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sgnam10
- 작성일
- 2020.5.2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 글쓴이
- 정승규 저
반니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는 2019년에 출간된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의 후속편으로 항바이러스제부터 정신적 스트레스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사회적 수요가 많은 정신과 약 그리고 항암 대체제로 뜨거운 이슈가 된 구충제까지 인류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약 11가지를 다루었다. 이 책에서는 약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관련된 역사적, 사회적, 문학적인 내용을 추가해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이 책은 '1장 전염병을 차단하는 항바이러스제, 2장 여권 신장을 가져온 피임약, 3장 카리브해에서 찾은 탈모 치료제의 열쇠, 4장 현대인의 쓰린 속을 달래 주는 위장약, 5장 환청과 망상에서 벗어나게 한 조현병 치료제, 6장 인생의 즐거움을 되찾게 한 항우울제, 7장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재우는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8장 뇌 건강을 지켜주는 뇌 질환 치료제, 9장 혈당을 낮춰주는 당뇨약, 10장 기생충을 없애는 구충제, 11장 새로운 지평을 여는 유전자 치료제'라는 11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에 사스, 메르스, 코노나 19처럼 야색동물에서 서식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자주 유행하는 이유는 밀림, 오지 개발, 환경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사람이 과거보다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더 많이 침범하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평화롭게 살던 야생동물과 사람의 접촉이 빈번해지자 인류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바이러스와의 만남도 크게 들어났다. 저자는 개학이 미뤄지는 초유의 사태와 사회적, 경제적 타격 등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코로나 19사태를 교훈 삼아 이제는 바이러스와 사람간의 공존을 모색할 때라고 말한다.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수많은 바이러스가 있고, 그중 병을 일으키지 않고 유익한 바이러스도 많다. 병을 일으키는 세균도 있지만, 몸에 유익한 세균인 프로바이오틱스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이러스 유전자는 숙주 유전체에서 연속하는 특성이 있어 생물 종의 다양성에도 기여한다. 사람은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살되,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저자는 예전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렀지만, 2011년부터 정신이 분열된다는 부정적인 말 대신 조현병으로 병명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이다. 저자는 '조현'이란 조율을 잘하면 현악기가 좋은 소리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의 부조화를 잘 조절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조현병은 약물, 심리, 상담 요법의 치료가 있으며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약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문화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이야기하여 흥미롭다. 세계에서 신약을 만들 수 잇는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로 작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대다수의 약은 소수의 선진국에서 개발한 것을 들여왔거나 복제한 것이 대다수다. 저자는 국내에서 신약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자기 생각을 어디에서나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고 이질적인 생각이 섞여 창조적인 발전이 일어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우리 사회는 상대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가 약하다.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하고, 사소하고 지엽적인 문제로 서로 편을 나눈다. 남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부족하다 보니 자신의 속내를 나타내지 못하고, 정보의 흐름이 막히다 보니 오류가 생겨 진리를 얻기가 어렵다. 이렇게 되면 과학 발전이 더디고,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이론이 나오리 힘들다."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는 인류에게 희망과 미래를 열어준 다양한 치료약의 역사와 함께 다양한 문학 작품에서 등장하는 병과 관련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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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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