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별빛천사
  1. [문학/에세이]

이미지

도서명 표기
파리 5구의 여인
글쓴이
더글라스 케네디 저
밝은세상
평균
별점8 (75)
별빛천사

국내에서는 ‘빅 픽처’를 시작으로 알려진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이후 짧은 시간 동안 임팩트 있는 다양한 소재의 소설들을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빅 픽처’를 시작으로 ‘위험한 관계’, ‘모멘트’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출간된 저자의 소설을 대부분 접했다. 의도적인 선호로 접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마치 시리즈를 모으듯이 ‘파리 5구의 여인’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소설을 모두 소장하고 읽은 듯싶다.
그의 소설들 모두 개인적인 만족감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로맨틱과 스릴러, 판타지적인 소재를 다채롭게 버무린 흥미로운 스토리는 각각의 소설에서 저자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그만큼 그의 소설에는 독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재미와 매력이 존재한다. ‘파리 5구의 여인’ 역시 로맨스와 스릴러,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되어 흥미롭게 전개된다.


영화학과 교수인 주인공 해리는 제자와의 스캔들이 공개되면서 종신교수직에서 쫓겨나고 아내와도 이혼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한 파장으로 나쁜 인간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사회적으로 매장되었고, 더욱이 사랑했던 여제자까지 자살을 하고 만다. 해리가 여제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전에 이미 학장 롭슨과 몰래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던 아내 수잔, 롭슨의 폭로와 모함으로 해리는 사면초가에 이르렀고 손가락질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고 도망치듯 프랑스 파리로 오게 된 해리, 설상가상의 경험을 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겨우 버티던 중 터키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파라디스 가에 가까스로 정착하게 된다.
직업과 가족, 모든 걸 잃은 그에게 오랜 꿈이었던 소설 집필은 유일한 희망이자 안식이었다. 당장 생계가 막막했던 해리는 인터넷 카페에서 바텐더에게 우연처럼 경비 일을 소개받게 되고 힘겹게 생계를 이어간다. 소개받은 경비일이라는 것이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었지만, 불법적인 일에 연루되는 것이라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생계유지와 더불어 경비 일을 하면서 소설을 쓸 수 있어서 그에게는 최적의 선택이었다.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궁핍해져버린 생활, 막막하고 암담한 미래, 딸과의 이별이라는 현실은 그를 하루하루 고통스럽게 옥죄어왔다. 어느 날 그는 지독한 외로움에 작은 위로라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사교 살롱을 방문하게 된다. 해리는 여러 사람을 소개받아 이야기를 나눴지만, 별다른 결실이 없었다. 그렇게 기대감을 내려놓으려던 순간 관능적이면서 지적인 매력을 가진 여인 마지트를 만나게 되고 둘은 그 순간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그녀에게 주소와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건네받은 해리는 이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한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게 되고 고통의 현실에서 유일하게 즐거움을 찾게 된다.
그런데 그녀를 만난 이후 해리 주변에서 잇달아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더욱이 두려웠던 것은 살해당한 사람들이 그가 자신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그녀에게 이야기했던 사람들인 것이다. 마치 해리의 복수를 누군가가 대신해 주듯이 자신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살해되거나 곤경에 처하게 된다. 덕분에 해리는 경찰에게 살해 용의자로 지목을 받는다. 상황은 겉잡을 수없이 꼬여가고 해리는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아왔던 해리는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위로와 즐거움이었던 매력적인 여인 마지트. 하지만, 그녀는 충격적인 비밀을 감추고 있었다. 로맨스적인 요소와 더불어 격정적인 사랑, 그리고 스릴러적인 전개,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충격적인 사실 이 모든 것들이 사건전개에 따라 적절하게 어우러져 중독성 강한 흥미를 이끌어낸다. 한 때 국내에서 방영되었던 인기 해외드라마 '환상특급'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고통스러운 순간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마치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알 수 없는 미지의 힘이 해결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지니라기보다는 악마와 거래했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의 결말은 해피앤딩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 주인공에게는 무섭고 불행한 앤딩일 수도 있다. 주인공이 어떤 관점에 의미를 두냐에 따라 불행과 행복은 한끝 차이일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아니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의도했을지도 모른다. 현실의 안정된 행복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계약은 이루어져버린 것이다. 내가 주인공의 입장이었다면 나 역시 마지트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현실의 고통은 사람을 나약하게 만들고 흔들리게 만든다.
이 책의 스토리에 몰입하다보면 선과 악의 기준이라는 불편한 진실 하나와 마주하게 된다. 주인공 역시 이 부분에서 괴로워하며 갈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과연 미지의 힘에 의해서 사적인 복수로 악을 처단했다면 이는 선이 될 수 있을까? 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악을 처단하기 위해서 또 다른 악으로 맞서는 것을 우리는 악을 처단하는 선이라는 이유로 합리화한다. 이 역시 진정한 선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악에 무관심하고 무기력하기보다는 이를 처단하는 것이 매력적인 것은 우리에게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복수심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별빛천사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2.4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2.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4.12.23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12.23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4.10.24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10.2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25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9
    좋아요
    댓글
    124
    작성일
    2025.5.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50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