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평생 직업은 없다.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지만 직장의 수명은 줄어들었기 때문에, 한 사람이 10개의 직업을 가져야 할 수도 있다. 직업도 분산투자를 해야 할 세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래 사회의 흐름을 알고 따라가는 것 자체가 이미 늦은 시작이 될지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서 시작한다.
나라는 삶을 경영하려면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 물론 그 밑에는 자기에 대한 건강한 시선과 자기존중이 깔려 있어야 한다.

또한 미래 사회 변화는 예측 가능하지 않으며,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저 뭔가를 행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부딪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를 위해 제안하는 것은 '미래 시점에서 쓰는 자기보고서' 이다. 미래를 가정하면서 '해야 할 일'을 '내가 이룬 일'로 정리하면서, 어떤 과정을 거쳐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이 무슨 가치를 추구하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몰입하는지, 뭘 할 때 만족감이 높은지 등을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더이상 선(先)학습 후(後)선택은 불가능하다. 자기를 알수록 어떤 것을 공부하고 싶은지 방향이 잡히는 것이다.
이 때 적성검사를 활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재의 적성검사는 특정 직업 분야에 대한 직무 정성보다는 한 개인의 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다중 지능 이론에 기본을 두고 있다. 지능지수가 높을수록 모든 직무에서 적성이 높게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적성검사는 창의력, 공감 능력, 협업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 실제 직업 활동에서 필요한 역량을 평가하지 않는다. 아울러 적성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므로 보조수단 정도로만 활용해야 한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점과 잘 하는 일들을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경험해보고, 생각과 다르다면 틀을 깨면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렇듯 이 책은 '나를 알기'를 말한 후에야 미래를 말한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
일단 배움이 이동한다. 영어는 가고, 인공지능이 온다. 그래서 요즘 코딩 학습이 뜨고 있다. 코딩은 코드(code)라는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말한다. 이제는 인간의 언어 대신 컴퓨터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무인자동차의 생활화도 머지 않았고, 신문기사도 로봇이 작성하는 마당에, 인간의 역할이 더 중요한 영역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굳이 미래까지 갈 것도 없다. 현재도 일반 노동시장은 공급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기술 진보에 의해 새롭게 생겨난 영역의 전문가는 부재한 상태다.

그리고 '자기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직업 생활에 주축이 될 분야를 선정하고 그와 관련된 '경력 경로'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막연히 '나는 회사에 들어가 열심히 일해서 임원이 되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통신 분야의 기술을 익히고 현장 경험을 거쳐 사물인터넷 분야의 전문가가 될 거야' 등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제 아이들에게 명사형 꿈보다는 동사형 꿈을 가지게 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나 꿈은 늘 같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얼마 전에도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으려고 해서 고민이라는 한 엄마의 하소연을 들었다. 그 엄마는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권유하는 중이라고 했다.
양극화와 불황 때문에 자꾸만 안정을 찾아 발 디디려는 움직임은 이해하지만, 이렇게 가다보면 또 멀리 내다보는 일을 놓칠테니 말이다.

어쨌든 '나'와 '미래 사회'를 다룬 후에는 '미래 직업'을 이야기한다.
무엇이 미래 사회를 변하게 하는지 안 후에야 미래 직업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와 관련된 직업은 15개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이것을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묶으면 다음과 같다.
· 의사·법률가 등 고도의 지식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업
· 항공사·건축가·공학자 등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직업
· 미술가·음악가·방송인 등 예술적이고 엔터테인먼트적 감각이 뛰어난 직업
· 환경보호가·사회복지사 등 더불어 사는 삶에 관심이 높은 직업

그리고 각 분류에 따라 미래 전망을 이야기해주는데, '고도의 지식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업' 만 보면 이렇다.
이제 의사보다는 로봇이 진단과 수술 및 예방을 도와줄 것이다. 데이터 활용 의료가 일반화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의사는 빅데이터 분석과 딥러닝 기술로 얻은 정보를 활용해 맞춤 의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법률 영역도 마찬가지다. 일상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로봇이 판례를 검토하고 형량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판결과 범죄의 사후 조치에 관심이 높았다면, 이제는 정밀한 데이터 분석으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기업 간의 소송을 방지하는 것으로 역할이 전환될 것이다. 또한 더 윤리적이고 인간적인 판결을 위해 데이터의 해석이 중요해질 것이다.
교육은 고령화시대에 맞추어 교육대상이 장·노년층 대상으로 확대될 것이다. 데이터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하며, 데이터 문맹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신의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 가능한 콘텐츠를 스스로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업의 방식'은 달라질 것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향유하는 방식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미래를 준비하는 것에 대한 시각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
유발 하라리는 '현재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의 80-90%는 40대가 되었을 때 전혀 쓸모없을 것'이라고 했고, 앨빈 토플러는 '한국 사회는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배우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지만, 새로운 것을 준비하라고 하면서 나만의 자유학기제를 제안한다. 또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인문학을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ICT(정보통신기술)에 친숙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