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문의 지리적 위치

(하문 지도)

 중학교 사회시간에 배운 우리나라의 기후 기억하시나요?

 “우리나라는 중위도의 온대 기후대에 속해서 사계절이 뚜렷하고,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사이에 위치해서 여름과 겨울의 기온과 강수 차가 크며, 겨울에는 대륙의 시베리아 지역으로부터 차고 건조한 북서 계절풍이 불어와 날씨가 몹시 춥고 건조하다.”

 모두 이 정도는 아직 기억하시고 계시죠? 그렇다면 이번에는 세계지리에서 배운 것들을 떠올려보아요. ‘몬순기후’, ‘아열대기후’ 이 두 단어 기억 나시나요?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 두 가지 기후! 바로 하문은 몬순기후와 아열대기후에 속하는 곳이랍니다. 하문에 오시면 이 두 가지 기후를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지요.

 아열대 기후란, 열대와 온대의 중간 정도의 기후로, 한 해 8개월 이상 월 평균기온이 섭씨 10도 이상이고,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이 18℃ 이하인 기후를 말하는데요, 최근 온대기후에 속하는 우리나라도 온난화의 영향으로 남해안의 경우 아열대 기후에 속하게 되었다고 들은 것이 기억나네요.

 한편 몬순기후란 겨울에는 대륙에서 대양으로, 여름에는 대양에서 대륙을 향하여 약 반년의 주기로 변화하여 부는 계절풍에 의한 기후로 인도•동남 아시아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기후인데요, 고온다습한 열대 해양 기단에 의하여 기후가 고온다습하고 비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아열대&몬순기후에 속하는 하문)

 
(해양성 기후를 가진 하문의 바다)

어떠신가요? 아열대&몬순기후대에 속하는 하문의날씨 대충 짐작이 가시나요?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하문의 1년 날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 하문의 1년 기후

하문의 1년 최저.최고기온

(출처: 中国气象局国家气象信息中心)

 하문의 1년 기후표

(출처: 中国气象局国家气象信息中心)

 (1) 하문의겨울 (11월~3월 초)

 자, 이제 여러분들이 하문의 날씨는 어떤지 맞춰보세요!

 “하문의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기후라구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먼저 하문의 겨울에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위의 도표를 보시면 가장 추운 1월의 평균 최저기온이 9.7도로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우리나라의 겨울에 비하면 따뜻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하문에서 몸으로 직접 체감하는 겨울은 결코 한국보다 따뜻하다고 말할 수 없답니다.왜 그런지 궁금하시죠?

 그 이유는 바로 난방기에 있습니다. 비교적 겨울이 짧은 남방지역은 예전부터 난방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겨울을 버텨왔기 때문에 난방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부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버스, 학교, 모든 상가건물, 심지어 유명 커피 전문점들에 들어가도 난방기가 없어 따뜻함을 느낄 수 없답니다. T.T 비록 한국의 겨울 기온은 영하 10도 이상으로 내려가 무척 춥지만 어디를 가도 난방기가 있어 따뜻함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에 반해 하문은 24시간동안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항상 영상 7~10도의 기온을 느껴야하는데요, 바닷바람이 많은 하문기후의 특징까지 더해져서 몸으로 느끼기에는 영하에 가깝게 느껴진답니다.
그래도 영상 7도에서 10도 정도인데 뭐 그리 춥겠어 라고 하시는 분들! 저는 2월 초에 하문에 도착했는데요, 처음 도착해서 잘 때 너무 추워서 집안에서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잤답니다. 하문에서 겨울을 보내면서 한국의 찜질방이 그렇게 그립더라구요. 그런데 이쪽은 겨울이 짧다 보니 찜질방도 찾아볼 수가 없었답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유학생들이 하문의 겨울을 얕보고 겨울옷을 조금 챙겨오는데요, 그런 친구들 모두 하문의 겨울을 지내본 후 근처 상점에서 겨울옷을 구입하거나 집에 전화해서 겨울 옷을 보내 달라고 한답니다. 그러니까 겨울(11월~3월초)에 하문에서 유학을 하거나 여행을 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따뜻한 옷들을 넉넉히 챙겨오시길 바랍니다.

(겨울- 중국 친구들의 옷차림)

 하문의 겨울을 보내는 한가지 팁! 

