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da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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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
글쓴이
최지은 저
유선사
평균
별점9.3 (30)
shinda52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 30년간 진료했던 수많은 환자들이 이런 상황에 놓이면 늘 책의 마지막 챕터로 바로 훅 넘어가려고 했죠. 책의 마지막 장에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만 알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챕터로 가기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과 서사들이 있어요. 결말에 대한 통계를 알려드릴 수는 있지만 결말만이 의미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고 싶다면 알려드리죠. 알고 싶으세요?”

하지만 그 두려움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전적으로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선택지는 항상 있다. 그때마다 나는 바닷가로 걸어나오는 선택을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이미 몸을 지배한 암이 정신까지 지배하게 둘 수는 없지 않은가. 그건 너무 화나는 일이다. 단 하루도 더 이상 두려움에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두려움에 절인 피클처럼 물컹하게 누워 있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고, 바닷가로 걸어나와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려 하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정해진 결말이 있다고 해서 선택할 수 없는 건 아니다. 결말이 어떻든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인생을 완주하겠다는 결정도 선택이다. 이 선택이 열심히 살아온 내 인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책임이다.

모두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지만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결말이 어느 쪽이든 무섭다고 눈을 질끈 감기보다 끝까지 함께하겠다, 책의 마지막 장까지 끝까지 같이 읽어주겠다. 그 말이 이상하게 내 마음을 달래주었다.

강한 사람이라도 힘들면 울어도 된다고 위로해주고 싶다. 아니, 오히려 강함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울어야 다시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니까 완주만으로도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위로해주고 싶다. 원하는 결말이 아니더라도 그 결말을 마주하는 것만큼은 함께해주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토핑 가득한 피자를 보내주고 싶다. 그렇게 같이 위로를 주고받고 싶다. 해줄 수 있는 것이 위로뿐이라 할지라도

바라들 보고 있으니 분명해졌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예전의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내가 걸어야 할 길은 그 누구도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이다. 데이터도 없고, 정답도 없고, 지도도 없다. 영구 궤도 이탈이 발생한 것이다. 그렇지만 괜찮다. 돌아갈 수 없으면 그냥 앞으로 나아가면 되니까. 오랜 시간 만들어진 내 궤도의 관성을 뿌리치고, 새로운 궤도를 만들어가면 될 뿐이다. 계획했단 대로, 상상했던 대로, 염원했던 대로 인생이 풀리지 않았다고, 궤도를 이탈했다고 절망하고 슬퍼할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다. 돌아갈 곳이 없어졌으면 그냥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단순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모양새의 인간관계를 유연하게 유지해나가는 것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내 이불 속에 기어들어와서 귓속말을 들어줄 사람도 필요하고, 먼 발치에서 나를 지켜보며 때때로 손을 흔들어줄 사람도 필요한 것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필요하다

바다를 보고 있으니 분명해졌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 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예전의 나는 더 이상 존재하 지 않는다. 앞으로 내가 걸어야 할 길은 그 누구도 걸어본 적 이 없는 길이다. 데이터도 없고, 정답도 없고, 지도도 없다.
영구 궤도 이탈이 발생한 것이다. 그렇지만, 괜찮다. 돌아갈 수 없으면 그냥 앞으로 나아가면 되니까. 오랜 시간 만들어 진 내 궤도의 관성을 뿌리치고, 새로운 궤도를 만들어가면 될 뿐이다. 계획했던 대로, 상상했던 대로, 염원했던 대로 인 생이 풀리지 않았다고, 궤도를 이탈했다고 절망하고 슬퍼할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다. 돌아갈 곳이 없어졌으면 그냥 앞 으로 나아가면 된다. 단순하다.

플랜 B는 단순한 정신승리가 아니다. 커리어와 삶을 빚어 가는 태도이자 나침판이다. 그런 의미에서 플랜 Be'다. 지 금 이 순간에 내 앞에 있는 위기를 가장 나답게 돌파하면, 전 혀 생각지도 못했던 길이 보이기도 한다. 낯선 길들을 조금 씩 익숙한 길로 만들어가면서 더 이상 지도가 필요 없어지 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많 이 틀려야 내일 조금 덜 틀린다. 성장은 정답을 잘 맞히게 되 는 것이라기보다 어제보다 조금 덜 틀리게 되는 것이다. 오 답보다 더 최악인 것은 오답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뿐히 정답을 버렸다.

모두 다 하고 죽고 싶어서,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뭐 든 해본다. 고민하고 분석하고 걱정할 시간에, 무조건 지르 고 본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지금 내 앞에 닥친 과제를 충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지금 내 가 있는 곳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 다. 어차피 죽을 거라 잃을 것이 하나도 없다. 뭐, 죽기밖에 더 하겠는가. 내 몸을 무겁게 짓누르던 평생의 군더더기들 이 사라지고 알맹이만 남았다. 그렇게 가장 중요한 것들만 내 곁에 남았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죽음 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살고 있는 거라고.

그 대신, 극복하지 못하더라도 선택은 할 수 있다는 이야 기를 하고 싶습니다. 결말이 정해져 있더라도 그 결말까지 가는 길은 무한하고 흥미롭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플랜 A가 대차게 망해버렸어도 우리에게는 플랜 B가 있다 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돌아갈 수 없으면 앞으로 나가 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할 줄 몰랐던 이야기들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길이 조금 험해졌어도 완주 는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 어떤 책들보다도 많은 인덱스를 남겼던 책
이 책을 읽고 제일 크게 마음에 와닿는 것은 주변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힘이 되어주었다는 것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우리 주변엔 정말 힘이 되는 존재들이 많다
올해는 정말 그 주변에 나도 힘이 되는 존재가 되어줄 수 있게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는 책이였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라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거창하고 화려한 응원만이 아닌 그저 옆에서 함께해주고 책의 마지막 장까지 끝까지 같이 읽어주겠다라는 문장처럼 그런 사람이 되고싶게 해주었다
" 모두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지만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결말이 어느 쪽이든 무섭다고 눈을 질끈 감기보다 끝까지 함께하겠다, 책의 마지막 장까지 끝까지 같이 읽어주겠다. 그 말이 이상하게 내 마음을 달래주었다."


> 작가님은 암환자가 된 것이 누구의 잘못이 아닌 그저 운이 안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건강하셨고 건강관련 일을 하기도 한 분들도 때론 인생을 5년밖에 살지 않은 짧은 인생의 아이에게도 일어난 일이니까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겠는가
질병에 걸리는 것도 그렇고 사고를 당한 것도 그렇고 잘못을 했다, 갔으면 안된다 라기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되고 그래서 나의 하루가 더 소중해지게 해주었다
그러다보니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길 수 있게 해주어서
새해에 두번째 책인데 새해에 읽기 좋은 책이라 생각이 되었다

상황탓, 환경탓을 하며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닌 서로의 다름과 서로의 상황을 이해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서로에게 더욱 힘과 위로가 되어주는 한 해가 되어지길 바래본다

작가님의 마흔을 같이 기뻐할 수 있었다
작가님의 쉰, 예순, 그 이상도 많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 살아가실 수 있기를!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
글쓴이
최지은 저
출판사
유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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