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Little J 대학생 기자단 유새별입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양력으로 설날을 쇠서 12월 31일이 되면 온 가족이 할머니 댁에 모여서 코타츠에 둘러 앉아 귤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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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처럼 일본에서도 연말 특집 방송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방송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홍백가합전'과 영화 '남자는 괴로워'입니다. 홍백가합전은 보아나 동방신기 등이 출연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지만 '남자는 괴로워'라는 영화는 생소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크리스마스가 되면 나홀로 집에를 방영해주는 것처럼 연말에 꼭 방영해주는 영화입니다. 할머니들이 특히 좋아하셔서 12월 31일에 보는 집이 많다고 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몇 번 초청되었던 작품인데요.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리즈물로 제작된 영화로 일본에서 굉장히 유명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쿠루마 토라지로의 이름을 따서 영화 자체를 '토라상'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지금부터 남자는 괴로워! 토라상에 대해서 알아보실까요?

1. '남자는 괴로워' 영화 소개

(남자는 괴로워 포스터 출처 : 일본야후)

 아츠미 키요시 주연의 '남자는 괴로워'는 1968년과 1969년 사이에 후지텔레비전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것이 최초입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 제작되었고 인기가 무척 높아서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총 48편의 시리즈물로 제작되었습니다. ‘남자는 괴로워’는 세계 최장 코미디물 시리즈 영화로 기네스북에도 올라있습니다. 1편부터 48편까지 총 관객 동원 수는 약 8천만 명이며 가장 인기가 많았던 편은 1973년에 상영된 12편(남자는 괴로워, 나의 토라상)으로 총 관객 수가 2백 4천 만 명에 달하는 영화입니다. 각 편의 제목과 여주인공인 마돈나를 살펴보실까요?

2. 남자는 괴로워 줄거리

(남자는 괴로워 영화 중 한 장면 출처 : 일본야후) 

 남자는 괴로워의 주인공인 쿠루마 토라지로는 아버지와 게이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16살 때 아버지와 크게 싸워서 집을 나오게 됩니다. 이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20년 후에 토라지로는 집에 최초로 들르게 되고 이후 시리즈에서는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집을 몇 번씩 들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영화에서는 007시리즈의 본드걸처럼 '마돈나'라고 하는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하는데요. 마돈나는 당시 일본에서 최고로 인기가 있던 여배우나 가수들이 맡았습니다. 

3. '남자는 괴로워' 토라상의 등장인물
 
1) 주인공 쿠루마 토라지로(아츠미 키요시)

(쿠루마 토라지로 출처 : 일본야후)
 

 주인공 쿠루마 토라지로는 토라야라고 하는 당고 가게의 5대째 장자입니다. 말솜씨가 상당히 뛰어나서 사람들을 잘 웃기게 하고 쾌활하고 밝은 성격이지만 다혈질입니다. 인정이 많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지만 마음과 행동이 달라서 가끔 싸우기도 합니다.

2) 스와 사쿠라(바이쇼 치에코)
 

스와 사쿠라(바이쇼 치에코)

(출처 : 일본야후)
 

 토라지로의 배다른 여동생입니다. 토라지로가 본래 생활로 돌아오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남편 히로시와 아들 미츠오가 있습니다.

3) 스와 히로시(마에다 긴)
 

 스와 히로시(마에다 긴)

(출처 : 일본야후) 

 사쿠라의 남편. 토라지로가 사건을 일으킬 때마다 유도로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4) 마츠오카 리리(11,15,25,48편 마돈나 - 아사오카 루리코)

마츠오카 리리(아사오카 루리코)

(출처 : 일본야후)
 

 캬바레 등을 돌면서 활동하고 있는 삼류가수. 토라지로를 이해하는 사람 중 하나로 마돈나 중에서 토라지로와 서로 사랑에 빠지는 여성 중 하나입니다. 마돈나 중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사람입니다.

4.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 중 인기 TOP3
 

 남자는 괴로워는 총 48편이나 되는 영화라 어떤 편을 봐야 할 지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은데요. 시리즈 중 관객 수가 가장 많았던 3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12편 '나의 토라상' (1973년 12월 26일 개봉작, 총 관객 수 약 2백 4십2만명)

12편 '나의 토라상'

(포스터 출처 : 일본야후)

'귀하는 어떻게 해서든 아름다운 그림을 계속 그려왔습니다. 지루한 세상의 고통은 전부 제가 접수합니다. '
 

 초등학교 때 둘도 없는 친구였던 방송작가의 야나기와 오랜만에 재회한 토라지로는 그의 권유로 야나기의 여동생 집에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입니다.

2) 11편 '토라지로의 물망초'(1973년 8월 4일 개봉작, 총 관객수 약 2백 4십 만명)
 

10 11편 '토라지로의 물망초' 포스터

(출처 : 일본야후)

 '만나고 있을 때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지만 헤어진 후에 묘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여자였죠. 그건...'
 
 초여름 홋카이도 이바리시를 향해 가던 토라지로는 거기에서 지방순회 공연을 하던 삼류가수 리리-마츠오카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입니다.

3) 30편 '꽃도 폭풍우도 토라지로' (1982년 12월 28일 개봉작, 총 관객수 약 2백 2십 만명)
 

30편 '꽃도 폭풍우도 토라지로' 포스터

(출처 : 일본야후)

'다시 한 번 말하는데 여자 꼬시는 건 경험이 최고야!'

