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춘절입니다.
 

1. 춘절 春节

 새해가 시작되는 1월1일을 중국은 한국의 신정과 마찬가지로 원단(元旦)이라고 부르며 하루를 쉽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설은 바로 음력 1월 1일인 춘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춘절 첫날에 중국에서는 교자(餃子)를 먹습니다. 왜 하필 교자인걸까요? 여기에는 그들의 뜻이 담겨있습니다. 아마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8'이라는 건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이는 바로 숫자'8(八, bā)'의 발음 발음이 '돈을 벌다'라는 뜻의 发(fā)와 비슷해서입니다. 춘절 첫날에 교자를 먹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교자의 교(交, jiāo)자 발음이 교체를 나타내는 한자와 같아,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新舊)이 교체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또한 교자 속에 돈이나 사탕, 땅콩 등을 넣어서, 동전이 들어있는 교자를 먹는 사람에게는 새해에 재물운이 따르고, 땅콩이 들은 교자를 먹는 사람은 장수운이 따른다고 여기는 놀이를 즐깁니다.

 이외에 즐겨먹는 설떡(年糕, niángāo)도 발음이 년고(年高, niángāo)와 비슷해 '새해의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여긴다고 합니다. 아침에 춘절의 음식을 먹고 난 후에는 식구, 이웃, 친지 등을 방문하고 절하는 새해 인사(拜年, bàinián)를 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섣달 그믐날인 추시(除夕)를 지냅니다. 추시에는 가족들과 ‘니엔이예판(年夜饭）’을 먹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설특선영화'와 같이 중국방송의 '춘지에완후이(春节晚会）'라는 대형 춘절특집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만두를 빚거나, 마작 놀이를 하며 자정을 기다리는 데요, 이를 중국어로는 쇼우수이(守岁）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제야에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우는 것과 같습니다. 참 비슷하죠?

<한 호텔의 니엔이예판(年夜饭) 광고>

<가족이 모여 年夜饭을 먹는 일반 중국 가정집의 모습>

<쇼우수이(守岁）>

 또한 춘절 명절음식에는 생선요리를 빠뜨리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이에도 역시 생선을 뜻하는 한자, 鱼 (yú)가 풍요롭고 넉넉하다는 余(yú)와 발음이 같아서라고 합니다. 춘절을 맞이해서 대련을 비롯한 집 대문이나 벽에 붙여놓는 그림을 보아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움을 바라는 중국인들의 뜻을 볼 수 있습니다. 새해인사 중에서도 '余’자가 포함된 ‘해마다 풍요롭길 바란다.'는 뜻의 年年有余(niánniányǒuyú)의 문구도 알아둔다면 좋겠죠?

 춘절의 마지막 날인 정월 대보름날을 중국에서는 ‘원소절(元宵節)’이라 하는데, 이전에 궁중에서 등불을 켜놓고 제사를 지내던 풍습이 이어져 내려와 이때가 되면 연등놀이를 즐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소절에는 중국 3대 명절식품으로도 불리는 탕원(湯圓:알심이를 넣은 탕)을 먹습니다. 전통적인 탕원에는 깨 소가 들어있어 있는데, 요즘에는 콩고물·대추, 혹은 새우·햄·생선살·야채 등 종류가 아주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마트에서 다양한 종류의 탕원을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직접 만드는 가정이 줄었지만, 남방지역의 사람들은 손수 만들어먹기를 즐긴다고 하네요. 만드는 방법은 뜨거운 물로 반죽한 찹쌀과 호두, 땅콩, 깨, 대추, 팥 등으로 만든 소를 동글동글한 새알심으로 빚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만드는 방법에는 북방지역과 남방지역의 방법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또 한 가지! 탕원은 짝수로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탕원>

<탕원 만드는 과정>

 
2. 청명절 淸明节

 청명(淸明)이란 24절기의 하나로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가집니다. 농업국가였던 중국에 기후가 변함을 뜻했던 청명절은 중요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청명절에도 즐겨먹는 음식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청단인데요, 한국 떡 중에서 경단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쓰촨 등지에서는 밀가루와 채소 등을 넣어 만든 칭밍빙(清明饼)을 즐겨먹고, 꾸이조우 등지에서는 청명절쯤 나오는 채소인 칭밍차이와 밀가루, 고기로 만든 칭밍차이바(清明菜吧)를 즐겨먹는다고 합니다.

