. 그의 강연과 책을 읽으며 차근차근 확인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BRI@다음은 김용옥 교수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건가.
"최근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논술과 철학을 강의한 적 있다. 이번에는 대학생들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로 기독교 교회에 출석하는 지성인이 내 강의를 들을 것이다. 그렇지만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들도 관심이 많다."

(중략)

"......기독교 사상도 깊이 들어가면 동양 사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인격신이라는 입장을 벗어나지 않는다. 유일인격신이라는 정체를 깔아뭉개면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찍힌다. 나는 유일신 사상에 기독교의 강력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유일신에 대한 해석을 잘해야 한다."

-기독교인을 배려하는 측면이 많다.
"내가 그토록 비판했는데 안 되니까. 이젠 북돋아서 함께 가자는 입장이다. 나도 늙었다. 죽기 전에 반론이 아니라 정론을 내놓고 싶다. 내 인생의 모드가 그렇게 바뀌고 있다. EBS에서 나에게 좋은 기회를 주었다. 감사한다."

(중략)

-이번 강연이 기독교계에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파문이 일면 좋겠다.(웃음) 그렇지만 나는 성서 입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나를 마귀로 보는 기독교인들이 있었지만, 이번 강의를 두고 그렇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같은 집단이 무조건 까지 말고 협조해서 기독교를 잘 알려야 할텐데…."

-한때 기독교인이었고 신학도 전공했는데.
"나는 장로교 집안에서 자랐다. 예장 목회자들 가운데 훌륭한 분치고 우리 집 안 거쳐간 분들이 없었다. 그렇게 우리 부모님은 목사님들을 대접했다. 우리 집 가까이에 씨알농장이 있어 함석헌 선생의 설교도 많이 들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랐고 한 때 목사가 되겠다고 신학대학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1년 후 신학대학을 떠나 철학을 공부했다."

-그럼 신앙을 버린 것인가.
"신앙을 버렸다고 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기독교인이 아니지 않는가.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럼 누가 기독교인가. 교회를 다닌다고 다 기독교인인가. 아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이 기독교인이다. (예수를 믿는가)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면, 나는 예수를 믿는다. 내 안에 예수에 대한 심상이 있다."

(중략)

-신학대를 떠난 뒤 신앙의 진보가 있었나.
"지금도 방황하고 있다. (중략) 나는 40년의 세월 동안 신앙적으로 크게 자랐다고 자부한다. 나의 체험이 한국 기독교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전히 기독교계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교수님을 평가한다.
"나의 강의는 신도들에게 엄청 감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독교를 깽판 놓으려는 사람이 아니다. 기독교가 새로워지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다른 종교에서는 나에게 집회를 맡기는데, 왜 기독교만 마귀 취급하는가. 기독교를 통해서 위대한 물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기독교가 제대로 끌고 가야 한다."

(중략)

2007-02-02 10:28 ⓒ 2007 OhmyNews 

  이것이 과연 같은 한 사람의 견해인가? 그것도 단지 5, 6개월 사이에?

  이제 독자인 나는 혼란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김용옥 님의 진짜 견해는 도대체 무엇일까?
  알면 알수록 점점 더 당황스럽다.


3.

  도올 김용옥 님에 대한 마지막 기억을 이야기하고 이 독후감을 마치려 한다.
 
  조선건국의 일등공신인 삼봉 정도전 선생에 대한 텔레비전 강의를 하실 때 하신 말씀이었다고 기억한다.


  어느 시청자께서 자기 집안의 족보를 소개해달라며 우편으로 자료를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우편물에 도올 김용옥 님의 호가 '도올'이 아닌 '돌'로 잘못 쓰여져있더라는 것이다. 그 우편물 봉투를 실제로 직접 들고 나와 보여주셨다. 겉봉에 이렇게 쓰여져있었다.


  "돌 선생님께"


  이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방청객들이 웃었다. 웃기는 이야기니까.
  여기서 도올 김용옥 님께서 그냥 웃고 넘어가거나 "제 호는 돌이 아니라 도올입니다. 잘 기억해주세요~"라고 좋게 말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다. 일종의 유머로 활용할 수도 있는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김용옥 님은 갑자기 무섭게 화를 내시는 것이다. 자기 집안 족보를 소개해달라는 사람이 남의 호를 그렇게 맘대로 바꿔도 되냐면서, 남의 호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그런 사람의 족보는 소개해주지 않겠다면서 정색하고 화를 내시는 것이다. 방청석 분위기가 싸아~해지는 순간이었다.


