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으로 성격을 분석한 것은 언제 부터 였을까요?

 혈액형 성격학은 사실 백인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한 우생학이 그 출발입니다. 20세기 초에 유럽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A형과 O형의 인간은 우수하고 아시아인들이 주로 많이 가지고 있는 B형의 인간이 더 열등하다고 말하기 위한 증거로써 만들어진 이론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초점이 ‘우열’에서 ‘성격’으로 바뀐 것이지요. 혈액형 성격학의 이론적 형태를 갖춘 사람은 후루카와 타케지라는 사람인데요. 무려 1927년에 <혈액형에 의한 기질 연구> 라는 논문에서 혈액형별 성격을 진단했다고 합니다. 후루카와 교수가 언급한 혈액형별 특징을 여러분께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한번 자기 성격과 맞는지 살펴보세요!

 어떠신가요?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으시죠? 이 논문이 발표 된 시기에는 후루카와의 연구를 추종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론에 대한 각종 의문과 비난으로 인해 혈액형 성격 이론의 힘이 약해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던 혈액형 성격론은 1970년대 말 방송작가출신인 노미 마사히코 라는 사람에 의해 부활합니다. 노미 마사히코는 1971년 <혈액형으로 알 수 있는 궁합> 이라는 책으로 대 히트를 친후 <혈액형 인간학> 이라는 책으로 혈액형 성격론 열풍의 정점을 찍게 되죠. 이 책이 인기를 얻으면서 그때부터 혈액형 성격론이 화제가 되고 상당한 유행을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노미 마사히코가 죽은 후에도 그 대를 이어 아들 노미 도시타카가 계속해서 혈액형 인간학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 노미 부자는 계속되는 연구와 함께 혈액형에 관한 저서를 꾸준히 출판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이 부자가 구분한 혈액형별 성격 특징을 한번 살펴보실까요?  

 혈액형별 반응 실험

 또 일본에서는 이런 방송도 있었습니다. ‘Aの아라시’ 라고 일본 아이돌 그룹 아라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보거나 들어보셨을 프로그램인데요. 여기서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혈액형별 실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각 교실에 같은 혈액형의 아이들만 모아 놓고 아라시의 멤버 한명이 교사로 등장해 수업을 하다가 중요한 꽃병을 깼을 때의 반응을 살펴 본 실험인데요. 

 먼저 A형 실험에서는 멤버가 꽃병을 들자 깨질까봐 걱정하는 반응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수로 꽃병을 깨뜨리자 그 즉시 선생님께 달려가 말하는 반응을 보이네요.

 두 번째로 B형 실험 입니다. B형 아이들은 꽃병이 깨지자 도라에몽에게 부탁하면 고쳐준다는 등 엉뚱한 말을 하네요. 꽃병을 깬 선생님이 비밀을 지켜달라고 하자 흔쾌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이 꽃병을 누가 깼냐고 물어보니, 정말 비밀을 지켜주네요!

  O형 은 꽃병이 깨지자 꽃병을 깨뜨린 선생님에게 귀엽게 야단을 칩니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이 꽃병을 누가 깨뜨렸냐고 물어보자 주저 없이 범인을 지목합니다.

 마지막으로 AB형의 반응을 보실까요? AB형 아이들은 꽃병을 깨기 전부터 다른 혈액형 아이들보다 개성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선생님께 다짜고짜 외롭다고 말하거나 의자를 뒤로 젖혀 누워있네요. 꽃병을 깨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비밀로 해달라고 해도 알겠다고 하네요. 그러나 다른 선생님이 누가 깻냐고 묻자 바로 범인을 지목합니다. AB형은 정말 예측불허의 반응을 보이네요.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혈액형별 공통된 특징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죠?

혈액형인 주제인 드라마&영화

또 일본에서는 혈액형을 주제로 한 드라마도 방영 된 적이 있습니다.

 혈액형별 여자가 결혼하는 방법(血液型別オンナが結婚する方法) 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2009년 후지 TV에서 방영한 4편 분량의 짧은 드라마입니다. 같은 이름 다른 혈액형을 가진 4명의 연애 이야기인데요, 재밌는 점은 실제 연기자들도 맡은 드라마 캐릭터의 혈액형과 같은 혈액형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덧붙여서 한국에서도 혈액형을 주제로 한 영화가 있었죠! 바로 ‘B형 남자친구’입니다.

 이 영화는 B형의 남자와 A형의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멜로 영화였는데요, 이때 한창 한국에서 B형 남자가 화제였던 기억이 나네요^^. 확실히 한국과 일본에 혈액형 문화가 깊게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이렇듯 일본에서는 혈액형이 사람을 판단하는 꽤 중요한 코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9년도에는 일본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무려 4편이 혈액형과 성격에 관련된 서적이었고, 500만부 이상 팔린 혈액형 시리즈도 있었다고 합니다. 혈액형에 맞춘 여성용 액세서리도 유행했으며 중매 회사에서도 혈액형에 따라 주선을 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입사지원서에 혈액형을 쓰는 칸이 있는 곳도 한국과 일본 뿐이라네요.

 한국&일본이 혈액형별 성격론에 열광하는 이유는?

 혈액형별 성격론은 이렇게 먼저 일본에서 만들어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후에 한국까지 전해들어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독 한국과 일본에서 혈액형별 성격론이 열풍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과 일본이 속해있는 동양 문화권은 대인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어느 집단 안에 속하지 않는 것을 아주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하네요.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혈액형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면 동질감을 느끼기 쉬워지고 어딘가에 소속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도 누군가를 처음 만나서 대화할 때 그 어색함을 풀기 위해 혈액형을 물어보면서 대화를 풀어나가면 조금 더 어색함이 줄어드는 거 한번쯤은 경험 해 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쉽게 소속감을 느끼거나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본인들 그리고 한국인들에게도 혈액형은 참 편리한 의사소통 수단이 된 것이지요!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사고방식이 밑바탕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혈액형과 성격과의 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회 속에 깊이 박힌 사람들의 인식만큼 무서운 것도 없죠.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혈액형별 성격론은 이미 사람들에게 깊숙이 자리 잡은 하나의 문화코드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혈액형과 성격의 관련성을 믿으시나요?

 그럼 이상 오늘 기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