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쥐보스
  1. 책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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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인생을 바꾸는 정리기술
글쓴이
윤정훈 저
다연
평균
별점9.5 (34)
돼쥐보스


한동안 미니멀리즘 책을 읽지 않았다. 무언갈 갖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온라인 쇼핑몰에 들락날락하는 게 일이었다. 낙이기도 했다. 지금 필요하지 않은 물건인데도 싸다고 쿠폰을 준다고 그것도 더블로 준다고 해서 마구 질러댔다. 칫솔 20개, 치약 10개, 비누 20개씩을 사서 욕실 수납장에 넣어놨다. 화장지는 30개들이 세 세트를 샀다. 액체 세제가 떨어진 것도 아닌데 그걸 핑계로 대형 마트에 갔다. 액체 세제는 핑계에 불과하고 돼지고기를 잔뜩 샀다.


짠테크에 대한 책을 읽고 일주일에 생활비를 정해 이체해서 쓰고 있는데 돈이 들어오자마자 썼다. 안돼! 외치며 예스24 북클럽에서 미니멀과 정리에 관한 검색어를 넣어서 책을 찾았다.(예스24 북클럽 만세!) 『인생을 바꾸는 정리 기술』을 먼저 읽었다. 사업에 실패한 저자가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찾게 된 정리와 버리기의 마법이 들어있다. 마법이라고 썼는데, 마법 맞다.

나도 예전에는 물건을 잔뜩 쌓아 놓고 살았다. (지금도 그 습성은 좀처럼 고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한동안 '최소한의 삶'을 주제의 책을 읽으며 정리해 나갔다. 처음엔 정리, 수납의 과정이었다. 정리 좀 해본 사람은 안다. 정리란 정리만으로 정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버려야 한다. 『인생을 바꾸는 정리 기술』의 정리 컨설턴트로 일하는 저자도 강조한다. 버려야 정리할 수 있다고. 버리면서 얻게 되는 인생의 변화를 느껴볼 것을 주문한다. 저자가 일하면서 얻은 정리 경험 일화를 들려주어 딱딱하지 않다. 우리 이웃의 더 나아가 나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양말 개는 법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라 해 보았다. 아껴둔 양말이었는데 곰팡이가 피어 있어서 충격!!!



마침 쉬는 날이어서 『1일 1분 정리법』을 읽고 옷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자신의 정리력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1분이면 족하다. 책상을 치우거나 외출해서 돌아와 옷을 걸어두는 일은. 밥 먹고 바로 설거지 하고(이건 좀 힘들 수도 있겠다. 개수대에 그냥 담가 두는 즐거움이 만만치 않기에) 서류를 받으면 공중전으로 해결하는 일.

공간별로 분류해서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알려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결심을 했다. 옷을 정리하자! 안다. 정리는 버려야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옷을 보고서 아깝다는 마음이 들면 당장 버리지 말라고 한다. 일단 보관했다가 생각나지 않으면 버리면 된단다. 살이 빠지면 입을 거야. 살이 찌면 입어야 하는데. 하는 추측과 가정으로 이루어진 옷 무덤을 들여다봤다. 한숨. 나 자신이 한심해서.

비싸게 주고 사나 싸게 주고 사나 입지 않으면 옷은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 이사 오기 전 이사 오고 나서 버린다고 버렸는데도 입지 않은 옷이 한가득이었다. 죄송합니다. 이제 물건을 살 때 신중한 마음으로 사겠습니다. 아니 소유해야겠다는 마음을 버리겠습니다. 『1일 1분 정리법』에서 내가 얻은 귀한 깨달음은 이렇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다시 버리기로 마음먹었다』는 단사리의 규칙을 강조하는 책이다. 불필요한 물건을 끊고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면서 집착에서 벗어나는 단사리. 소유의 집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마음을 파고든다. 정리와 정돈의 차이점을 알려주면서 그것이 최소주의로 가는 길이 아니라고 말한다. 버리기. 정리와 정돈은 물건을 주체로 두고 하는 행위라면 버리기는 나 자신이 주어가 된다.

물건으로 가득한 방을 상상해보라. 먼지가 춤을 추고 곰팡이가 피어 있는 줄도 모른 채 옷을 쌓아두고 있는 방. '클러터 컨설턴트' 즉 잡동사니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저자는 단사리 세미나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의 사연에 집중한다. 물건을 버리고 청소를 했을 뿐인데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인생은 변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한다. 아니다. 행동이 마음을 먹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버리지 못하는 유형을 예로 들면서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의 불안감으로 물건을 사는 건 아닌지 묻는다. 정리를 위해 수납 도구나 수납장을 사지 말라고 한다. 물건을 이동하거나 감추는 건 정리가 아니다. 버려라.

자꾸 버리라고 하는데 난 절대 버릴 수 없다고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추억과 사랑과 기억이 담긴 물건들. 나를 나이게 하는 물건들. 소중해서 단 하나도 버릴 수 없다고 울부짖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데 의외로 버리고 나면 생각이 나지 않더라. 그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쓰지 않는다는 건 쓸모가 없다는 증거다.

시작이 어렵다. 그럴 땐 '미니멀, 최소주의, 버리기'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시길. 목이 늘어난 양말을 버리지 못하고(창틀 닦을 때 쓰지 않을까 하고 모아두었는데 물티슈로 닦고 있었다) 봉지 가득 모아 놓은 나에게 구멍 난 속옷을 애지중지하고 있는 나에게 『다시 버리기로 마음먹었다』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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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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