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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ajapan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2.10.16
일본 애니메이션,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감동 육아일기 <늑대아이>
안녕하세요. Little J 대학생기자단 홍소영입니다. 여러분들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는 누구인가요? 부모님, 그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라 대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존재가 바로 어머니이기도 하죠. 그러나 우리 곁에 너무나도 가까이 있기에 오히려 그 감사함을 잊고 사는 존재 또한 어머니가 아닐까요. 이번 기사는 한 어머니와 두 아이의 성장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썸머워즈>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선보이는 또한 편의 감성 판타지, <늑대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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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늑대아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다!
<늑대아이(원제 : 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 는 올해 7월 일본에서 개봉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으로, 평범한 대학생 '하나'가 늑대인간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유키’와 ‘아메’라는 두 아이를 낳아 기르는 13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일본 전국 381개의 스크린에서 상영이 되었고 개봉 이틀만인 7월 21, 22일 동안 3억 6514만 9000엔, 한화 약 52여 억 원에 달하는 흥행수입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개봉 59일동안 약 2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40여억 엔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유명인사들의 호평도 쏟아졌는데요, 건담 시리즈의 창시자인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개척했다’며 극찬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이사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도 <늑대아이>를 본 후 삽화를 그린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고정 팬이 많은 만큼 적은 개봉관 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입 소문을 타고 있으며, 유명 영화평론가 이동진씨가 별 다섯 개라는 최고의 평점을 주기도 했습니다. 저도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시간을 달리는 소녀’인 만큼 호소다 감독의 팬인데요, 이 작품도 제가 극장에서 두 번 관람한 몇 안 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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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사랑하게 된 사람은 '늑대인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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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
늑대인간인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났기에 역시나 평범한 아이가 아닌, '늑대아이'였던 유키와 아메. 때문에 두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은 더욱 순탄치 않았습니다. 육아를 위해 하나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도 그만둡니다. 오로지 두 아이만을 위한 생활을 시작한 것입니다. 활발한 성격의 누나 ‘유키’는 흥분하거나 보챌 때면 귀와 꼬리를 쫑긋 내민 늑대로 변해 온 집안을 어지럽히고, 내성적인 성격의 동생 ‘아메’는 모유도 잘 먹지 않고 밤새도록 울어대는 바람에 이웃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습니다. 산책을 나갈 때에도 혹여 두 아이가 늑대인간인 것을 들키지는 않을까 불안해하고, 아이가 아플 때 일반 병원과 동물 병원 중 어디를 가야 할지 망설이는 난감하면서도 귀여운 상황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그들이 늑대아이라는 사실을 숨겨야 했기에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문제들은 모두 그녀 혼자의 몫이었습니다. 계속되는 불안한 생활 속에 결국 하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깊은 산 속 한적한 시골마을로의 이사를 결심합니다. 아이들이 인간과 늑대, 두 길을 모두 선택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곳에서의 생활도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육아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리고 어머니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잠시 눈을 붙일 시간도 없이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고, 집안을 청소하고, 육아책을 보며 공부하는가 하면, 산 속 마을로 이사한 뒤에는 거의 폐허나 다름없는 집을 고치기 위해 남자들도 하기 힘든 지붕 수리, 바닥의 못질 등을 척척 해내고, 아이들이 먹을 채소를 직접 기르기 위해 밤낮으로 밭을 갈아엎고 씨를 뿌립니다. 그야말로 슈퍼우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조금 특별한 아이들 때문에 홀로 고군분투하는 그녀이지만 그녀는 어떤 불평도, 내색도 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이기에 이런 것쯤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죠. 자신의 모든 꿈을 포기하고 아이들만을 위한 삶을 산다는 것은 오직 어머니이기에 가능한 희생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늘 베풀어 주고도 더 잘해주지 못해 늘 미안해 합니다. 이러한 어머니의 모성애를 호소다 감독은 과장 없이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그 때문일까요, 영화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계속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별로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장면에서도 말이죠. 장면 구석구석 어머니의 조건 없는, 대가 없는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머니는 강하다’ 라는 말이 실로 가슴에 깊게 와 닿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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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판타지
