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등반을 통해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조력자이자 구조자인 산악구조대원들의 이중주

작화: 임강혁 작가의 다양한 필력은 어디까지 일까?

완성도: 시즌별 에피소드의 짜임새가 치밀하다. (단 시즌 5는 다소 용두사미) 

웹툰 PEAK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peak

다음웹툰에서 연재 중이고 만화책(영상노트 출판사)으로도 출판 중인 '홍성수(글) 임강혁(그림)'의 '피크(PEAK)'는 전문적 소재가 어떻게 만화로 그려져 재미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한 훌륭한 예제가 아닐까 싶다.

국내의 북한산을 무대로 펼쳐지는 산악구조대의 이야기를 다룬 PEAK라는 만화는 웹툰으로 연재되면서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983년 4월 3일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있었던 대학산악부원의 11명 조난사건으로 국내에 산악 구조대가 창설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야기는 매우 구체적인 구조대원들의 활동으로 허구(fiction)가 사실(fact)로 오해될 정도의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산악구조에 필요한 상세설명이 작화 중간에 상세이 설명되고, 경험자만이 알 수 있는 구조 후의 상처('업어 내리기 슬링'이라는 방법으로 구조 했을 때 생기는 가슴의 상처) 등의 소개가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등반과 구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직.간접)경험이 없다면 표현되기 힘든 부분이다. 그만큼 만화의 디테일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산악구조에 대한 1차원적인 접근, 즉 단순한 설명의 나열이 아니라 전문적 소재를 이야기와 결부시켜 산악구조가 무엇인가라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산악구조라는 전문 소재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갈등을 그리고 있기에 재미와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한 군복무로 시작된 주인공들의 임무는 훈련과 실전을 치루면서 점차 진정한 구조대원으로 성장하게 되고, 83년의 북한산 국립공원의 조난사건과 얽혀 있는 비극의 가족사가 오버랩 되면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다음웹툰에서는 부분유료화 시스템으로 웹툰 본편 전체를 무료로 즐길 수는 없다. 새로운 수익모델의 창구가 될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이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만화는 공짜로 보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해본다.

(*시즌1의 경우 4화~12화 까지 600원의 가격으로 3일간 볼 수 있다. 읽고 보고 듣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면 이 즐거운 일거리를 제공하는 창작자에게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것임을...)

홍성수 작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어 향후 작품이 더욱 기대되고, 임강혁 작가의 전작(탄, 0.1초의 설렘, 슈퍼우먼)을 보았을 때 매우 다양한 필력과 화법으로 앞으로의 작품이 역시 기대된다.

국내 만화 시장의 규모와 불황으로 국내에서 전문적 소재의 만화작업이 상대적으로 한정적일 수밖에 없지만 국내 작가들은 끊임없이 소재 개발에 있어 전문적인 분야를 탐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아청법의 적용만 제대로 한다면 대한민국 만화는 문제 없을 것이다.

 "파이팅!!! 대한민국 모든 콘텐츠 크리에이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