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루미네이션이란?

 자, 먼저 일루미네이션이란 뭔지 알아볼까요? 일본어로 イルミネーション이라 표기하는 이 단어는 영어의 illumination(조명)이라는 단어를 일본어로 표기한 것으로써, 원래의 그 뜻인 조명을 넘어 조명을 이용한 장식을 의미합니다. 일본어판 위키피디아에서는 일루미네이션을 '전구, 발광다이오드, 광케이블 등부터 옅은 빛의 광원을 모아 전기를 이용해 장식하는 간판, 풍경, 인물 등을 본떠, 야간에 풍경 등을 만들어 내는 장식' 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한국어판에는 결과가 나오질 않는 것을 보면 일본 특유의 문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일본에서는 전구 등을 이용해 장식을 하는 일루미네이션을 빠르면 11월 초, 늦어도 11월 중반부터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2. 새롭게 태어난 도쿄의 현관, 도쿄역

(지난 10월 복원이 공개 된 도쿄역 마루노우치 역사)

 그럼 본격적으로 일루미네이션 산책을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들릴 곳은 도쿄의 현관이라고 할 수 있는 도쿄역입니다. 철도교통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역 마다 고유의 스탬프도 있고, 발차음도 특별히 다른 곳도 많은데요. 그 중에 도쿄를 대표하는 도쿄역이 얼마 전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도쿄역 마루노우치 역사의 라이트업 풍경)

(도쿄역 마루노우치 역사 내 복원 된 돔의 모습)

 우리나라의 옛 서울역의 건물과 닮은꼴을 하고 있는 도쿄역은 1914년 그 문을 열어 곧 100년을 맞이하는데요. Over the century라는 캐치프라이즈와 함께 올해 10월 마루노우치 역사를 복원해 문을 열었습니다. 새롭게 다시 문을 연 도쿄역이 공개되자 마자 각 언론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직접 발을 옮기며 복원 된 도쿄역 마루노우치 역사의 모습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올해 일루미네이션 시즌을 맞아 도쿄역 마루노우치 역사도 라이트업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도쿄의 겨울야경에 새로운 한 장면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복원된 새로운 도쿄역과 그 풍경을 담으려는 많은 사람들의 행렬)

 제가 갔던 날도 역시나 많은 시민들이 도쿄역을 찾아 역사가 담긴 도쿄역 마루노우치 역사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는데요. 마루노우치 역사 주변은 일본 유수 대기업의 본사가 있는 고층 건물 밀집지역으로, 저녁에는 각 건물들이 하나의 야경으로 변신해 더 빛나는 도쿄역 일루미네이션을 완성시키고 있었답니다.

이 밖에도 도쿄역은 개찰구 내부를 비롯해 역 안에 다양한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일본 철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쿄역에는 전국의 다양한 에키벤(도시락)과 오미아게(기념품)용 스위츠 등 역 안에서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이 입점해 있으니 야경도 보시고 맛있는 식사도 하시고 기념품도 구경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3. 환상적인 일루미네이션의 대표주자, 신바시역의 카레타 시오도메

 다음은 도쿄역에서 시나가와방면의 야마노테선을 타고 이동해, 신바시역에서 하차하겠습니다. 신바시역은 도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오다이바로 가는 유리카모메선의 출발역과도 연결되어 있는데요. 신바시역에서 하차해서 시오도메 방면의 출구로 나와 지하 연결통로를 지나면 니혼테레비(닛테레) 건물과 연결되는 통로가 나옵니다. 닛테레 건물을 지나 쭉 걸어가시면 환상적인 일루미네이션으로 유명한 카레타 시오도메가 등장하는데요. 전에 인터넷으로 파도를 모티브로 한 카레타 시오도메의 일루미네이션을 보고 꼭 한 번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에 가장 기대했던 곳 이었습니다.

(카레타 시오도메의 일루미네이션 전경)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카레타 시오도메는 종래의 LED를 사용한 일루미네이션에 새로운 3D 프로젝션 맵핑 기법을 추가한 일루미네이션 연출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3D 프로젝션 맵핑은 커다란 건물의 외벽을 스크린으로 사용해 프로젝터로 화면을 쏘아서 더 입체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법 중의 하나인데요. 올해는 '꿈만 같은 마음, 즐거운 기억이 모이는 숲'을 이미지한 맵핑영상을 상영한다고 합니다.

(카레타 시오도메의 3D 프로젝션 맵핑)

 일루미네이션의 점등은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점등시간은 17시부터 22시 30분까지(12/21~12/25 기간은 23시까지) 이어지고, 그 사이에 프로젝션 맵핑쇼가 진행되는데요. 프로젝션 맵핑쇼는 각 회당 6분정도가 소요되며 실시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2月21日（金）～12月25日（火）・・・17：00～23：00
17:00/17:20/17:40/18:00/18:20/18:40/19:00/19:20/19:40/ 20:00/20:20/20:40/21:00/21:20/21:40/22:00/22:20/22:40

(프로젝션 맵핑을 감상하는 많은 사람들)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규모가 커 보였는데, 기대가 컸는지 실제로 가보니 생각보다는 조금 작은 규모로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프로젝션 맵핑쇼를 비롯해, 조명연출이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어 역시 일루미네이션의 명소다운 느낌이었습니다. 가운데의 가장 큰 트리 안에서는 사진촬영도 가능한데요. 줄이 좀 긴 편이니 원하시는 분은 마음의 준비를 조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4.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는, 에비스역의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일루미네이션 전경)

 다음 방문할 일루미네이션의 명소는 바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꽃보다 남자의 로케지인 에비스역의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입니다! 로맨틱한 분위기로 유명한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는 평소에도 데이트코스로 인기가 많은 곳인데요. 이런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서 일루미네이션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서 펼쳐지고 있는 바카라사의 세계 최대급 샹들리에)

 특별히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서는 샹들리에로 유명한 프랑스의 바카라 사의 세계 최대급 샹들리에를 전시하고 있는데요. 8472 피스의 크리스탈과 250구에 달하는 조명이 어우러진 샹들리에는 그 존재만으로도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슬로프의 일루미네이션과 크리스마스 트리)

 이 밖에도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의 주 통로인 슬로프에도 멋진 일루미네이션이 연출되어 있어 샹들리에를 향하는 발걸음이 더 설레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계탑광장에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크리스마스 당일까지만 전시하지만, 그 외의 일루미네이션은 내년 1월 14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일정이 맞으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들려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도쿄로 여행을 오신다면 JR 야마노테선을 많이 타게 되실텐데요. 여행일정 중에 가까운 곳이 있다면 잠깐 내려서 반짝반짝 빛나는 도쿄의 일루미네이션을 구경해보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