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 고전에서 배운다

seyoh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2.6.26
우환의식(憂患意識) |
이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현대 대만의 학자 서복관(徐復觀)이지만, 이러한 관념의 연원은 공자(孔子)나 맹자(孟子), 혹은 『주역(周易)』에까지 소급된다.
공자에게서 우환의식은 '덕을 닦지 못하는 것과 학문을 익히지 못하는 것, 옳은 일을 듣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과 옳지 못한 점을 고치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는 것으로 (『論語』「述而」),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실천적 당위를 전제한 경(敬) 개념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맹자도 "사람은 우환에서 살고, 안락(安樂) 속에만 빠져 있으면 죽는다"(『孟子』「告子下」)라고 하여, 인간의 삶이 도덕적 당위의 구현을 항상 염두에 두는 우환의식으로 제약될 때 바람직하게 전개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그의 우환의식 역시 개인의 영욕(榮辱)이나 사리(私利)가 아니라 '순(舜) 임금과 같이 되는 것', 즉 도덕적 완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또한 『주역』「계사하(繫辭下)」에는 "역을 지은 사람은 우환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주역』의 작자가 매우 강렬한 우환의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암시해 준다.
이러한 유교의 우환의식은 일상적인 공포나 절망의 감정과는 엄격히 구별되며, 모든 종교적인 정서의 근원이 되는 공포의식(恐怖意識)과도 차원을 달리한다. 예를 들어, 종교적 공포의식의 하나인 기독교의 원죄의식(原罪意識)은 인간 존재의 부정을 통해 신에게 귀의하려는 의식형태인 데 비해, 유교의 우환의식은 인간의 순선(純善)한 본성(本性)에 대한 자각에 입각한 자기 긍정을 통해 자신의 도덕적 완성에 책임을 지려는 의식 형태이다. 따라서 우환의식의 근저에는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과 자기 완성에 대한 책임감이 놓여져 있으며, 그것은 곧 "남들이 보지 않더라도 경계하고 삼가며, 남들이 듣지 않더라도 두려워하고 근심한다"(『中庸』)는 이른바 신독(愼獨)의 태도로 연결된다.
서복관은 이러한 선진유가(先秦儒家)의 우환의식을 이론적으로 정리하여 『중국인성론사(中國人性論史)』에서 이것을 학술적 용어로 처음 제시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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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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