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토의 기온(祇園) 거리와 '동양 여성의 신비로움’이라 불리는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
안녕하세요! 교토 통신원 권혜진입니다. 이번에는 여러분에게 일본의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교토의 기온(祇園) 거리와 ‘동양 여성의 신비로움’이라 불리는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에 대해서 소개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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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게이코와 마이코를 만날 수 있는 거리, 기온(祇園)이란?

기온(祇園) 거리는 일본 전통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교토의 핵심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일본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기온거리 중에서도 ‘기온 코부(祇園甲部)’와 ‘기온 히가시(祇園東)’가 유명합니다. 교토에서 게이코 상이나 마이코 상을 만날 기회가 가장 높은 지역이 ‘기온 코부’와 ‘기온 히가시’이기 때문입니다. ‘기온 코부’는 시조거리에서 시작하여 겐닌지(建仁寺)까지 이어지는 하나미코지(花見小路) 일대를 말합니다. ‘기온 히가시’는 시조거리 건너편의 동쪽 지역을 일컫는데 에도 시대에는 게이코 상들이 공연을 하고 술자리 시중을 드는 곳을 일컫는 오차야(お茶屋)가 500곳에 달했고 문인이나 정치가 등이 드나들 정도로 문화, 정치의 심장부로 번성했다고 합니다. 당시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 몸을 파는 기생을 합쳐 1천 명 이상이 활동했을 정도이며 메이지 시대에 들어 ‘기온 코부’와 분리되어 한때는 ‘기온 오츠부(祇園乙部)’라 불린적도 있었지만, 1945년 이후 지금의 이름인 ‘기온 히가시’로 정착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몇 명 남아있지 않다는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이 가장 많다는 지역인 교토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만날 수 없는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을 운이 좋다면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기온 거리! 낮과 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또한 기온 거리의 매력입니다. 들어서면 왠지 가공의 영화 세트장을 보는 듯 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건물이나 거리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교토의 관광명소 중에서도 필수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이 기온 거리 입니다! |
2) 게이코와 마이코란?
▶게이코란(芸子)?

게이코(芸子)는 무용이나 음악 등으로 연회자리에서 흥을 돋우며 손님을 접대하는 여성을 말합니다. 도쿄에서는 게이샤, 교토에서는 게이코 상이라고 부릅니다. 게이코는 사랑을 해도 성은 팔지 않는 존재로 알려져 있으며, 춤과 노래, 악기 연주, 매너와 화장법, 다도, 성예는 기본이며 최근에는 영어 회화 실력까지 겸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중요한 것은 화술과 교양입니다. 일본의 전통문화부터 정‧재계 핫 이슈까지 두루두루 폭넓은 교양을 쌓아 남성 고개들의 말동무가 되어 마음을 달래주어야 노련한 게이코로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객이 말한 대화 내용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아야 하는 특유의 침묵은 역시 게이코가 평생 지켜야 할 숙명입니다. 덧붙여 많이들 알고 있는 오이란(花魁)은 에도 시대 유곽에서 가장 높은 신분을 가진 유녀를 가리키는 말로 게이코와는 다른 부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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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코란(舞妓)?

