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eling

서정화
- 작성일
- 2016.4.11
부활 (2016)
- 감독
- 케빈 레이놀즈
- 제작 / 장르
- 미국
- 개봉일
- 2016년 3월 17일

기독교 영화의 대표작 '패션 오프 크라이스트'와 비교해서 말하자면,
기존의 기독교 영화는 예수의 죽음에 대해 자극적으로 표현하면서
(그 자체가 끔찍하고 눈물겹다. 그것만으로 이미 감성 자극)
예수를 따르던 추종자들의 삶을 더해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서 정말 기대를 1도 안 하고 봤다 ㅋㅋ 그저 그런 기독교 영화겠거니 하고.
제목마저 얼마나 직관적인가. '부활' 그 자체라니 ㅋㅋ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를 안 한 건 정말 큰 도움이었다.
나는 꽤 흥미롭게 봤으니까.
이야기의 흐름은 예수의 제자나 그 추종자들이 아닌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한 로마군인 '클라비우스'의 관점으로 진행된다.
십자가에서 별 이변 없이 예수는 죽었고 돌무덤에 묻었지만
사람들 사이에선 그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무덤을 지키라고 했지만 결국 그 시신은 사라지고 부활한 예수를 봤다는 증인들이 나온다.
클라비우스는 그들을 한명 한명 만나며 예수를 추적하기 시작.

클라비우스는 진심 어린 호기심으로 그들을 뒤쫓는다. 그들이 말하는 예수는 누구인지,
도대체 그들은 왜 예수를 따르는지. 끝까지 의심하며 그들을 경계하지만
그가 마주한 건 기적과 평안과 그리고 진실이었다.
정말이지, 의심은 믿음의 시작이랄까.
기존 기독교 영화와의 차별점으로 로마군인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 것이 전략이라면
꽤 신선했다. 클라비우스와 한 마음이 되어서 -함께 의심하며- 영화의 흐름을 따라갔다 ㅋ
성경에 열 두 제자 중 '도마'라는 인물이 있다. 의심이 많은 자였는데 예수의 부활 후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예수님이 부활했다고 말했지만
그는 예수의 손의 못자국과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중에 도마가 함께 있을 때 예수님은 나타나서 이렇게 말한다.
"네 손가락을 내밀어 내 손바닥에 넣어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어라.
너는 나를 보고서 믿느냐? 보지 않고 믿는 자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의 성경 요한복음 20장 24-29절)
오래도록 고민되었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산소를 볼 수 없지만 숨을 쉬면서 산소가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사랑을 볼 수 없지만 마음이 통할 때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

클라비우스는 결국 예수를 직접 만났지만
마지막까지 그를 의심했고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확실한 것은, 이제부터의 내 삶은 이전의 삶과는 달라졌다는 거요!
인상 깊은 장면을 꼽으라면,
클라비우스가 예수의 무덤을 지키라고 명령했던 두 병사 중 한 명을
예수의 부활 이후 만났을 때이다.
그 두 병사는 무덤을 지키던 중 술을 마셨고 잠이 들었다.
클라비우스가 현장에 갔을 땐 이미 무덤이 열린 채 예수의 시신은 사라졌고
두 병사 모두 도망친 후였다.
총독의 사면으로 두 병사는 무혐의로 풀려나고
클라비우스는 어느 술집에 잔뜩 취해 있는 한 병사를 찾아간다.
그때까지 클라비우스는 이 병사들이 예수의 시신을 예수의 제자들에게 넘기고
제자들이 예수가 부활했다는 소문을 낸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 병사는 잔뜩 취한 채 그가 본 것을 말한다.
술을 마셔서 잠들었던 그는 무덤에서 나오는 밝은 광채에 잠이 깬다.
눈이 부시도록 밝은 그 형체에 대해서 그는 홀린 듯이 이야기한다.
물론 클라비우스는 그 이야기를 믿지 않았지만
그 병사의 연기가 꽤 훌륭했다. 실제로 그 장면을 목격했다면 정말 묘사한 그대로이지 않았을까.
그 장면을 목격하고도 예수를 따르지 않는다면
술을 마시지 않고는 살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마음을 비우고 보면 꽤 흥미로운 영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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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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