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정규노통센터 =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조직화를 촉진하기 위해 2000년 5월 설립되었다. 비정규노동 문제에 대한 조사 연구와 정책 개발을 바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고, 삶의 질이 좀 더 나아질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한국비정규직노통센터 설립 10주년을 맞아 노동자들의 글쓰기를 독려하는 사업을 기획하기 시작.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을 받아 비정규직 글쓰기 교실 '쉼표하나'를 결성해 운영했다. 2011년 부터는 '비정규직 수기 공모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의 글 모음이 이 책이다. 지은이 44인에서 짐작할 수 있듯 44 종의 직종에서 근무한 이들의 수기 44편이다.
(공사장 급식실 도서관 카페 공장 콜센터 주민센터 요양원 우체국 주차장 등등.....)

??수기 공모전을 통해 제출된 이야기들을 추려서 이 정도였다면 얼마나 더 다양한 직종과 사연들이 있었을까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책을 읽는 동안 연이어 두세 직종 사연을 읽기가 힘들었다. 과연 이렇다고? 이렇게까지 열악하고 차별적이라고? 이렇게 막막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읽는 동안 의심하고 실망하고 걱정했다. 한숨을 쉬고 또 쉬고....
내가 내 안위만을 생각하고 내 자리에서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을 때 이들은 더 어렵고 더 무겁고 갑갑한 그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다. 살아가기 위해, 공부하고, 자녀를 키우고, 미래를 계획하며 그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는데 글의 끝은 10년 전이나 글 쓰는 그 순간이나 더 나이진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그들 사이에 경쟁만 더 심해지는 날들을 쓰고 있었다. 그럼에도 몇몇은 희망을 말한다. 노조가 생기고, 그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단체가 생기고 있으니 앞으로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답은 알지만 너무도 뻔한 그것이 내 가슴을 더 답답하게 한다.
사람보다 기업의, 회사의, 매장의 이익이 우선되는...그곳 아니면 갈 곳이 없는 사람들과 사회 초년생들의 순수하고 경험 없는 그 맑음을 이용하는 나쁜 어른들. 알면서도 그 폐단을 뒤엎을 용기가 없고, 기껏 용기 내어 나선 이들이 당하는 모습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힘없는 같은 비졍규직 동료들....

그동안 과연 나는 진정 몰랐을까?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내 편안함 뒤에 이분들이 우리나라 생활 전반과 산업을 떠받들고 있었다는 생각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떠오른다.
같은 내국인끼리도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이 이렇게 심한데 우리 국민이 꺼려 하는 직종의 일터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얼마나 더 심각한 상황일지 그 문제도 걱정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이 점차 그 간극을 줄여나가길 희망하나, 그것이 희망으로만 끝나지 않을는지 두려움이 밀려온다. 파트 타이머로 일하는 나도 걱정이지만 내 아이들의 미래가 과연 순탄할까. 희망을 말하고 싶으나 어쩔 수 없이 큰 한숨으로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