마이코(舞妓)는 게이코가 되기 위해 수련 중인 소녀들을 말한다. 마이코라는 단어는 교토에서만 사용하고, 도쿄에서는 오샤쿠나 한교쿠라고 부릅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마이코로 데뷔하고, 스무살이 되면 게이코로 데뷔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마이코를 수련시켜 게이코로 데뷔시키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과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기모노만 해도 한 벌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니 한 명의 마이코를 게이코로 데뷔시키기까지 수억 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을 칠한 그로테스크한 화장도 마이코 상만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수련을 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수련생들은 붉은 립스틱을 아랫입술밖에 칠하지 못하는 룰이 있습니다. 윗입술에 붉은 립스틱을 칠하게 되면 한 사람으로서의 제대로 된 마이코 상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더욱 신비로운 표정을 지닌 마이코로 거듭나며 이는 혹독한 수련을 견뎌내고 있음을 드러내는 징표입니다. 게이코 단체인 오키니 재단에 따르면 한때 1천여 명에 달했던 게이코 상의 수는 1950년대 절반으로 줄어든 후 점점 그 수가 줄어들었고, 게이코 상의 수련생일 마이코 상는 2004년 기준 58명이라고 합니다. 그 중, 현재 교토에는 196명의 게이코 상과 77명의 마이코 상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마이코 상은 기모노의 색이며 무늬가 매우 화려하며 소매 길이가 깁니다. 그리고 허리띠인 오비를 길게 늘어뜨리는 것이 특생인데, 이 오비를 묶는 방법은 너무 어려워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토코시(男衆)라 부르는 기모노를 입혀주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남성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반명, 게이코 상의 복장은 대체로 검은색 등의 어두운 색이 자주 눈에 기모노를 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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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게이코와 마이코가 되기까지
게이코 상이 되기까지의 수련은 굉장히 혹독합니다. 오키야라고 부르는 마이코들의 숙소에서 수련생들과 한방에서 생활해야 하며, 특유의 헤어스타일이 자리 잡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는데, 가체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 정수리가 벗겨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마이코들은 이를 ‘영광의 상처’라고 부르는데, 게이코로 데뷔할 즈음이면 영광의 상처도 사라진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한겨울에 문 밖으로 쫓아내 손가락에 피가 날 때까지 샤미센 연주를 시켜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로 혹독하다고 합니다.

게이코, 마이코들을 위한 전문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야사카 뇨코바 가쿠엔(八坂女紅場学園)은 기온의 마이코 상과 게이코 상에게 예의나 춤, 노래 등을 가르치기 위해 1872년에 개교한 전문학교입니다. 춤, 악기, 다도, 샤미센의 네 가지 필수 과목에 조루리(에도 시대에 샤미센 반주에 의한 이야기와 음곡을 통칭하는 말), 전통 예능극인 노, 꽃꽂이, 서예 등 선택 과목이 개설되어 있다. 학생은 열다섯 살의 마이코 상부터 여든이 넘은 게이코 상까지 다양하며 기예를 닦는 수련장으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마이코 상과 게이코 상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합니다. .

마이코 상은 게이코 상이 되고 나서도 가냘픈 체구에 18kg이나 되는 가발과 너무 무거워 걷기조차 힘든 공포의 기모노를 차려입고 춤을 춰야 하며,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도록 나무 베개만 써야 합니다. 본명은 사라지고 게이코로서의 이름만 남으며 신상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의 사생활이나 개인 정보 등을 파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신비로움이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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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게이코의 고객 되기
게이코의 주 고객층은 일본 정‧재계의 실력자들입니다. 평균 한 사람당 200만 원이 넘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오차야 출입은 일본에서는 출세한 남자들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게이코의 고객이 되기 힘든 이유는 오차야(お茶屋)에 처음 온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거의 불가능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오차야에서는 소개한 이가 없으면 오차야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처음 온 손님은 사양합니다(一見さんはお断り)’라는 독특한 풍습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급 료칸이나 호텔에서 소개해주면 방문이 허락되는 곳도 많이 늘어났다고는 합니다만, 격식을 따지는 곳에서는 대부분 단칼에 거절합니다. 이러한 풍습은 단골손님과의 깊은 신뢰관계에 기반하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또 접대를 받은 당인에는 그 자리에서 절대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계산은 며칠 후 우편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손님 역시 다니는 오차야는 한 곳 만이라는 암묵적인 룰이 있습니다. 신용이 생명인 하나마치에서 가게를 바꾸는 것은 가게를 배신하는 의미나 마찬가지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오차야가 달라도 마음에 드는 게이코 상이나 마이코 상을 부를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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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게이코와 마이코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

