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칭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드리기 위해 저도 직접 빠칭코를 한번 해보았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고싶었는데 직원이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안된다고 하더구요.

 빠칭코장은 아침 9시반에 개장하여 밤 11시 정도까지 운영됩니다. 빠칭코를 하기 위해선 일단 쇠구슬이 필요합니다. 쇠구슬의 가격에 따라 하는 위치도 다르고 대우도 다릅니다. 보통 난바나 우메다 같이 시내 쪽에 위치한 빠칭코들은 쇠구슬 한개에 1엔짜리와 4엔짜리를 일반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1엔짜리는 잭팟이 터지더라도 돈이 별로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체로 4엔짜리를 많이들 하고 있었습니다. 약간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으로 가면 쇠구슬 한개에 10엔짜리도 있고, 20엔 짜리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많은 돈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구슬을 사는 것은 게임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만, 교환율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는 쇠구슬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것으로 굉장히 중요합니다. 빠칭코 게임장마다 이 교환율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점원에게 물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재미로하던 돈을 벌러 갔던, 구슬을 가지고 집에 갈 수는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이 교환율이 1:1인 게임장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외국인이 그걸 한번에 알기란 참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사람이 많은 빠칭코장에 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빠칭코 게임장에 가면 두 가지 종류의 게임기가 있습니다. ‘우치아게’라는 것이 있고, 많이 알려진 ‘슬롯머신’이 있습니다. 일본인 친구로부터 슬롯머신이 더 많은 돈을 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슬롯머신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기계에 쇠구슬을 3개를 넣으면 게임이 시작됩니다. 슬롯 머신의 경우 각 릴을 멈춰 3개의 릴의 그림을 맞추면 쇠구슬을 얻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전문가의 경우 이 릴을 완전히 외우고 있다고 하네요. 초보자의 경우 기계의 상단이나 측면에 붙어있는 ‘데이터 램프’를 보고 자리를 정하면 됩니다. 이는 3일 전부터 오늘까지의 게임 데이터와 회전수를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확률이 됩니다. 대박이 터질 확률이 크려면 회전수에 비해 대박이 터진 횟수가 적어야하겠죠? 물론 이 회전수는 어디까지나 수치적인 것이므로 아무 곳에나 앉아도 상관은 없습니다. 이렇게 게임을 진행하고, 잘 모르는 것이 있다거나 게임이 잘 되지 않는다면 직원을 호출하면 친절하게 직원이 설명해 줍니다. 게임을 마치고 직원을 불러 정산을 요청하시게 되면 직원이 구슬을 다 가져가서 정산한 것을 카드로 바꿔줍니다. (게임 기록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것을 가지고 빠칭코 내에서 경품으로 바꿀 수도 있고, 빠칭코 근처에 있는 현금 교환소에 가서 현금으로 교환하셔도 좋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일본인들은 빠칭코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 일본인 마사(25)씨에게 빠칭코에 대한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Q : 빠칭코를 즐겨하십니까?
A : 매일 찾는 것은 아니지만, 주말이나 친구들과 함께 가끔 이용하고 있습니다.

Q : 대부분의 사람이 빠칭코에서 돈을 벌기 때문에 이용한다고 생각합니까?
A : 아닙니다. 그동안 빠칭코를 다녀서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돈을 많이 썼습니다. 10번 가면 1번 따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Q : 돈을 잃는데 그럼 왜 이용하는 겁니까?
A : 저는 한 번 대박이 터지는 것을 위해서 합니다. 그때의 재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또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인들의 생각은 게임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외국인의 생각이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외국인 친구인 에릭(21)에게 카카오톡을 통해서 물어보았습니다.

Q : 빠칭코를 아십니까?
A : 그게 뭡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Q : 빠칭코란 일본에서 하는 게임기인데, 슬롯머신이 있습니다.
A : 아! 슬롯머신은 알고 있습니다.

Q : 슬롯머신은 해보았습니까?
A : 미국에서는 나이가 안되서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슬롯머신은 도박아닙니까? 돈이 많이 필요한거 아닌가요?

Q : 일본은 카지노 같은 시설이 매우 발달해 있어서 슬롯머신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합니다.
A : 그래도 돈을 잃을까봐 무섭습니다. 나중에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외국인 친구는 빠칭코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 일본인들은 빠칭코를 PC방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빠칭코를 도박의 장소로 생각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 도박여성 급증 왜?

 빠칭코가 일본에서는 흔한 게임 같은 것이라고 하지만 과연 사회적 문제는 전혀 없을까요?

요즘 일본에서는 여성의 도박 중독이 일본 내 큰 사회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고 합니다. 심한 경우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에 나서는 여성들도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2010년 통계를 보면 일본의 성인여성 중 1.6%가 도박 중독자라고 합니다. 이 도박 중독 여성들 중 대부분이 빠칭코 중독자라고 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3, 40대 여성이며, 가정의 생활비를 도박 자금으로 활용하여 이혼을 당하기도 하는데 이제 이런 일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 되어버려서 뉴스 기사 거리조차 되지 못하는 우스운 실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여름에는 끔찍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한 엄마가 폭염이 쏟아지는 날 3세 아이를 자가용에 두고 3시간동안 빠칭코에 몰두했고, 결국 아이는 질식사를 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부부가 함께 빠칭코에 빠져 데리고 온 아이를 유괴 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빠칭코와 관련하여 이렇게 여성과 관련 된 문제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빠칭코의 접급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장보러 나왔다가 쉽게 잠시 들를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아침 9시부터 매일 영업을 하며 여성을 위한 전용 공간 및 여성 직원 채용을 통해 여성들의 빠칭코 이용을 계속 장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문제들로 일본 내에서는 카지노 합법화 법안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도박 중독의 심각성과 폐해가 끊임없이 보도되며 ‘카지노 구역 정비추진 법안’은 통과를 위해 엄청난 진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Ending : 빠칭코vs PC방

 주제와 벗어난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빠칭코는 한국의 PC방이과 비슷한 개념 같습니다. 일본 내 빠칭코 산업은 연간 30조엔이라고 합니다. 일본 내 자동차 산업의 매상고가 약 40조엔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엄청난 수치입니다. 일본 내의 등록된 빠칭코 기계의 수만 270만대라고 하는데, 한 점포에 대략 200대 정도의 기계가 있다고 하면, 15000개의 빠칭코 점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PC방도 전국에 15000~20000개 정도의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하니 빠칭코가 일본에 얼마나 많은지 대충 감이 오시나요? 도심에 가면 모든 곳이 빠칭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빠칭코는 유학생이나 어학연수생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일본의 문화와 분위기를 알기 위해 한 번쯤 구경을 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만, 자주 찾는다면 곤란하겠죠?! 그럼 이만 빠칭코에 대한 기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참조 : http://ja.wikipedia.org/wiki/ファイル:Pachinko_parlou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