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이란 무엇인가? - ‘개념의 발명’을 발견하다. (2)

개념의 발명, 이게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철학에 있어 아주 문제적 사건이다.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철학자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심하고, 질문하고, 추적한다. 결국 철학자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을 문제시하는 사람이다. 진리니, 정의니, 사랑이니, 이성이니, 자유니, 평등이니, 믿음이니, 발전 따위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문제적인 것으로 변모한다. 그리하여 철학자는 새로운 문제를 발명한다.

익숙해진 일상에서 문제를 찾아내려면 렌즈가 필요하다. 바로 ‘개념’이라는 렌즈다. 이것 또한 철학자가 발명한다. “철학은 개념을 발명”하는 것이라고 들뢰즈와 카타리는 말했다. 철학자가 발명한 ‘개념’들을 통해 세상을 보면 세상은 온통 문제투성이로 보인다. 개념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이 달라진다.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니체의 ‘초인’, 프로이트의 ‘무의식’ 등은 이들이 발명한 문제적 개념들이다. 이 개념으로 세상을 보니 자본가들의 문제가 보이고, 교양인들의 문제가 보이고 멀쩡한 의식을 가진 것 같았던 이들의 문제가 보인다. 희한한 일이다.>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철학 수업』, 김경윤, 5쪽)

그렇게 ‘개념의 발명’은 계속 나에게 나타난다. 스피노자, 들뢰즈와 가타리, 그들은 ‘개념 발명’을 논하고, 나는 그 ‘개념의 발명’을 발견한다. 나로서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만큼이나 의미 있는 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