사실 오차야나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이 있는 가게에 가서 그들의 공연을 보려면 거액의 비용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은 좀처럼 그들의 공연을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매년 봄이면 기온 코부에서 미야코 오도리가, 가을이면 기온 히가시에서 기온 오도리가 개최됩니다.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의 춤사위와 노랫가락을 들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합니다. 옛 도읍에 벚꽃이 만발할 때 막이 올라 딱 한 달 동안만 모습을 드러내어, 티켓 입수 전쟁을 치러야 하는 미야코 오도리이지만, 한 번 쯤은 볼 가치가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야코 오도리와 기온 오도리 두가지만 소개해 드리기에는 아쉽기 때문에 그 외에도 교토에서 개최되는 오도리도 함께 간단하게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미야코 오도리(都をどり) 4월 1일~4월 30일 / 기온 코부 가부렌조 ▶교 오도리(京おどり) 4월 초순~하순 / 미야가와초 가부렌조 ▶기타노 오도리(北野をどり) 4월 15일~25일 / 가미시치켄 가부렌조 ▶가모가와 오도리(鴨川をどり) 5월 1일~24일 / 본토초 가부렌조 ▶기온 오도리(祇園をどり) 11월 1일~10일 / 기온 카이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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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최초의 외국인 게이코 ‘피오나 그레이엄’

15세 때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온 호주 출신의 피오나 그레이엄은 게이오 대학의 심리학을 전공한 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해 사회인류학 박사 학위를 따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게이샤의 문화에 매료되, 일본으로 돌아와 게이샤 양성 과정을 등록했습니다. 10개월 간의 엄격한 수련 끝에 2007년 12월 19일 도쿄 아사쿠사에 등재되어 사유키라는 이름을 부여받고, 외국인으로서 최초로 게이샤 자격증을 취득한 것입니다. 후에, 아사쿠사의 한 요정에 고용되어 정식 게이샤로서 연회에 참석했고, 화려한 기예를 뽐내며 파란 눈의 게이샤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도쿄 화류계에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외국인에게 엄격한 일본 게이샤 규율은 힘들었는지, 게이샤의 전통 규율을 지키지 않고, 의무인 음악과 무용 수업도 빠졌으며, 동료 게이샤들과 다툼이 잦았다고 하는 등의 불성실한 모습을 보인 끝에 그녀는 2011년 6월 5일, 게이샤 협회로부터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합니다. 이에 그레이엄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고국인 호주의 언론을 통해 게이샤 협회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자신을 차별하고 배척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큰 변화는 없이 이후 그녀는 게이샤로 독립적인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유키 공식 홈페이지 - http://www.sayuk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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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게이코와 마이코 관련 작품
직접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을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간접 매체를 통해 그들의 삶과 생활을 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게이코 상이나 마이코 상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영화 <마이코 한!!!>

교토를 배경으로 마이코들의 생활을 유쾌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

‘게이샤’나 ‘게이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유명한 영화입니다.
▶오페라 <나비부인>

‘나비부인’은 여기서 게이코를 뜻합니다. 한국에서는 1970년 3월 김자경 오페라 단(김만복 지휘)에 의해 시민회관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책 <게이샤의 삶>

게이코의 일상을 자세하게 기술한 책으로써, ‘게이샤의 삶’을 통해 게이코의 신비로운 베일을 벗긴 실존 인물 이와사키 미네코가 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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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신비로운 여성’이라는 게이코와 마이코를 주제로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렸는데요. 어떠셨나요? 정말 게이코 상과 마이코 상을 만나보고 싶어지셨나요? 저도 교토에 살면서 기온 거리를 수 십 번 가봤지만, 딱 한 번 진짜 게이코 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진짜 게이코 상을 만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근 관광객들이 마이코 상 분장을 많이 하셔서 누가 진짠지 구별이 안갈 정도랍니다. 저도 다음엔 꼭 마이코 분장을 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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