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일본은

sisajapan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1.10.18
여러분은 고교시절, 어떤 일을 가장 잊지 않고 계시나요? 길고 지루했던 고3 시절? 철없던 방황?
아마 일본의 친구들은 ‘문화제’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화제’. 한두번 들어본 분들도 계시겠지만,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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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학교 축제를 통칭할 때 ‘문화제-분카사이(文化祭)-’라고 합니다. 사립 교육기관에서는 ‘학원제-가쿠엔사이(学園祭)-’라고 하는 경우가 있고, 대학의 축제를 다이가쿠사이(大学祭)라고 하기도합니다. 실제로 일본 고등학생들에게 있어 문화제는 고교시절의 잊을 수 없는 뜨거운 추억으로 남곤 한답니다. 특히 한국과는 달리 부활동(동아리)이 활발한 일본고등학교의 문화제는 각종 볼거리로 가득합니다.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영화, 드라마 또는 만화를 통해 제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경험하셨을텐데요. 이번엔 실제로 고등학교 문화제에 참석을 해서 학생들이 문화제를 준비하고 활약하는 모습들을 담아보았습니다.
분쿄학원대학여자고등학교(文京学院大学女子高等学敎)
오늘 방문할 학교는 도쿄도 분쿄구(東京都文京区本駒込6-18-3)에 위치한 분쿄학원대학여자고등학교입니다. 분쿄학원대학여자고등학교는 리쿠기엔(일본의 대표적인 전통정원)에 인접해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바와 같이 나무숲 옆에 학교가 있어 도쿄 속에서 자연의 풍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정원과 인접해있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일지도 모르지만,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름엔 벌레가 너무 많아 곤욕을 치른다고 하기도 하네요.
분쿄학원여자대학고등학교는 학교 이름에 ‘학원’이 들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교이름 안에 ‘학원’이 들어가 있는 경우는 사립학교입니다. 제가 방문한 분쿄학원여자대학고등학교 역시 사립 고등학교로, 도쿄의 여유있는 집안의 아가씨(일명, 오죠상)들이 다니는 조용하고 품위있는 느낌의 학교입니다. 실제로 일반 고등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해도 제재를 받지 않는 반면, 이곳 분쿄학원여자대학고등학교의 여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다 적발되었을 경우 어떤 아르바이트더라도 퇴학처분을 받는다고 하네요. 꽤나 살벌한 징계입니다. 다만,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면 교내 담당교사와 상담후 허가를 받은 후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걱정할 일 없는 것이, 이곳 학생들은 대부분 여유있는 집안의 아가씨들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학생으로서의 모습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오직 학업과 교우생활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의 학교입니다.
다소 딱딱해보이는 이 학교, 과연 학원제는 어떤식으로 진행될까요? 문화제(학원제)에 방문해보고 싶다면?
일반적으로 고교문화제는 9월에 토,일요일 이틀에 걸쳐 개최됩니다. 어떤 학교의 경우에는 토요일은 교내학생대상으로 진행하고, 일요일은 학부모 및 주변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반 도립, 시립고교의 경우는 허가없이 방문해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광이나 유학생활 중에 고교문화제를 방문하고 싶다면 인터넷으로 주변학교를 찾아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연간계획표를 확인하시면 문화제(학원제)가 언제 개최되는지 확인할 수 있답니다.
반면, 사립고교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분쿄학원대학여자고교 역시 사립고교라 입장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재학중인 학생을 통해 학생의 학년, 반, 이름이 적힌 초대권을 받아 입장시 본인의 이름과 주소등을 간략히 적어서 제출합니다. 그러면 일종의 입장권과 같은 팔찌나 명찰을 걸어줍니다. (이는 타학교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입장시 학교 주변에 남교사들이 배치되어 수상한 사람이나 불량학생들이 입장하지 못하도록 순찰을 도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학원제 준비과정 D-1
학원제 개최 하루를 남겨둔 날의 모습입니다. 1주일에 걸쳐 방과후에 조금씩 준비를 진행시켜 온 것이 마지막으로 완성되는 날입니다. 익숙한 교실과 복도가 형형색색의 풍선과 개성만점의 포스터로 장식되었습니다. 내일로 다가온 학원제에 학생 모두 들떠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학교의 경우 24일은 각 클래스, 25일은 각 부활동(동아리활동)이 중심이 되어 일일점포를 운영하거나 발표를 했습니다. 각각 클래스와 동아리의 스타일을 담은 장식물을 만드는데 집중한 학생들! 운동장에서는, 가라테부나 체조부, 마칭밴드가 최종 리허설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준비에는 육체 노동도 피할 수 없죠! 무거운 전시용의 패널이나 공구를 여학생들만의 힘으로 이동, 설치합니다. 학생들에게 이런 크고 작은 준비과정들이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작은 연습이 되지 않을까요?
기다리고 기다린 아야메사이(文女祭-あやめさい)당일! 태풍 때문에 걱정을 했지만, 학원제가 펼쳐지는 이틀 모두 상쾌한 날씨로 많은 방문객들이 찾았습니다. (2일간으로 약 6,000명-출처 분쿄학원 홈페이지) 각 반과 동아리에서 운영하는 일일 점포는 어딜가도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다른 일본 학교보다 동아리활동이 특히나 두드러지게 활발한 분쿄학원은 교내 모든 곳에서 전시나 발표를 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지금까지의 연습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었고, 방문객들도 즐길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교내에서는 방문객을 대상으로한 다양한 체험활동도 준비되어있었습니다. 과학실에서 과학부 학생들이 준비한 실험에 참가해 눈을 떼지 못하는 두 어린이. 직접 참가하는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도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학원제 스케치
운동장에서도 운동으로 부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여러가지 연기가 펼쳐졌습니다. 여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체조부의 연기에 이어, 강호 축구부의 등장. 뒤이어 그리고 분쿄학원의 자랑인 마칭밴드(관악부)에 의한 연주를 차례차례 볼 수 있었습니다. 야외에서 펼쳐진 공연은 운동장과 학교를 둘러싼 방문객이나 재학생으로부터 아낌없는 성원과 박수를 받았습니다.
연기 후에, 지금까지의 연습이나 동료들과의 추억등이 밀려와 울음을 터뜨리는 학생도 적지 않았습니다. 작은 실수가 있었다고 해도 선후배와 함께한 동아리활동을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구축한 우정은 어느 것도 대신하기 어려운 보물이 되겠죠. 앞으로의 생활 속에서, 그 보물은 큰 격려가 될 것입니다. 분쿄학원대학여자중.고교학생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위 사진은 학원제가 끝나고 방문객들이 돌아간 후, 교내의 홀에 모여 후야제를 즐기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모습입니다. 모두가 즐거운 얼굴로 오랜기간 준비해온 학원제를 마무리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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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고교 문화제(학원제)를 다녀와서...
1. 토/일요일 주말에 개최하는 문화제
2. 활발한 부활동(동아리활동)
사실 저는 이곳을 방문하기전, 고교 문화제에 방문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가슴이 뛰었습니다.특별히 일본고교라서가 아니라, 대학생인 지금, 고교시절 순수한 열정과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직접 들어서 이곳저곳을 구경하면서, ‘아! 정말 순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문화제를 준비했구나!’하는 생각에 학생들이 더욱 귀엽고 기특하게 보였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일본고교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고등학교의 문화제에 방문해보세요. 꿈많고 열정 가득했던 고교시절의 내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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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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