 먼 오이타(큐슈에 있는 현으로 유후인 등 온천으로 유명합니다^^) 를 여행하고 있던 토라지로는 거기에서 도쿄의 백화점에서 일하는 케이코와 동물원 사육사인 사부로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입니다.

5. 남자는 괴로워 영화제

하라주쿠시네마X남자는괴로워 영화제 포스터

(사진출처 : 일본야후)

 남자는 괴로워는 상당히 오래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많은 곳에서 상영되고 있는데요. 일본에서 대지진 이후에 피해지에서 영화를 이곳저곳 무료로 상영해주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남자는 괴로워' 라고 합니다. 또한 얼마 전 9월에는 일본 젊은이들의 거리를 대표하는 '하라주쿠'에서 남자는 괴로워 주제로 영화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9월 30일, 10월 28일, 11월 10일에 VANACT라고 하는 하라주쿠의 한 이벤트 장에서 개최된 영화제는 영화관이 없는 하라주쿠에서 한달에 한 번 각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을 일일 관장으로 초청해서 관장의 인생의 큰 영향을 끼친 한 작품을 소개하는 정기적인 영화제로 이번에는 '남자는 괴로워'가 선정되었습니다. 이번은 특별히 1회가 아닌 3회에 걸쳐서 이루어졌는데요. 제7편 남자는 괴로워 분투편, 제21편 남자는 괴로워 토라지로 우리의 길을 가다, 제2편 남자는 괴로워 속편이 소개되었습니다. 이번에 관장으로 뽑힌 사람 중에는 일본의 지방캐릭터인 유루캬라를 명명하기도 한 일러스트레이터 미우라쥰도 있었습니다.^^

6. 남자는 괴로워가 일본인에게 사랑받은 이유
 

남자는 괴로워 행복의 푸른섬 중 한 장면

(출처 : 일본야후)

 남자는 괴로워는 오랜 시간 동안 어떤 이유로 사랑받았을까요? 매번 인기 있는 여배우의 등장, 토라지로가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보이는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주는 볼거리 등은 영화가 인기를 얻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어떤 점 때문에 남자는 괴로워가 사랑을 받았는 지 살펴보시죠!

 1) 재미

 극중 토라지로는 재밌는 일이 있으면 참여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토라상의 다혈질적인 성격 때문에 싸움도 잦지만 싸움조차도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더 많습니다. 매일을 즐겁게 보내려고 하는 토라지로가 우스꽝스러운 행동이나 말투를 자주 보여준 것이 영화가 인기를 꾸준히 누린 첫 번째 이유입니다.

 2) 따뜻한 마음씨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는 인간희극의 대표작입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싸우더라도 마음속에는 서로 위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바로 일본인들이 말하는 '상냥함', 일본의 인정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일본인들의 의견입니다. 이 영화를 분석한 일본영화 베스트라는 책에서도 이 영화가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일본의 국민적인 감성이라고 할 수 있는 상냥함을 잘 드러내주는 영화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어떤 사람이든 토라지로와 토라지로의 가족을 만나면 누구든 따뜻함, 안심, 감동을 받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이 부분에서 많은 감동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3) 인간미  
 '남자는 괴로워' 속에서 토라지로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바보같은 행동도 하고 실수도 합니다. 영화에서 토라지로는 훌륭하지 않아도 인간적이어도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대단한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일본문화에서는 '서투름(不器用)'이라는 정서가 있어서 자신들은 서투르고 못난 사람으로 겸손하게 표현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토라상의 이런 당당하고 솔직한 고백이 많은 일본인의 마음을 울린듯 합니다.

 4) 연애

 '남자는 괴로워'에는 인간의 생활에서 필요한 것은 돈도 아니고 집도 아니고 직업도 아니고 '연애'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도 결국 연애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요소도 있고 또한 앞서 언급한 마돈나들과의 연애의 모습은 많은 일본 남성들의 로망이었을 겁니다. 토라지로가 잘생긴 인물도 아니고 서투르고 그렇게 멋지지 않았기 때문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감상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인기가 아주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5) 여행 
 여행은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유 중 하나인데요. 극중 토라지로는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겨울엔 남쪽지방을 여름에는 북쪽지방에 가고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어디에 갈지 결정하는 모습은 일상을 잊어버리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대리 만족 시켜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아름다운 일본의 자연 풍경들을 만끽할 수 있는 영상미 또한 그 즐거움을 배로 늘려주었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하네요.

음료 '오란시나' CM(2012)에 나오는 토라상 흉내의 TORA

(출처 : 일본야후) 
 

 이렇듯 토라상은 긴 시간동안 일본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도라에몽에서도 에피소드 중 하나로 토라상이 나오고 어린이 만화로 인기가 많았던 키라링 레볼루션이라는 만화에서도 토라상을 흉내낸 부-상이라는 캐릭터가 잠시 등장하기도 합니다. 2012년 현재 음료 CM에 토라상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TORA가 등장한 광고가 있을 정도로 일본인에게 굉장히 친숙한 존재입니다. 사실 '남자는 괴로워' 라는 영화는 다른 일본 영화에 비해서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지만 그만큼 일본인의 정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영화는 30년 넘게 제작된 영화다 보니 일본이 어떻게 변화해가는 지도 알 수 있으며 과거 일본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도 알 수 있지요. 토라지로와 샐러드기념일 편처럼 당대 유행했던 책과 어우러지는 경우도 있답니다. 여러분들도 2012년이 다 가기 전에 남자는 괴로워 한 편을 감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