이 영화는 ‘늑대인간’이라는 판타지적인 소재를 사용했지만, 그 속의 내용들은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하나는 늑대인간이었던 그와 남들처럼 똑같이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습니다. 두 아이들도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학교를 다니죠. 겉보기에는 전혀 위화감 없는 그들의 행동 때문인지 실제 현실에도 어디에선가 자신이 늑대인간임을 숨기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현실세계에 비현실적 소재를 잘 녹여냄과 동시에 감독은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싱글맘의 증가, 아이들의 학교 부적응 문제, 남과는 다른 것에 대한 편견,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태도 등 다양한 사회현상들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건 시골마을에서의 전원생활 부분입니다. 처음에 하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깊은 산 속 마을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마을 사람들에게서 이런저런 도움을 받게 되고 그녀 역시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수확한 농작물을 나누어 주는 등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게 되죠. 이를 통해 감독은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 되어가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영화의 큰 주제는 모성애와 성장이지만 그 밖에도 곱씹어볼 내용이 많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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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나, 유키, 아메. 그들의 '성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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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자연'에 대한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
감독은 '비'나 '눈' 등의 자연현상을 단순히 배경의 '일부'가 아닌 등장인물의 감정과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소재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하나가 유키, 아메와 함께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설원 위를 달리는 장면인데요, 이 장면은 이 영화의 명 장면으로도 꼽힐 정도로 아름다우면서, 두 아이에 대한 하나의 사랑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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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영화의 감동을 더해주는 OST
영화 속 음악들은 영화의 느낌을 더욱 잘 살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곤 하죠. 늑대아이의 OST는 타카기 마사카츠(高木正勝)라는 음악가가 작곡을 맡았습니다. 그는 미술관에서의 전람회나 세계 각지에서의 콘서트 등 장르의 제한 없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Newsweek 일본 판에서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명' 중 한 명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그의 곡들을 통해 감독은 전작들보다 능숙하게 영화 속에서 곡들을 활용합니다. 특히 하나와 늑대인간인 그가 만나서 아이를 낳기까지의 과정이나, 유키와 아메가 초등학교 입학 후 커가는 과정 등을 대사 한마디 없이 음악으로만 채워 넣은 감독 특유의 표현 방식은 영화의 절제미와 서정적인 느낌을 더해주죠. 영화의 주제곡인 ‘おかあさんの唄(어머니의 노래)’는 호소다 감독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곡으로써 아이들에 대한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곡 때문일까요, 엔딩크레딧이 다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 관객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럼 아름다운 가사와 함께 주제곡을 감상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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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かあさんの唄 (어머니의 노래)
まだ見ぬあなた 逢えますように 아직 보지 못한 너를 만날 수 있도록
おなかをさすり いつも願った
ふうう ふうう どんな かおしてるかな 후우우 후우우 어떤 얼굴 하고 있을까
ふうう ふうう どんな こえをしてるの
おおきな瞳 わたしを映す 커다란 눈망울이 나를 비추고
なみだの粒が ほほにはじける
まんま まんま おいで ごはんできたよ 맘마 맘마 이리 오렴 밥 다 되었단다
泣きはらした目で 膝を抱える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무릎을 껴안고 있는
이유를 들려주렴 모두 말해보렴
괜찮아 아무데도 가지 않아
あなたの 笑った顔が 好きよ 너의 웃는 얼굴이 좋단다
루루루 이리 오렴 노래를 부르자
雪を駆け 雲を数え 雨に遊び 風に吹かれて 눈 위를 달리고 구름을 세고 빗속을 뛰놀고 바람을 맞으며
新しい朝 새로운 아침
新しい風 새로운 바람
新しい朝 새로운 아침
새로운 빛
세상은 너를 위해 존재해
新しい朝 새로운 아침
새로운 무지개
세상은 신기함으로 가득 차 있어
ふたつの道の どちらか選び 遥か彼方 見つめる まなざし 두 개의 길 중 어느 쪽을 고르고 아득한 저 쪽을 바라보는 시선
いつかあなたが 旅立つときは 언젠가 네가 떠날 때에는
반드시 웃으며 배웅해 줄게
ううう ううう でもちょっと さみしいかな 우우우 우우우 하지만 조금 외로우려나
워우우 워우우 부디 잘 살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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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작품과 함께 성장하는 감독, 호소다 마모루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작품을 만들면서 자기 자신도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 그것을 반영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국내 영화잡지 <무비위크>의 호소다 감독 인터뷰를 참고하면,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청춘의 한 순간을 그린 작품이었고, <썸머워즈>는 감독이 결혼한 뒤 만든 작품으로, 결혼하고 친척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라는 고민을 풀어냈습니다. 그 뒤 육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감독은 말합니다. 실제로 감독은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서, 자신의 친구들이나 친척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들이 갑자기 대단하고 멋있는 존재로 보이게 된다고 말하면서 그들에 대한 동경을 영화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감독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은 주제와 함께 그는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방법을 시도하며 더욱 빼어난 영상미와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그만의 유머와 감성으로 따뜻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던 감독의 바람처럼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든 호소다 마모루 감독. 그것도 재미와 감동 모두를 갖추고 말이죠. 앞으로 보여줄 감독의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기사를 쓰면서 지난 9월 24일, 호소다 감독에게 건강한 남자아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가 키워낼 아이의 모습은 어떠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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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아이>는 이 세상 어머니들에게는 무한한 공감을, 자식들에게는 어머니에 대한 위대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들의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어머니를 꼭 안아드리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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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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