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훗날, 내 밑거름
성장통
- 작성일
- 2023.6.9
왜요, 기후가 어떤데요?
- 글쓴이
- 최원형 외 1명
동녘
사람들의 소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과도 같은 충격이야. 우리가 이런 충격을 쉼 없이 가하는 동안 지구는 자기 속도를 잃어버리고 인간의 속도로 변하고 있어. 자원을 지구에서 꺼내 쓴다는 일은 생각보다 참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야. 지구는 유한한 공간이기 때문에 자원을 꺼내 쓸 때는 그곳에 형성된 생태계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늘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아. 지속가능성을 생각한다는 의미야. 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자원을 꺼내고 다시 가공하는 이 모든 과정에는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무척이나 불편한 진실이 배어 있어.
-p27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니? 혹시 스팸 메일이 가득 쌓여 있다면 지구를 뜨겁게 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 거야. 전 세계 이메일 사용자는 대략 23억 명이라고 하는데 이 사람들이 필요 없는 이메일을 각자 50개씩만 지워도 862만 5000기가바이트의 데이터 공간을 절약할 수 있대. 이 공간이 줄어 들면 2조 7600만 킬로와트시의 전기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고 1시간 동안 27억 개의 전구를 끄는 정도의 효과가 있어.
-p35
국제구호기구 옥스팜과 스톡홀름환경연구소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최상위 1퍼센트의 사람들이 전체 온실가스의 15퍼센트를 배출한대. 가난한 50퍼센트 사람들은 겨우 7퍼센트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두 배가 넘는 온실가스를 최상위 1퍼센트가 배출하는 거지. 아프리카의 숲은 유럽의 식민지 시절을 거치면서 그쪽으로 원료를 대주느라 너무나 많이 황폐해졌어. 아프리카는 광물이 무척 많이 매장돼 있지만 잘 사는 나라들이 채굴해 가면서 생태계를 망가뜨려 놓았어. 그렇게 생산된 원료로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는 잘 사는 나라들이 이젠 기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를 위해 기꺼이 나눠야 하지 않을까?
-p84
지난 50년간 전 세계 맹그로브 숲의 30~50퍼센트 가량이 새우 양식장 등을 만들면서 사라졌어.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속도보다 무려 4배나 빠르다고 해. 인구는 점점 늘어날 테고, 이런 속도라면 나머지 맹그로브 숲이 다 사라지는 데 50년도 채 걸리지 않을지도 몰라. 맹그로브 숲을 없애면 나무 안에 저장돼 있던 탄소가 배출될 뿐만 아니라 탄소를 흡수할 곳 자체가 사라지는 거지. 맹그로브 숲이 있는 해안가에서 필요한 만큼 물고리를 잡으며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지역 주민들은 맹그로브 숲이 사라지면서 생계가 막막해졌어. 또, 해일 등이 밀려왔을 때 완충 역할을 할 곳도 없어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되었지.
-p92
기후 위기 시대에 식량 전쟁, 물 전쟁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까닭이 이 때문이야. 식량 안보를 지키려면 우리나라에서 자급자족을 늘려야 하는데 우리는 논밭을 없애며 그곳에 아파트를 짓고 도로를 내고 건물을 짓고 있지. 2020년 6월 재선에 성공한 파리시의 안 이달고 시장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파리 시민의 식량 주권을 반드시 확보할 생각이래. 이런 정책을 펼치겠다는 시장을 뽑은 파리 시민들은 기후 위기 시대를 사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니?
-p103
알베도의 영향을 받아서 기온이 변화하는 걸 알베도 효과라고 해. 이불만 자꾸 두껍게 덮으면 얼마나 덥겠니? 그런데 빙하라고 하는 거대한 에어컨이 지구를 식혀 주기 때문에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지금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들은 모두 이런 온도 조절 시스템에 최적화된 상태로 살아가는 거야. 그런데 빙하가 녹으면서 그 조절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어. 이불은 점점 두꺼워지는데 에어컨이 고장난 셈이랄까? 어때, 상상만 해도 더워지는 것 같지 않니?
-p112
이미 지구에는 물건이 차고 넘쳐. 재생 에너지로 생산했다고 면죄부가 될 수는 없어. 새로운 제품은 이제 좀 그만 만들 수 없을까? 꼭 필요한 제품이라면 오래도록 고장나지 않는 제품을 만들면 좋겠어. 고장이 나도 쉽게 고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좋겠어. 제품의 보증 기간을 10년, 20년으로 늘리면 좋겠어. 50년 동안 부품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하면 좋겠어. 기업들이 서로 "우리 회사 제품이 가장 튼튼하고 오래 사용합니다"라고 광고하고 경쟁했으면 좋겠어. 그게 북극의 빙하를 가능한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게 하는 방법일 테니까.
-p119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는 돈을 들여 기후 위기에 살아남을 방법을 찾고 있는데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도 않은 저개발 나라들은 속수무책으로 기후 위기에 목숨을 내맡기고 있는 이 부정의함을 어쩌면 좋을까?
-p123
이 책에 담긴 문장 전체가 이야기이자 리뷰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으며 읽었다. 정말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구나, 환경이 귀찮아서 미루는 대상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에 나는 고개를 절로 숙였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기후 위기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한 환경, 기후를 생각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소비'를 줄이는 일상을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소비'를 줄여보기로 했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상상 이상의 무언가를, 내가 혹은 우리가 혹은 반대편에 사는 누군가가 겪게 되는 일은 참 끔찍하다. 우리는 너무 '내 미래'만 생각하며 사는 것 같다.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야 '내 미래'가 생기게 될 텐데 말이다. 우리 이제라도 '지구의 미래'를 위해 살아보도록 하자. 우리의 노력이 쌓이면 '지구의 미래' 온도가 상승하는 속도를 조금은 낮출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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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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