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

추억책방
- 작성일
- 2020.11.24
[예스리커버]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 글쓴이
- 김영숙 저
비에이블
내 멋대로 상상>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날. 꿈에 그리던 유럽 여행을 떠난 추억책방은 유럽 여행 중 스페인을 방문하게 된다. 최근 미술에 부쩍 관심이 늘어난 추억책방은 세계 3대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유럽의 다양한 회화 작품을 관람한다는 부푼 마음을 안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간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성가족>, 1650년경,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244쪽)]
책을 읽기 전> 중세 어느 단란한 가족의 모습으로 보인다. 아이는 아빠가 잡아준(?) 새 한 마리를 들고 강아지와 천진난만하게 장난을 치고 있다. 아빠와 엄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고 있다.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가족들의 모습이라 다른 유명한 회화를 관람하기 위해 바로 자리를 뜬다.
책을 읽기 후> 이 그림은 일상을 담은 장르화가 아니라 종교화다. 왼쪽 실을 짜고 있는 여인은 '숙명의 실을 감는 자', 거미로 묘사되기도 하는 그리스 신화에서 처녀의 신이자 달의 여신이며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의 모습에서 따온 성모 마리아다. 그림 중앙의 아이는 새를 잡은 채 강아지와 장난치고 있는데 손에 잡힌 새는 곧 인류를 위해 희생될 예수를 암시한다. 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 옆 탁자 위에 목수 일과 관련된 여러 도구가 놓여 있다. 아버지는 목수였던 요셉이다. 다시한번 그림 속 숨겨진 사물들을 찬찬히 바라본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365]는 서두에 내 멋대로 상상을 통해 묘사했지만 미술 문외한이나 미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미술을 보는 안목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요일별 7가지의 흥미로운 주제로 365점의 명화와 미술과 관련된 지식을 만날 수 있는 게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다. 1페이지라는 작은 공간에 눈에 쏙 들어오는 주제별 내용은 저자의 역량과 출판사의 편집력이 돋보인다.
저자 김영숙은 고려대학교에서 서어서문학을 전공했고, 주한 칠레 대사관과 주한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일한 후 마흔 살 즈음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가 미술사를 공부했다. 현재 미술 에세이스트로 활동 중으로 <루브르와 오르세 명화 산책>, <미술관에서 읽는 세계사>, <피렌체 예술 산책> 등 미술과 관련된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Monday 작품 - 반드시 알아야 할 교양 필수 명화 Tuesday 미술사 - 원시미술부터 근대미술까지 미술사의 결정적 명장면 Wefnesday 화가 -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거나 인상적인 삶을 산 예술가 Thursday 장르, 기법 - 거장들이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회화 양식과 기술 Friday 세계사 - 세계 역사의 주요 사건을 기록한 시대적 명화 Saturday 스캔들 - 걸작에 숨겨진 뒷이야기와 미술사 속 논란의 순간 Sunday 신화, 종교 - 작품으로 만나는 그리스 신화와 성서, 그리고 전설 |
[034 Saturday, 스캔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 <모나리자>, 42쪽]
대학 시절 유럽 배낭 여행 중(사골 국물 우려내 듯 너무 자주 이야기 하는 것 같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 미술 작품을 관람하러 갔었다. 루브르 박물관에 간 이유 중 하나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였는데 막상 <모나리자>가 있는 전시실에 다다르니 수많은 관람객들 때문에 가까이 가지도 못 하고 먼 발치에서 <모나리자>를 관람한 기억이 난다.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는 수많은 관람객들 때문에 먼 발치에서 봤던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와 거의 흡사한 <모나리자>가 하나 더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보다도 더 젊고 가느다란 눈썹이 있으며 배경까지 마무리 되어 있는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추측건대 스승이 그리면 제자 중 하나가 따라 그리고, 스승이 수정하면 다시 따라 수정하는 형식으로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이 그림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꽃미남 제자이자 동성애인인 살라이나 프란체스코 멜치, 둘 중 하나의 작품일 것으로 추정한다(42쪽)." 이런 배경 지식이 없다면 후대 어느 화가의 모사품으로만 알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그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던 주제가 스캔들이었다.