<청단>

3. 단오절 端午节

 단오절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명절 중 하나이죠! 중국에서 단오절은 2000년 이상 내려오고 있는 중요한 명절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단오의 기원에 있어 가장 보편적인 설은 초나라 애국시인 굴원(屈原)을 기리는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요, 초나라 멸망 후 강물에 뛰어든 그의 시체 주변으로 물고기 떼들이 모여드는 것을 본 사람들은 그의 시신이 물고기들의 밥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대나무통에 쌀을 담아 강에 뿌려 물고기들을 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를 기리기 위해 강에 던진 제물들을 강 속의 교룡(蛟龍)이 몰래 먹는다고 생각하여 죽통을 교룡이 가장 무서워하는 멀구슬 나뭇잎으로 싸고, 채색 비단실로 묶었는데, 그 후 매년 음력 5월 5일이면 그를 기념하기 위해 대나무통에 밥을 쪄서 먹는 게 풍습처럼 전해지면서 오늘날의 쫑즈(粽子)로 변화해온 것이라고 합니다.
 

<쫑즈>

 쫑즈는 대나무 잎으로 찹쌀을 곱게 싼 다음 삶아먹는 음식인데요, 지역에 따라 재료방법이나 사용재료, 대나무 잎으로 감싸는 형태도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오늘날 알려진 전통적 조리법은 우선 찹쌀을 물에 물리고 잎(갈대잎이나 대나무 잎 등)을 물에 담가 적셔 준비한 후 고기, 단 팥, 대추 속살 등 기호에 맞는 재료를 소로 만들어 준비한 잎에 꾹꾹 넣어 삼각형, 방형 등으로 만들어 찌거나 삶아 만드는 것입니다.
 
 쫑즈는 강남지역(江南/ 창장(长江) 하류의 남쪽 지역으로 쑤난(苏南), 완난(皖南), 저베이(浙北) 등의 지역을 가리킴)의 쫑즈가 유명합니다. 북방지역의 쫑즈가 간단하게 흰쌀을 쓰거나, 팥, 대추 등으로 변화를 주고 설탕을 찍어먹는 것과 달리, 강남지역의 쫑즈는 찹쌀을 우선 간장에 담가 두어 색과 맛을 들이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특징이라고 합니다. 간장에 간이 배인 찹쌀을 각종 소와 함께 쪄낼 경우 그 향기가 식욕을 돋구어 준다고 하네요. 잎을 쌀 때 사용하는 채색실로 속에 들은 소를 구분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4. 중추절 中秋节

 중추절에는 가족들이 모여 앉아, 햇곡식으로 먹을 것을 장만하여 감사하는 달맞이 행사를 즐깁니다. 이때 가장 즐겨 먹는 것은 월병(月餠)입니다. 월병은 달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제사용품이었다고 하는데, 중추절에 월병을 먹는 풍습은 원(元)대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당시 주원장(朱元璋)이 원조의 폭정에 대립하여 한족 백성을 이끌 때 8월 15일에 봉기하는 것을 약속하는 서신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했는데, 이때 월병에 그 서신을 끼어 전달하였고 성공적으로 원나라를 무너뜨리고 명나라를 세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중추절에 월병을 먹는 풍습이 생겨났다고 하네요. 현재는 월병을 스타벅스, 하겐다즈, Dairy Queen, 편의점, 베이커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월병이 지인 간 선물로 많이 주고받으면서 점차 고급화되고, 그만큼 가격도 천차만별로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의 월병(위)과 하겐다즈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월병(아래)>

 중국인들에게 월병을 먹는 데에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적게 먹되 많이 먹지 않는 것으로, 월병은 당분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좋지 않다고 합니다. 둘째, 월병은 유지가 산화되어 본래의 맛을 빨리 잃기 때문에 반드시 신선한 것을 먹어야 한다고 하고 마지막으로 월병은 아침, 정오에 먹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