  도올 김용옥 님의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도 그랬지만......
  나는 김용옥 님의 책에서 '도올'이라는 호가 어떤 뜻을 갖고 있는지 읽어서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김용옥 님 자신의 저서에 따르면, '도올'이라는 호의 뜻은 정말로 '돌멩이(stone)'라고 한다.
  김용옥 님의 집안은 가족들이 서울대를 나오고 유학 다녀오신 엘리트 집안인데, 김용옥 님 자신만 서울대에 입학하지 못해서 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겸손한 의미에서 '돌'을 길게 발음해서 '도올'로 정하셨다는 것이다.

  즉, '도올'이라는 호의 원래 뜻이 '돌멩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시청자가 실수로 '돌 선생님께'라고 봉투에 적었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화내실 까닭이 없는 것이다.
  설사 '도올'이라는 호에 돌멩이라는 뜻이 없었다고 해도,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웃으면서 재미난 일화로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만일 정말 기분이 나쁘다면, 그냥 아무 말 않고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굳이 텔레비전 강의 시간에 공개적으로 화를 내신 것일까? 그 실수가 그렇게까지 큰 죄일까?

 

  "도올 김용옥 비판"을 읽어보니, 도올 김용옥 님께서는 자기 대학원 제자를 폭행하신 적이 있다고 한다. '때렸다'는 말이다. 본인 표현으로 '두들겨 팼다'고 한다.
  그러고서 김용옥 님께서 화해하자고 전화했는데 그 제자가 거부했다고 해서 제자에 대한 맹비난을 책("노자철학 이것이다")에 쓰셨다고 한다. (그 속사정은 이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도올 김용옥 님의 도가 지나친 분노가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김용옥 님께서는 "교수 평가제? 감히 새파란 대학생들 주제에 유학 다녀온 전문가인 나를 평가해?" 이렇게 교수평가제를 비난하신 적도 있었던 게 기억난다.

  요즘 대학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신문에 종종 실린다. 어떤 교수님 말씀이, 노교수님들이 교수 평가제에 반대하셨지만 정작 시행하고 보니 아주 좋더라는 것이다. 선진 외국처럼 연구성과가 없는 교수님들은 가차없이 물갈이해야만 경쟁력이 있는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외국 명문대들은 교수의 철밥통이란 게 없다. 사정없이 교체된다.


  의문을 허용하지 않는 절대 권위라는 걸 인정해서는 안된다. 그건 도올 김용옥 님께서 평소 철학자로서 항상 주장해오셨던 내용이다. 그런데 자꾸만 헛갈린다. 정말로 주장하시고 싶으신 건 무엇일까? 앞뒤가 안 맞는 모순 때문에 종교 교리조차 인정하지 않는 나이기에, 역시 앞뒤가 안 맞는 도올 김용옥 님의 주장들을 접하니 혼란스럽다.

  도올 김용옥 님께서는 초기 저서인 "여자란 무엇인가"에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를 비판하셨다. 프로이트를 권위의 대상으로서 만나게 되어 프로이트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고 하셨다.

  이제 도올 김용옥 님이 대중들에게는 어떤 권위가 되고, 그 권위는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여자란 무엇인가"가 1986년에 나왔으니 20여년 만에 상황이 이렇게 바뀐 것이다.


  서구에서는 자연과학자가 포스트 모더니즘을 비판한 '지적 사기'라는 책이 나왔다고 한다.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발간한 종교 비판, 권력 비판의 책이 나와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프로이트 비판 서적도 숱하게 출간되었다고 한다.
  사이비 과학이나 종교 도그마, 정치의 비도덕성을 비판하는 책은 지금도 줄기차게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 비판 서적들이 나왔다.
  과자, 화장품의 해로움을 비판하는 책도 나왔다.

  제대로 된 비판서적들은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제 여기 비판서적 한 권이 추가되었다.

  어떤 유명한 지식인의 공과(공적과 잘못) 중에서 과에 대해 논한 책이다.
  비판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본 책이다. 씁쓸하지만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비판정신, 확인하고 검증하는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성실한 학자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학문에 진정으로 매진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진실은 무엇이며 앎이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요즘 학력위조의 진실에 놀랐다. 학벌, 간판, 명성, 권위에 너무 매달려 살아온 결과의 단면은 아닐까?
  일부 교수님들의 논문 표절, 연구비 횡령 등이 폭로되기도 했다.
  대학들에서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 하버드, 동경대......  이런 권위의 허상에 최면이 걸린 것은 아니었을까?

  정말 중요한 것은 개인의 지속적인 노력과 실력인데도......

  참된 실력은 어떤 것일까?
  진실한 삶은 어떤 것일까?

  우리 모두 고민해봐야 할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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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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