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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yoh
- 작성일
- 2018.2.19
미술관에 간 수학자
- 글쓴이
- 이광연 저
어바웃어북
미술관에 간 수학자
이 책은?
제목은 『미술관에 간 수학자』이지만, 수학자는 굳이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된다. 이미 그림을 그릴 때에 수학자는 그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미술관에 가야 하는 것은 독자들이다. 미술관에 갈 독자들에게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의 원리를 미리 알고 가라는 얘기다.
그래서 이 책은 수학적인 측면을 통해서 그림을 바라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고 있는데, 저자는 그림 속에 녹아 있는 수학의 원리를 찾아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다음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림의 구도를 바꾼 수학 원리들
그림에 새겨진 수학의 역사
수학적 생각이 깊었던 화가들
미술관 옆 카페에서 나누는 수학 이야기
이 책에 들어있는 수학 원리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원근법(14쪽), 착시(28), 황금비율(34), 등식, 비례관계(38), 미궁,미로, 위상 수학(48쪽), 황금 직사각형(62쪽), 인체비례론(72쪽), 순환소수(95), 등주 문제(114), 일방향 함수(126), 숫자 0 (150), 환이론(162), 사영기하학(174쪽), 양자역학(188), 마방진(200), 연속과 불연속(210), 무한과 순환 원리(250), 차원의 문제(276), 이진법(288), 거듭제곱(298), 확률(322), 등이 보인다.
이 책에는 수학으로 풀어보는 재미있는 문제들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한국화와 서양화의 구도상 차이점은 무엇일까? (14쪽)
바벨탑은 무너지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그 방법은? (36쪽)
사과를 비롯한 거의 모든 과일은 둥근 모양인데, 왜일까?(120쪽)
수학적으로 볼 때, 과연 성경의 대홍수는 가능한 일일까? (230쪽)
거미줄이 방사성 구조인 이유는?(315쪽)
이 책에서 언급된 화가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참, 여기 다 소개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은 친절하게도 <작품 찾아보기>(348쪽)와 <인명 찾아보기>(356쪽) 란을 만들어 놓아, 작품과 인물을 바로 찾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는데 그중 몇 개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멈춤각( Angle of repose) (37쪽)
일정한 속도로 모래를 계속 부어주면 쏟아지는 모래와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모래의 양이 평균적으로 균형을 이루면서 모래 더미가 일정한 각도를 이루게 되는데, 이 때 만들어진 각도를 멈춤각이라 한다.
닭 두 마리의 ‘2’와 이틀의 ‘2’
“인류가 닭 두 마리의 ‘2’와 이틀의 ‘2’를 같은 것으로 이해하기까지는 수 천년이 걸렸다.”(113)
버트런드 러셀이 한 말인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 사실을 단 몇 초만에 깨닫게 되지 않는가? 버트란트 러셀이 그것을 말하기 전에는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닭의 머릿수 ‘2’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인데 비해, 해가 두 번 뜨고 지는 이틀의 ‘2’는 보이지 않는 수이다. 산수를 처음 배우는 요즈음 아이들이 깨닫게 되는 데는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선악과는 왜 사과인가?
선악과가 사과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데는, 라틴어로 사과와 악(惡)이 ‘말룸(malum)’이라는 같은 단어로 쓰이기 때문에 이에 착안해서 선악과가 사과라고 알려진 것이라 한다.(234쪽)
다시, 이 책은?
어려서 배운 수학이 이렇게 미술에서 응용될 줄이야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수포자(수학 포기자)들이 많은 현시점에 이런 책을 가지고 수학을 배운다면, 아마 수학 포기자 대신에 역량있는 수학자들이 많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차치하고, 이제 이 책을 읽고 그림 속에 숨어있는 수학들을 어지간히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으니 나름 수학자가 되어서 미술관에 갈 수 있겠다. 그동안 지나쳤던 그림의 수학적 아름다움이 눈에 보이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책 제목이 『미술관에 간 수학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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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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