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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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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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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이 책은?

 

이 책 심판은 창작 희곡이다.

저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자에 대하여는 굳이 소개할 필요 없겠다.

 

이 작품은 저자의 두 번째 희곡으로, 2015년에 출간되었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즐겨 다루는 사후 세계가 배경이니. 심판은 인간이 죽은 다음에 명계에 가서 생전의 삶에 대해 심판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사후에 염라대왕 혹은 어떤 절대자 앞에 서게 된다는 것, 그래서 생전의 행동에 대하여 평가를 받아 지옥과 극락 또는 천당에 가게 된다는 생각은 이제 보편적이니, 이 작품의 배경은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물론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에서도 유사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 작품, 전혀 낯설지가 않다.

 

천국에 있는 법정을 배경으로 해서 죽은 자가 피고가 되고, 그 피고를 사이에 두고, 판사 · 검사 · 변호사가 팽팽한 설전을 벌인다. 과연 판결은 어떻게 날 것인가?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아나톨 피숑 : 죽은 다음 천국의 법정에서 피고인이 된다.

카롤린 : 아나톨의 변호인이면서, 생전에는 수호천사 역할을 했다.

베르트랑 : 아나톨의 죄상을 밝히는 검사 역할.

가브리엘 : 천국 법정의 재판장이다.

 

그런데 그렇게 피고, 검사, 변호사들이 나와서 설전을 벌이는 것이라면 너무 밋밋하다. 베르나르 식의 유머를 가미하려면, 불가불 등장인물들이 단면적이고 표면적인 관계만 가져서는 안 된다. 해서 베르베르는 여기에 또 하나의 복층 구조를 만들어 넣는다. 바로 검사와 변호사 역할을 맡고 있는 베르트랑과 카롤린이 생전에는 부부였다는 것, 물론 한 차례 이혼을 겪은.

 

그렇게 천국 법정에서는 피고인 아나톨의 죄와 벌을 확정하기 위한 법정 드라마가 펼쳐지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자. 베르베르 식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살면서 놓치는 것들

 

아나톨은 법정에 서서, 지상에 다녀온, 즉 이 땅에서 살았던 소회를 밝히라니, 이렇게 말한다.

 

저는 꽤 좋은 사람이었어요.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아내에게 충실했죠. 그리고 좋은 가장이었지요. 사람들에게는 지갑도 잘 열었고요. 일요일마다 미사에 가는 가톨릭 신자였고, 윗사람과 동료에게 인정받는 좋은 직업인이었죠. (107)

 

이 정도면 천국의 판사가 무죄!’라며 망치를 세 번 두드릴 만도 한데, 그게 아닌가 보다.

검사 베르트랑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죄를 들추어낸다.

 

천생연분을 몰라본 죄, 재능을 낭비한 죄, 자신의 죄를 인정합니까?

 

실상 이러한 질문과 답, 그리고 이어지는 검사의 추궁은 아나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그런 질문에 엄격하게 대답해 본다면, 과연 좋은이라는 말이 천국에서도 통할까?

 

환생의 자리에 서서

 

환생, 참으로 무거운 주제다.

과연 우리 사람들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죽어서 지옥과 천국으로 가는 것일까, 아니면 환생을 하게 되어 다시 한번 이 땅에 오게 되는 것일까?

 

어쨌든, 저자는 환생을 허한다. 게다가 환생을 하게 되는 여러 경우의 조건을 당사자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는 플라톤의 국가<에르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환생과 비슷하다. 환생을 하게 되는 당사자로 하여금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지를 선택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국가, 플라톤, 서광사, 652쪽 이하)

 

이 책의 저자는 아나톨에게 다음과 같은 환생의 조건, 상황을 선택하도록 한다.

 

국적, 부모, 부모의 스타일, 성별, 직업, 빈부 문제, 핸디캡, 사랑의 문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 대하여 결정권이 주어진다.

 

문제는 그렇게 결정한 다음에 망각의 강을 거쳐, 다시 이 땅에 태어난다는 사실. 그러니 그런 과정을 거쳐 이 땅에 태어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살게 되는 것이다.

 

유머도 즐겨보자.

 

이 책에는 베르베르의 유쾌한 상상력이 번뜩이며 빛나고 있다.

상상력이 베르베르의 특기인 것은 두 말할 필요 없는데, 여기에 깨알 같은 유머도 함께 한다.

해서 자칫 어두울 것 같은 죽음 이후의 세계가 다르게 느껴진다. 그 정도 유머도 오고 가면, 까짓것 가볼만 한데, 라는 말도 나올 것 같다.

 

그런 유머 여기 저기 많이 보이는데, 그걸 소개하면 미리 김을 빼는 것이니, 삼가자.

또한 유머 코드는 제각각이니 내가 소개하는 유머가 독자들 따라 영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읽으면서 느껴보시기를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1922년에서 1957년까지 삶이란 나란히 놓인 숫자 두 개로 요약되는 것 아닐까요? (54)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 같은 건 없어요. (94)

 

커플로 산다는 것은 혼자 살면 겪지 않았을 문제들을 함께 해결한다는 의미다. (113)

 

다시, 이 책은?

 

200여 쪽의 작품인데다 베르베르의 속도감 넘치는 글솜씨로 인해 이 책 금방 읽힌다.

어찌 보면 무척 짧게 여겨질 정도다.

그럼에도 이 책이 품고 있는 의미는 새겨볼만 하다.

인생의 의미도 그렇고, 특히 삶과 죽음 그리고 환생의 문제는 종교 여부를 떠나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준다는 점에서, 이 책 가치가 있다.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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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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