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에 드는 책

seyoh
- 작성일
- 2016.11.5
사이비
- 글쓴이
- 간호윤 저
작가와비평
사이비
이
책은?
사이비(似而非),
겉으로는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니
비(非)라는
말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나는
사이비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사이비였습니다.
그분도
나도 서로의 말은 고담준론이지만,
행동은
영판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4-5쪽)
그렇게 자신이 사이비라는 것을
고백한다.
더
들어보자.
<그것은
진실과 사실이 다른 것만큼이나 정합성을 꽤 갖추었습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그렇게 정의,
민주화,
학자,
양심과
비슷한 가짜였습니다.
>
<갑자기
자음과 모음을 교묘하게 엮은 그분과 나의 사이비 말과 사이비 숨결이 뒤섞인 그 공간이 무서워졌습니다.>
그런
가짜,
가짜가
쓴 글은?
이
책은?
다른
출판사에서는 출판을 거절하며,
이렇게
평했다고 한다.
“부정과
넋두리로 된 글”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반박한다.
“
그래
세상을 속이려는 글이나 현실을 아름답게 꾸미는 글은 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를 속이는 글이기 때문입니다.”(6쪽)
그렇다면 정말 가짜라 자칭하는
저자가 쓴 이 글은,
가짜일까
진짜일까?
읽어볼 말들
저자는 청나라 증국번의 말을
인용하여,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3가지
조짐을 말한다.
첫째는 무엇이건 흑백을 가릴 수
없고
둘째는 하찮은 녀석들이 설쳐서 선량한 사람이 위축되어
아무 말도 못하며
셋째로 이것도 지당하고 저것도
무리가 아닌 우유부단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얼버무리는 풍조.
아니,
몇백년전에
증국번은 마치 지금의 우리나라 모습을 예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토록 흑백을 가릴 수 없는 시대가
있었던가?
‘하찮은
녀석들이 설치는 것’은
또 어떠한가?
이런 증국번을 인용하여 이 시대를
보도록 한,
저자는
자기 자신이 사이비라 칭한다 할지라도,
그
말,
다시
고려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아직은 모르니 몇 개만 더
읽어보자.
조지
오웰,
동물농장과
1984년으로
현실을 예리하게 통찰하면서 놀랍도록 미래를 놀랍도록 예언한 작가다.
그가
<정치와
영어>라는
글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정치
언어는 거짓을 참말처럼,
살인도
훌륭한 일로,
허공의
바람조차 고체이게 만들었다.”(238쪽)
그 말 읽으면 작금의 우리나라
모습을 바로 알 수 있지 않은가?
광고의 기원을
아시는지?
이런
글도 이 책에 들어 있다.
광고의 기원은 기원 전
1000년
경 고대 이집트까지 올라간다.
이집트의
파피루스에 이러한 광고 문구가 있다.
“도망간
노예 샘을 찾아주면 순금반지를 드립니다.”
(298쪽)
그러니 호기심도 채워주는 역할도
한다.
동서고금을 모두 논하는
이 책에서 다뤄지는 사항은
다양하다.
이런
때 ‘동서고금을
막론한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동양의
사마천,
증국번,
공자,
서양의
조지 오웰,
마크
트웨인,
우리나라의
변영로 등등.
저자가 거론하는 인물을 여기 다
기록하기는 말 그대로 ‘지면이
부족’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물을 들어 이야기를 꺼내는 것들이 변영로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까닭이 있는 글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아쉬운
점 하나, 그러나
저자가 서점에 가서 어떤 책을 보게
되었는데,
그
책을 이렇게 평한다.
“현대
독서가들이 가장 좋아할 법한 적당한 쪽수(150
페이지
정도)
인데
디자인도 심풀하여 눈길을 끌었다.”(134쪽)
그렇게 현대독서가들이 좋아할 법한
쪽수를 알고 있다면,
이
책도 그렇게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책은 무려
508쪽이니,
그
말 –적당한
쪽수가 150
페이지
정도-
은
아무래도 사이비 같다.
그러나
“범용한
내용,
속악한
표현으로야 수레(車)를
채도록 쓴들 무슨 소용이랴?
되풀이
하여 말하는 듯하나 나는 까닭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라는
변영로 선생의 글에 힘입어,
이
책은 범용한 내용이 아니므로,
또한
까닭이 있는 글이므로,
설령
이 책이 500
쪽을
넘는다 할지라도 용서를 해 주기로 했다.
이런
책은 읽으면 다다익선이라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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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