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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시누
- 작성일
- 2021.1.7
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
- 글쓴이
- 오오다케 후미오 저
AK(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넛지>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행동경제학'을 경제학의 주요 지류로 만든지도 오랜 시간이 지났다. 효율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통해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수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넛지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공공부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닌 '넛지'이지만 '슬쩍 찌른다는' 그 정의답게 사회에서 눈에 띄게 확인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 넛지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 삶이 달라질 것 같았는데...
<쉽게 따라 하는 행동경제학>은 비합리적이고 멍청하기까지 한 사람들이 왜 그토록 이상한 행동을 선택하는지를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하고 넛지를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다. 기존의 전통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합리적인' 인간 대신 심리학에 기반하여 인간의 비합리성을 토대로 연구가 진행된 행동경제학에 대한 책이기에 재미난 심리학 관련 내용들이 많다. '경제학'이라 하면 무작정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행동경제학 또한 인간이 형성하는 시장과 경제 원리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심리학적 접근이 함께 하기에 훨씬 부드럽게 다가온다. 이미 마음속으로 정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 기준이 되는 정보에 따라 같은 금액인데도 할인율이 다르게 느껴지는 '기준점 효과(앵커링 효과)' 등 알아두면 좋은 심리학 이야기가 많다.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따라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보다 좋은 선택을 이끌 수도 있고, 나쁜 선택을 이끌 수도 있는 '넛지'의 세계로 발을 들인다. 마지막에는 넛지가 진정으로 사회 전체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공 분야, 즉 의료/복지/사회 정책 등에 대한 케이스 분석과 방향성까지 진단하며 책을 마친다.
책의 초반부는 심리학과 행동 경제학의 기본적인 개념들로 가득하다. 하루에도 수만 가지의 선택을 하기에 대다수의 선택을 자동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인간은 '휴리스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매크로처럼 간편하게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휴리스틱이 아니라면 인간은 물 한잔 마시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하루를 끝내고 말 것이다. 같은 양이더라도 이득보다 손실이 인간에게 다가오는 영향력이 2배 이상 크다는 손실 회피 성향,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때는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심리 성향 등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 짤막한 글로 구성되어 한눈에 여러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책의 큰 매력이 될 것이다.
행동경제학을 미처 몰랐던 독자들에게 간단한 정의를 안내한 후 넛지의 세계가 펼쳐진다. <넛지>라는 책이 행동경제학의 시조 격이었기에 <넛지>에서 다룬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전기 요금을 함께 표시함으로써 전기 사용량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케이스,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화석을 가져가지 않도록 아주 약간의 문구를 수정하여 큰 효과를 거둔 이야기 등 '별것 아닌' 행동 유도가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는 것은 무척 유쾌하다. 반면 불편한 순간이 다가오기도 한다. 최근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유튜브의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유도 버튼의 배치 방식 등은 기업이 넛지를 통해 사람들을 얼마나 손쉽게 유혹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이처럼 넛지는 아주 사소한 변화로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무심코 선택한 행동들이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노후대비에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연금 가입을 디폴트 값으로 정해놓고, 태어날 때부터 장기기증에 동의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놓는다. 한번 결정한 사항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 '비이성적인' 인간의 특성상 사회사 적극적으로 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디폴트 값을 고민하고 적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넛지로 만들 수 있는 사회 구조적인 변화를 책은 마지막으로 설명한다.
<넛지>라는 책은 사실 논문을 기반으로 서술된 논문집에 가까웠다. 덕분에 사람들은 행동경제학과 넛지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접하긴 했지만 자신들의 삶 속에 적용할 방법을 쉽게 찾지 못했다. 사람들이 넛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넛지'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넛지를 이용하는 방법을 책으로 내기 시작했다. <쉽게 따라 하는 행동경제학> 또한 많은 시민들이 넛지를 통해 현명한 인생을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탄생했다. 때문에 책은 쉽고 친절하다. 세상에 태어난 지 10년도 넘은 그 유명한 넛지를 당신의 삶 속에 진정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면, 넛지를 넛지하는 책을 읽어보자. 멍청하게 속는 일도, 하지 않아 후회하는 일은 줄고 당신을 기쁘게 하는 일은 보다 풍성해질 것이다.
넛지를 넛지 하는 방법, <쉽게 따라 하는 행동경제학>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AK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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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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