[106 Monday, 작품/ 장 프랑수아 밀레, <만종>, 114쪽]
농민화가라 불렸던 밀레의 그 유명한 <만종>이다. 바르비종파 중 한 사람이었던 밀레는 다른 바르비종파 화가들이 보이는 그대로의 대자연의 풍광을 그릴 때 자연 속에서 언제나 사람, 특히 농부를 주인공으로 그리면서 차이를 두었다고 한다. "그림은 종일 감자를 캐던 부부가, 멀리 교회에서 울리는 저녁 종소리를 듣고 일과를 정리하며 기도하는 모습이다(114쪽)." 그림에 대한 설명처럼 그림 속 농부들의 모습은 고된 노동 후 지친 모습이 아니라 어딘지 평온하고 거룩해 보인다. 밀레는 가난한 농부들을 너무 미화했다는 비판도 받았다고 한다. 그림 속 두 부부의 발치에 놓인 바구니에 하루 종일 캔 감자가 보인다. 처음 밀레는 바구니 안에 죽은 아이를 그려 넣어, 가난으로 굶어 죽을 지경에 놓인 농부들의 삶을 묘사하려고 시도했지만 친구의 조언으로 아이를 지우고 감자로 대신했다고 한다. 만약 죽은 아이를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면 사회성 짙은 애달픈 그림이 되었을텐데 감자로 대신함으로써 고된 삶 속에서도 일을 마무리하고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하는 평온하고 거룩한 그림이 되어버렸다.
[206 Wednesday 화가/프리다 칼로 <머리카락을 자른 자화상>, 215쪽]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365]에서는 Wednesday에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거나 인상적인 삶을 산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화가 자신이 그린 자화상이나 그림 속 화가의 모습들을 통해 설명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화가들의 다양한 자화상을 만나볼 수 있다).
프리다 칼로는 20세기 멕시코 화가로 여섯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절은 후 18세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해 서른 번이 넘는 수술을 받고 평생 강철 코르셋에 의지하며 누워서 지내야만 했던 화가이다. 누워 있는 프리다 칼로를 위해 그녀의 어머니는 침대 위에 큰 거울을 달아주었는데 그녀는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을 온종일 관찰했다고 한다. 그녀의 육체적 고통 못지 않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 준 사람이 그녀와 결혼했던 멕시코 화단의 거물 디에고 리베라였다. 디에고 리베라의 잦은 외도도 문제였지만 그녀의 동생과의 불륜으로 결국 이혼에 합의하고, <머리카락을 자른 자화상>은 이혼 직후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상단에 그려진 악보의 노래 가사는 '이것 봐, 너의 머리카락 때문에 너를 사랑했는데, 이제 너는 머리카락이 없구나. 더는 널 사랑할 수 없지.'라는 뜻이다. 그녀는 이제 그가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존재로 앉아 있다. 다시 혼자이다(215쪽)." 평생 육체적 고통 속에서 살았던 프리다 칼로가 온전한 사랑을 하며 정신적으로나마 평온한 삶을 살았다면 지금 그녀가 남긴 초현실적인 그림들보다는 좀 더 따뜻한 그림을 남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289 Tuesday, 미술사/ 인상주의, 클로드 모네, <인상, 해돋이>, 298쪽(左)]
얼마 전 인상주의 화가였던 드가의 책을 읽었지만, 당시 프랑스의 젊고 진보적인 화가들은 정부에서 주도한 보수적인 살롱전에 반발을 했다. 그들은 마네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전시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모네는 1872년에 그린 <인상, 해돋이>를 이 전시에 출품했다. 밑그림을 그리듯 빠르게 붓으로 스케치한, 심지어 물감이 아래로 흘러내린 자국까지 선연한 이 그림은 미완성의 느낌이 너무나도 강렬했다. 평론가 루이 르루아는 이 그림 제목 중 '인상'이라는 말을 비꼬기라도 하듯,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그 이후 이들 미술가는 자신들을 인상주의자라고 칭하기 시작했다(298쪽)." 이렇게 책은 미술사를 통해 시기별 유행했던 화풍에 대해 설명해 줌으로써 독자에게 미술사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참고로 보수적인 살롱에 대항해서 전시회를 개최했던 진보적인 인상주의 화가들은 전원과 자연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렸지만 도시의 부르주아들의 의뢰를 받아 그림들을 그렸다고 한다. 결국 국 그들도 생계라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었을 것이다.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365]는 요일별 7가지 주제를 가지고 하루 1페이지씩 365점의 명화와 함께 미술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는 책으로 미술에 관심이 있으나 바쁜 일상으로 미술책을 읽기에 부담스러워하는 독자들에게 하루 1페이지씩 부담없이 읽으면서 미술의 세계로 안내하는 최적의 미술 교양 입문서다. 다만 1페이지에 하나의 주제를 다 담으려다보니 소개하는 명화의 크기가 작아 명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감흥을 기대하기 어렵고 내용의 깊이면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주제별로 쉽고 재미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미술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책이라 하겠다. 요즘 회사 일이 바빠서 많은 시간을 들여서 독서하기가 어려웠는데 시간나는 틈틈이 독서를 하면서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365]의 진가를 제대로 느꼈다. 최근 미술에 관심이 많아진 내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준 책이었다.
※ 오타가 있습니다.
348 Friday 1차 대전과 슬라브의 독립(357쪽) 9번째 줄
미국의 사업가 찰스 크레인의 후원을 받아 겨의(→ 거의) 20여 년에(중략)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비에이블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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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댓글 14
- 작성일
- 202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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