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에 드는 책

seyoh
- 작성일
- 2015.3.31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 글쓴이
- 필립 구든 저/서정아 역
콘텐츠크루
영어, 이 정도는 알고 씁시다.
이 책의 의의
영어, 일단 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말이다. 그래서 영어 성적이 뛰어나야 제대로 대접받는 시대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이다. 영어, 분명 남의 나라 말인데 왜 우리가 잘 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런 의문, 그런 불평 할 시간이 없다, 우선 영어 잘 하고 봐야 한다. 그래야 진학시험에서도, 또 학교를 모두 마친 다음에 치르는 입사 시험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그런데 거기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간 회사에서도 승진시험에 반드시 영어가 등장한다. 거기를 통과하여야만 하니, 우리는 영어와 평생을 같이 해야 한다.
그러니, 그 영어와는 친해야 하는데, 그러한 영어 얼마나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런 질문에 그 누가 재미있게 했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아마 극소수의 사람만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질문에는 대답이 망설여진다 할지라도 이 책만큼은 다르다. 분명 영어를 주제로 한 책인데, 재미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고 나서 영어라는 존재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의외로 영어가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아니 이 책이 어떠하길래?
인물이 등장한다, 역사가 등장한다. 지리도 등장한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세계사를 품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영어를 주제로 하여 인문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영어의 옳고 그른 용법’이란 항목에 가서는 생각해 볼 꺼리들이 많이 있다. 언어의 규칙에 대한 항목(285쪽 이하)은 비단 영어에만 국한해서 읽을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언어로 확대해서 읽어도 유익할 듯하다.
영어 모습을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겠는데, 이 내용은 출판사의 리뷰 란에서 인용한 것이다.
영어는 중세 초기에 앵글로색슨인이 들여온 게르만계 언어에서 시작되어 11세기 이후에는 노르만 프랑스어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러다 중세 후기에 이르러 마침내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 이제 영어는 언어계의 ‘초강대국’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언어가 되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약 3억 8,000만 명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제2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도 6억 명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라 10억 명이나 되는 사람이 영어를 배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어는 통신, 과학, 경영, 항공, 연예, 외교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이며 인터넷에서 또한 사용 빈도가 높다. 국제연합(UN)은 1945년 설립 이후 영어를 공식 언어 가운데 하나로 사용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영어가 세계 최초의 만국 공통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보고 있다.
영어를 만든 사건들과 인물들
그런 영어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공헌(?)한 사건은 어떤 일이 있었으며, 또 영향력을 끼친 인물은 무릇 기하인가?
그러한 사건과 인물을 여기 서평의 자리에서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신대륙으로 영어가 건너간 사건이 가장 큰 사건이라 본다.
유럽 특히 영국에서만 쓰이던 영어가 세계를 지배하는 언어로 확장된 것은 바로 아메리카 대륙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이주한 청교도들의 도착이라는 사건이다. 신대륙에 발을 딛게 된 영어는 그로부터 일취월장 미국이라는 나라의 탄생 그리고 발전에 힘입어 세계의 언어로 발돋음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그 신대륙에의 이주가 영어라는 언어에 있어 가장 큰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영어를 오늘 날의 영어로 있게 만든 인물로는 아무래도 현대 영어의 탄생기라 할 수 있는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반에 걸쳐 활동했던 인물들을 꼽을 수 있겠다.
이 시기에 사무엘 존슨 박사의 영어사전이 등장하여 영어의 올바른 사용에 잣대로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영어는?
그럼, 앞으로 영어의 존재는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하여 아주 시사적인 발언을 한 이가 있으니, 바로 미국의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다.
그는 영어가 뻗어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구가 그처럼 늘어나다보면 나라 밖으로 나가 기후, 특산물, 예술이 각양각색인 곳에서 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새롭든 오래되었든 모든 생각을 표현하려면 언어 역시 확대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는 새로운 상황에 처해 있어 새로운 단어와 표현이 필요하다, 그리고 오래된 단어를 새로운 대상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제퍼슨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일반적인 영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미국식 영어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상황에’ 알맞은 ‘새로운 단어와 표현’으로 미국식 영어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도는 그가 이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알게 된다.
< 따라서 미국 사투리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사투리’라는 말은 아마 이 책의 역자가 미국식이란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그렇게 번역한 듯하다. 혹은 미국식 영어는 본류에 들지 못하는 변방의 영어라고 강조한 것인지도!
그래서 제퍼슨은 그의 주장을 계속 다음과 같이 펼친다.
<모든 것이 새로운 이곳에서는 이로움을 제공하기만 한다면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필요에 따라 새 단어를 만들어야 한다.>(185쪽)
이러한 제퍼슨의 주장은 당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리라 본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이 변하고, 변해서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면 거기에 맞춰 언어도 바꿔지고 영어 또한 마찬가지이니 영어 또한 ‘어떤 식의 사투리’가 탄생할 것이다. 그것도 ‘어떤 이로움만 제공’이 된다면 말이다.
거기에 맞춰 우리는 살아가야 하는데, 그런 우리의 자세를 새롭게 다잡아 볼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이 책의 가치가 있다.
그래서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다음과 같은 말은 후기로 사용해도 오히려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한편의 소설처럼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진진한 영어 이야기를 많은 이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영어 이야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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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