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정리 – ‘지적 호기심’이란 무엇인가?

1Q84, 이 소설의 주인공인 덴고의 아버지에 대한 회상이다.

<아버지에게서는 지적인 호기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아버지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계통을 받아 지적인 시스템을 자신 속에 확립할 만한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보편적인 수준에서 지식을 추구하는 기본적인 갈망이 – 그것은 많든 적든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라고 덴고는 생각한다 – 이 사람에게는 너무도 희박했다. 살아가는데 실제로 필요한 지혜는 나름대로 움직였지만, 노력해서 스스로를 고양시키고 심화시켜 보다 넓고 큰 세계로 나아가려는 자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1권, 375쪽)

그는 지적 호기심을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라고 여긴다.

<덴고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항상 빠릿빠릿하게 일하는 씩씩한 남자였다. 자기 성찰이나 상상력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나름의 윤리관이 있었고, 단순하지만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인내심 강하고, 불평이나 우는 소리를 입에 올리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2권, 204쪽)

그런 아버지, 세상 사람들처럼 평범한 아버지에게 하나 빠진 것이 있다면 바로 지적 호기심이라고 덴고는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지적 호기심이 발동되어 그게 채워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다음날 아침 여덟시 넘어서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새로운 인간이 되어 있다는 것을 덴고는 깨달았다. 기분 좋게 잠에서 깨어났고, 팔다리 근육은 유연해서 건전한 자극을 고대하고 있었다. 근육의 피로는 남아있지 않았다. 어린 시절 학기 초에 새 교과서를 펼쳤을 때 같은 기분이다. 내용은 아직 이해할 수 없지만 그곳에는 새로운 지식의 예고가 있다. .....자신이 새로운 인간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했다.>(2권, 244쪽)

덴고가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고 온 다음날의 일이다. 덴고는 아버지로부터 자기의 출생에 관한 사실을 확인했다.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된 것이다. 그 앎이 그를 변하게 한다. 새로운 인간이 된 것이다. 그 때의 심경을 묘사한 하루키의 이 문장을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찰나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으로 활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덴고의 그 호기심이 채워진 것이다. 그 호기심이 채워지자, 그는 새로운 인간이 되었다. 해서 지적 호기심이란 인간을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