 남방사람들은 난방기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 따뜻한 차를 계속 마셔줌으로써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한답니다. 저도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계속 마셔서 체온도 유지하고 몸도 건강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지요. 

복건성의명차철관음

(출처 : www.baidu.com)

(추운 하문의 겨울을 버티기 위해 종종 마시던 차)

 (2) 하문의 봄/가을 (4월~5월, 9월~10월)

 하문의 봄, 가을은 우리나라의 봄, 가을보다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마치 봄, 가을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문에도 겨울에서 여름으로 가기 전 점점 따뜻해 지는 기간과 여름에서 겨울로 가기 전에 점점 선선해 지는 기간이 있지요. 바로 하문의 봄, 가을입니다.
보통 3월 초까지 춥던 날씨는 4월로 들어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더워져서 5월 초부터는 우리나라의 여름과 비슷한 날씨를 보입니다. 그리고 거의 9월 말까지 더운 여름날씨가 이어지다가 10월에는 우리나라 가을 같은 선선한 날씨가 되지요. 이렇게 봄, 가을이 짧다 보니 사실 봄, 가을 옷을 입을 수 있는 기간이 짧답니다. 저는 여름에이든 겨울이든 다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봄, 가을 옷을 가장 많이 가져왔는데요, 제 생각에는 봄, 가을 옷은 두 세벌 정도만 있으면 충분할 것 같구요, 여름 옷과 겨울 옷이 많은 게 더 적합할 것 같네요.

 (3) 하문의여름 (5월말 ~ 9월 말)

 짜잔! 이제는 몬순, 아열대기후에 속하는 하문의 대표기후 여름입니다. 앞서 하문의 여름은 고온다습한 열대 해양 기단의 내습에 의하여 기후가 고온다습하고 비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미리 말씀드렸는데요. 그래서인지 정말 6월 들어서는 이틀 중 하루는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는 것 같아요.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맑은 하늘을 보기가 힘들답니다. 비가 많이 오는 원인도 있지만 섬 특유의 해양성기후와 몬순기후가 더해져서 얼마나 습도가 높은지~ 얼마 전 북경에서 여행을 마치고 하문으로 돌아왔을 때의 경험을 소개해 드리자면, 건조한 북경 날씨 속에서 여행을 하다가 하문에 도착하자마자 몇 분간 엄청난 습기 때문에 숨이 제대로 안쉬어질 정도였답니다. 집에 들어가서도 여행 후 지친 몸으로 높은 습도를 견디기 힘들어 에어컨을 켜고나서야 편안히 잠을 잘 수 있었지요. 우리나라의 여름도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으로 인해 습하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문에서 느끼는 습도는 우리나라 여름의 습함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하문의 여름 모습)

 습도는 그렇고~ 기온을 어떨까요! 8월의 최고평균기온 31.8도? 우리나라도 여름에 최고기온 30도를 넘는 날이 많은데 비슷한 것 같다구요?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서울의 8월 평균기온은 28.1입니다. 최고평균기온 대략 4도가 나는 건데요, 실제로 하문의 8월 여름은 35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날도 적지 않답니다. 우리나라보다 적도에 가까워 태양이 무척 뜨거운편인데요. 그래서인지 많은 학생들이 양산을 사용한답니다. 비가 내릴 때 모두 우산을 쓰고 다니는 것처럼 대부분의 학생들이 강한 태양광을 피하기 위해 양산을 사용하고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지금 비가 내리고 있나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랍니다.

(모두들 양산을 들고 있는 모습)

 하지만 하문의 여름이 너무 덥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중국의 남방을 대표하는 하문은 겨울과 달리 여름에는 어디를 가나 천국이랍니다. 왜냐하면 버스부터 시작해서 모든 건물안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물론 밖은 덥고 습하지만 실내 생활이 많은 현대생활의 특징상 실내에서는 항상 쾌적함을 느낄 수 있어요. 겨울과는 정반대의 상황이죠? 무더운 하문의 여름아래 쾌적한 도서관에서 중국어를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시지 않나요? 야외활동이 많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물론 고온다습한 기후이지만 해양성 기후의 특징상 바람이 많이 불어 그늘을 찾아서 휴식을 취한다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더위를 달래줄거에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추천을 해드린다면 8월보다는 7월, 7월보다는 6월에 오시는 것이 여행하기에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