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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사이언스
글쓴이
홍성욱 저
21세기북스
평균
별점9 (114)
추억책방

 

 홍성욱 교수의 『크로스 사이언스』  대중과학서로 오랜기간 대중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정재승 교수의 『과학 콘서트』처럼 어렵게 생각되는 과학기술에 대하여 소설, 영화, 그림 등의 대중문화를 넘나들며 쉽게 다가오는 책이다.

 한마디로 이 책의 장점은 가독성이라 하겠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인 홍성욱 교수가 강의한 '과학기술과 대중문화'라는 교양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으로 소설 〈프랑켄슈타인〉, 〈걸리버 여행기〉, 〈킹콩〉, 〈1984〉,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혈의누〉에서부터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옥자〉,〈카타카〉, 〈로보캅〉, 애니매이션 〈공각기동대〉, 잡지 기사와 사진 등 다양한 사례를 교차하며 과학과 대중문화와의 만남을 통해 과학기술과 인문학(사실과 가치)이 전혀 다른 분야가 아닌 아주 긴밀하게 결합된 분야로써 그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한 책이다.

 

 1부 대중문화와 과학의 크로스에서 우리들이 은연 중에 인식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과학자의 이미지는 순하고 선하기보다는 미쳤거나 괴짜라는 이미지일 것이다. 이런 이미지가 구축된 사례를 소설과 영화를 통해 알아보는데, 우리에게 괴물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이 고전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나오는 괴물이다. 여기서 우리가 오랫동안 오해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프랑켄슈타인을 괴물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사실은 괴물을 만든 과학자의 이름이라는 것이다.(소설 속 괴물은 이름이 없다.) 그 이유는 그동안 이야기는 많이 접해 왔지만 이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프랑켄슈타인은 엄청난 열의를 갖고 인간과 닮은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 과학자로서의 신념을 가지고 연구에 매진하여 인간의 멋진 부분만을 조합해서 창조물을 만들어내지만 결과론적으로 괴기한 괴물을 만들게 되고 결국 괴물을 떠나 도망을 갔다가 우여곡절(괴물의 실수로 박사의 어린동생 죽음, 짝을 만들어 달라는 괴물 요청을 승낙했다가 거절하여 박사의 친구와 신부가 죽게 되는 등) 끝에 결국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에서 둘은 함께 최후를 맞이한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통해서 인간이 다른 존재에게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새로운 과학이 가진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고, 금기에 도전하며 창조물을 만들어 낸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이 오랜 노력 끝에 얻은 지식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지 못하고 통제가 안 되었다는 점에서 과학자의 이미지가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면모를 보여 준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그 밖에 1장에서는 슈퍼우먼 과학자로 여겼던 퀴리 부인에 대한 오해, 〈걸리버 여행기〉와 〈킹콩〉 등을 통해 남녀 차별, 인종 차별, 소수자 차별에 대한 오래된 사이비 과학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새로운 차별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3부 인간과 과학의 크로스에서는 영화 〈옥자〉, 〈카타카〉, 〈로보캅〉, 〈블레이드 러너〉, 〈메트로폴리스〉 등을 통해 로봇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중 나도 재미있게 본 사이보그 고전이 된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미래 LA를 배경으로 복제인간을 폐기하는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으로 지구가 파괴되고 인구가 증가하자 인간들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타이렐사는 인간과 구별이 안 되는 복제인간 레플리컨트를 만들어 이들을 다른 행성에 보내 그곳을 식민지화하는 데 사용한다. 그러나 레플리컨트 중 일부가 행성에서 탈출해 지구에서 잠입한다. 복제인간이 지구를 찾은 이유는 4년으로 설정된  자신들의 짧은 수명을 늘리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때 반역한 레플리컨트를 찾아 죽이는 임무가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에게 부여되고 복제인간을 하나씩 찾아 처형하다가(데커드는 복제인간을 죽일 때 자신의 행위를 처형이라고 하지 않고 은퇴시키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마지막에 복제인간의 수장 로이 배티와 최종 대결을 벌인다. 여기에서 진정한 인간이란 게 무엇인지, 혹은 인간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영화의 답이 나온다. 4년의 수명 속에서 항상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살았던 로이 배티는 마지막에 자신을 죽이려는 적을 살려줌으로써 자비심을 보이고,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한다. 결국 사이보그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 보이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에서 인간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인간과 비슷한 존재를 사냥해서 '은퇴시킨다.'. 이것은 예전에 유럽 사람들이 아프리카나 호주의 원주민들을 아무 가책 없이 죽였던 것을 상기시키고 있고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는 일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외에 3부에서는 사이보그의 정체성 고민을 담은 영화 〈로보캅〉에서부터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사람을 공격(?)했던 로봇청소기 이야기, 영화 〈오토마타〉, 1932년 제작된 로봇 알파 이야기 등을 통해 우리가 가진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두려움은 얼만큼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총 4부를 구성된  홍성욱 교수의 『크로스 사이언스』는 소설, 영화 등 대중문화 속 과학이야기를 통해 과학과 인문학의 교차(연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특히 4부에서 우리나라 근현대 현실과 소설을 통해 그 시대 근대적 삶과 식민지 민중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고, 교양과학도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통해 우주와 지구를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책 속에 나오는 소설, 영화, 그림, 사진 등 다양한 사례와 저자의 대중적 글쓰기로 인해 홍성욱 교수가 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는 어느정도 성공한 것 같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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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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