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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예술가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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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예술가의 연인 : 엘뤼아르, 에른스트, 달리, 그리고 갈라

도미니크 보나 | 한길아트


희대의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여인, 갈라.


이 책은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세 명의 예술가 폴 엘뤼아르(1895~1952), 막스 에른스트(1891~1976), 그리고 살바도르 달리(1904~1989)가 사랑했던 '갈라(갈라 엘뤼아르 달리, 1894~1982)'라는 여성의 평전이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헬레나 드미트리에브나 디아코노바'라는 본명을 가졌지만 '갈라'라 불리기를 좋아했던,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했지만 누구보다 강인한 생활력과 자존감으로 생을 헤쳐 나갔던,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딸에 대한 애정보다는 현재 자신의 옆자리를 채우고 있는 연인에게  온 마음과 열정을 불태우는 데에 인생을 바쳤던, 창작은 하지 않았지만 창작인 못지 않게 예술을 사랑했던,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그 책에서 얻은 것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데에는 서툴러 말이 없고 과묵해 뭇 사람들에게 '마녀'라 불렸던, 결코 예쁘지 않은 외모를 지녔지만 예술가들의 창작열을 지피고 영혼을 사로잡아 지배하는 능력을 지녔기에 그들의 뮤즈이자 어머니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던, 정치를 싫어하는 대신 그녀와 그녀의 예술가의 작업을 방해하는 모든 환경과 맞서 싸워 평생 안정감을 찾아 헤맸던.  


이 모든 수식어가 그녀, 갈라를 말하는 것들이다.

또한 그녀의 삶은 사랑하는 이에 대한 헌신, 그리고 가난과 질병에 대한 공포로 축약될 수 있다.



현재의 연인을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만을 평생 좇다.


그녀는 예술가가 아니었지만 예술가와 다름없는 파행적인 삶을 살았다. 결핵 요양원에서 만난 외국인 연하남(폴 엘뤼아르)과의 결혼, 스물 두 살의 나이에 세계 1차 대전으로 쑥대밭이 되어 버린 유럽 대륙을 가로질러 (러시아에서 프랑스까지) 혈혈단신 건너가 머나먼 이국 땅에서 시작한 타향(+시집)살이, 딸은 낳긴 했지만 거의 방치해 두고 남편과 휴가 다니다가 외국인 화가(막스 에른스트)와의 불륜(? 남편이 용인한 상태에서의?), 그러다가 다시 나중에 만난 화가(살바도르 달리)와의 연애, 그리고 결혼. 뿐만 아니라 젊어서부터 아주 나이가 많아진 후에도 젊은 남성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정력가였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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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를 위해 이 땅에 내려왔던 천사 혹은 마녀.


예술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예술가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것도 분명 일반인의 영역은 아니다. 현실로부터 언제나 붕 떠 있는 듯한 기질과 마인드를 무기로 삼아 일생을 살아가야 하는 예술가라는 부류는, 순진하게 바라보자면 '로망'이지만 현실에서 예술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본인이 감내할 필요가 없는 감정적 출혈을 동반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듯. 그렇기에 예술가와 온 열정을 다해 사랑할 수 있었던 갈라 역시 그녀 자체로 예술가 못지 않은 강한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한편으로 그녀는 예술가의 반쪽이 되기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불안정한 가운데에서도 자존감을 잃으면 안되는 예술가들에게 끊임없이 안정감과 자극을 동시에 주고 그들에게 부족한 현실감각을 바로 옆에서 메워 주었을 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했고 그들에게 사랑을 구걸하거나 해서 그들을 지치게 하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그들 옆에 있어 주었으며 도도한 성적 매력을 잃지 않음으로써 그들에게 창작의 원천을 제공해 주었던 갈라와 같은 여성이야말로 예술가에게 있어 최고의 파트너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녀는 행복했을까.


물론 예술가와의 사랑을 위해 부모님과 딸을 버리다시피 했고 사적으로 만나는 동성 친구나 그룹이 거의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도 있겠다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타인의 관점에서나 애석하다 여겨질 뿐, 그녀는 아마도 스스로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실제로 원하는 사랑을 했고 엄청난 부를 누렸으며 자유롭게 살았다. 그리고 후세 사람들인 우리의 입장으로 보자면 그녀를 노래했던 걸출한 시를 읽을 수 있고,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렸던 화가들의 작품을 미술관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모두에게 가치있는 삶이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살바도르 달리 '갈라리나' (1944)

 

평전의 매력, 작가보다는 인물이 중요 


쓰다 보니 이건 책에 대한 리뷰라기보다는, 갈라라는 한 여성 개인에 대한 오만 가지 잡다한 감상이 다 뒤섞여서 나오고 있는 중인 것 같은데... 실제로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정말 흥미로운 인생 하나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인물을 주변에서 만난다면 어떤 느낌일까.. 부터 시작해서 도대체 그녀가 지닌 '마력'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 그녀는 정말 행복했을까 등등... 


결국은 한 인간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그 사람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연대기적으로 구성하고 빈 곳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채워 넣는 노력을 기울인 이 책의 작가(도미니크 보나) 역시 나와 동일한 종류의 흥미와 호기심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갈라와 엘뤼아르가 주고 받았다는 수 백 통의 편지 중에서 갈라가 직접 쓴 편지 대부분이 사라져 정작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는 많이 없어져 버렸지만... 그래서 이 책에서도 그녀에 대한 묘사는 철저히 그녀의 주변 인물들의 관점에서 거의 객관적으로 그려지는 데 그치고 있으며 그녀는 -그녀 실제의 성격처럼- 스스로 자신에 대해 해명하거나 부연할 기회를 책에서조차 잃어버리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욱 그녀의 삶의 여백을 상상력으로 채우고 싶어하는 또 다른 창작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삶을 뒤따라 가는 과정, 그 자체가 얼마나 흥미롭고 신기한 여행이었을까. 



그래서 또 결론은 그 격동의 시대 유럽을 휩쓸었던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관심 환기와, 그로부터 또다시 갈래를 뻗어 나오는  다시 보아야 할 책과 영화들의 목록이다. 우선 로버트 패틴슨의 <리틀 애쉬>를 다시 보아야겠고 피카소와 달리가 등장하는 <미드나잇 인 파리>와 샤넬 평전도 읽어 봐야겠다. 막스 에른스트와 달리의 초현실주의 접근방식의 차이, 그리고 그들의 작품 속에서 갈라가 각기 어떻게 다르게 반영되었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달리가 만들었다는 파리의 미술관도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목록에 올렸고, 공산주의와 초현실주의가 서로 대립하는 게 어떤 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가능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또한 폴 엘뤼아르처럼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시인이 있는가 하면 장 콕토나 피카소처럼 시류에 영합하는 예술가들도 있었고 달리처럼 현실과 정치에 전혀 관심없는 것처럼 구는 화가도 있었는데 예술가들이 현실 정치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차이가 예술 장르에서 기인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건 논문 좀 찾아보면 있을 것 같가도..), 세계1,2차 대전 당시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 갔던 유럽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 변화 경향, 그리고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뮤즈들의 인생 스타일별 모음 등등... 이 책에서 출발 가능한 궁금증과 문제의식, 재밋거리들이 차고 넘친다. (하앍!)


또 먼저 쓴 글에도 얘기했지만 이 일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매력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내내 하고 있다. 물론 <까미유 끌로델>이나 <라비앙 로즈>, <코코 샤넬>과 같은 심심한 영화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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