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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라를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다- 정치경제"


도서명 표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글쓴이
장하준 저
부키
평균
별점8.8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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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다수의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학 원론이나 미거시,국제경제학을 보자니 너무 어렵고, 베스트셀러인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이야기'로 만족하자니 너무 얕은 것만 같다. 도대체 수수께끼 같은 그래프와 수식, 어려운 설명들로 둘러싸인 경제학에 쉽게 그러나 제대로 접근할 수 있는 교과서같은 책은 없는건지...나처럼 호소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권하고 싶은 책이 바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이다. (후술하겠지만 이 책만 읽을 것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1. 경제학 교과서로서의 가치


 


이 책의 주된 목적은 이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 비판이지만, 동시에 '경제학은 어렵다'는 신화를 제거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장하준 교수는 경제학을 쉬운 말로 풀어서 독자들이 경제학을 이해하고 나아가 자신의 요구를 정부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을 쓴 또 하나의 목적이라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그 목적을 꽤 높은 정도로 달성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수식이나 그래프가 없다는 드러나는 이유도 있지만, 경제학의 논리들을 알기쉽게 세분화하고 조목조목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라는 하나의 패러다임 혹은 실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경제학 전반에 대한 지식도 자연스레 많이 알게 된다. 설득력 있는 논리와 더불어 다양한 데이터 및 경제와 관련된 사건들을 풍부히 소개하고 있어 가독성도 뛰어난 편이다.(물론 소설만큼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2. 자유시장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비판


 


경제학 교과서로서 훌륭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이 책의 주된 화두는 역시 자유시장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자유시장 자본주의 비판이 아니라 자유시장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이라는 말이다. 물론 장하준 교수가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있지만, 비판의 중심은 그보다는 자유시장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다. 내가 보기에는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잘못되었지만, 100% 다 잘못된 것은 아니므로 선별적으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려야할 것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 장하준 교수의 주장인 것 같다.


 


물론 상대적으로 자유시장 자본주의 정책을 많이 채택한 나라들에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경제의 불안정성이 심하고, 경제지표상으로 성장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훨씬 많았다는 것이 장하준 교수의 주장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가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완전히 말살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그가 내세우는 인간이 합리적이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가정이 인간의 합리성과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가정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즉 신화처럼 존재하는 자유시장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깨뜨리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지 자유시장 자본주의 자체의 말살이 그 목적은 아닌 셈이다. 그래서 이 책의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하나 있다면 이 책을 자유시장 자본주의 말살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어떤 논리가 이데올로기가 되고 100% 진리인 것으로 믿게 될 때, 많은 문제가 파생된다. 그런 점에서 장하준 교수의 논리를 잘 따라갈 필요가 있다. 그는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통렬히 비판하고 있지만, 인간의 본성에 근거해 신자유주의자가 세운 가정에도 일정부분 옳은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두고 극단적 좌파인 듯 몰아세우지만 실상 그를 교조주의적 이데올로기화된 좌파로 규정지을 수 없는 것이다.(여기서는 성장과 분배의 관점에서 좌우를 논하는 것으로 한정한다.)


 


3. 교과서 2권, 3권의 필요성을 느끼다.


 


책을 읽으며 굉장히 많은 부분 공감했다. 특히 소위 미국 중심의 주류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시장은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고, 이 한계를 메워주는 역할을 국가가 훌륭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그러했다. 간단히 말해 국가 개입을 통한 경제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인 것이다.(물론 국가개입이 그렇게 단순한 해결책이 아님은 서론에서 밝혀두고 있다.)


그러나 역으로 시장 메커니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유익하게 기능하는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난다. 장하준 교수가 자유시장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은 이 책에 잘 묘사했지만, 자유시장 자본주의 자체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어느정도 균형잡힌 시각을 형성해 줄 경제학 교과서 2권, 3권의 필요성 제기는 필연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자유시장 자본주의 비판 속에는 도덕적인 접근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빈부격차 심화로 인한 낙오자들의 열패감과 후진국들의 절망감을 나의 일처럼 생각한다면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절대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나라라는 특수성을 놓고 보았을 때, 도덕적 접근이 반드시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것이 막연한 느낌으로 그쳤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바람이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도덕적인 가치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지만은 않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사를 살펴보면 알 수가 있다. 내 얄팍한 지식으로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논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책을 읽고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글이 필요이상으로 길어진 것 같아 마뜩잖지만, 23가지에 대한 생각은 이 정도로 정리할까 한다. 앞으로 장하준 교수의 다른 책들도 읽고 리뷰를 정리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소위 제2, 3의 경제학 교과서가 있는지도 한 번 탐색해 보려 한다. 조금 기나긴 여정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 시발점이자 동력을 제시해 준 이 책에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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