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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2.4.21
세계를 바꾼 명문장
- 글쓴이
- 서정희 저
매일경제신문사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땐 여러 학문을 망라한 명문장들이라고만 여겼다가 경제학 초점이라는 걸 보고는 뜨악했다. 재미 있기도 했지만 지긋지긋하기도 했던 맨큐의 경제학 이후로 경제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원문과 필사의 공간을 넣은 쓰기책 형태의 도서들을 무척 좋아하고, 또 명문장들만 모아놓았으니 교양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어, 서평 신청을 하여 운 좋게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의외였던 것은, 이런 형태의 책을 출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자칫 번역을 놓고 시비가 걸리는 것이 꺼려진다는 것, 다양하고 일관된 사례를 찾아 책을 만드는 어려움 등이 있었다. 나는 이런 류의 도서가 인기가 많고 펴내는 데 그리 장애가 없을 거라고 은연중에 생각했기에 좀 놀랐는데 이유를 보고는 이해하게 되었다.
여하간 저자가 포기하려다 출판할 마음을 굳히게 된 것은 이번 윤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된 일 때문이었는데, 그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공감이 갔다.
"발언 취지는 안중에도 없고... 꼬투리 잡기 식의 비판..."
"시비를 위한 시비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이롭지 않습니다."
저자가 단호한 결심을 하게 된 이런 계기가 없었다면 일일이 자료를 모으고, 각 원문의 인용 허락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그 외의 많은 어려움을 딛고 이 책을 온전히 출간하지 못했을 것이니, 이 책이 사회에 나오게 된 것에 저자와 매경출판의 많은 노력이 엿보였다.
원래는 심리학이나 사학 쪽으로도 추진했었다가 최종적으로 경제학 관련으로 출간되었다 하니, 앞으로는 다른 분야에서의 시도도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서양 종교학이나 동양 철학 관련 도서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시장경제와 정부 개입의 영역을 두고 우리 한국에서 오해와 논란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위 시장의 실패라고 공격받는 사례들은 대부분 정책 실패의 소산입니다."
저자는 '보이지 않는 손'을 화두로 잡고 내용을 구성했다. 더불어 케인스의 '야성적 충동'에서 비롯된 시정의 불안정성을 '보이지 않는 손'과 대비해 짚어보며 뼈대를 구성한다.
각 목차에서 시대를 초월해 다양한 원서들을 인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들의 원서부터 플라톤의 국가, 애덤 스미스, 성경,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서 명심보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실어놓아서 지레 겁을 좀 먹고 있던 내게도 다행히 무척 흥미로웠다. 명심보감은 원문을 그럼 한자로 실었나 싶어 읽어보니 정말 한자로 실려있다(!).
유럽권 원작의 원문들은 영어로 실려 있는데, 유럽권은 대부분 라틴어와 같은 비슷한 원형을 가지고 있기에 영어 원문으로 필사를 연습하고 내용을 이해함에 큰 무리가 없다고 느껴졌다. 특히 한글로 번역된 것만 보는 것보다는 영어 원문이 붙은 이 책으로 보니 훨씬 유익한 느낌이다.
각 원서의 인용문들을 통해 인간이 국가를 형성한 이유를 짚어가면서 역사적으로 시장을 움직인 원동력도 결국은 경쟁이라는, 시장의 기본 원리를 인지하게 된다.
서머스의 '경제학이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은?'이라는 부분의 내용에 공감이 갔고,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원문에 대한 저자의 해설도 인상 깊었다.
"경제적 자유를 수호하지 못하면 좌파 사회주의가 범람하고 그의 반동으로 인해 결국 전체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사람들이 서로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주는 법적 시스템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이나 조건의 평등은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개인들의 자유가 침해되므로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경제학 분야이고, ~원문, 해설, 필사~ 구성의 책이지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인간의 역사와 움직임을 엿보게 된다는 점이다. 경제와 역사는 긴밀히 연결될 수밖에 없기에 경제의 흐름을 보다보면 역사적 흥망성쇠를 알 수 있게 되고, 무엇이 그런 역사적 사건들을 일으킨 문제였는지도 좀 더 눈에 보이는 것이다.
눈을 감고 귀를 막으려 해도 전체주의적인 움직임이 전 세상에서 검은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어보니 다시금 경제는 소수의 권력이 억압하고 통제함으로써 흥하고 커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그저 경제학 원문들의 내용들을 통해서도 이런 문제점을 이해할 수 있는데, 요즘은 불안과 공포가 올바른 인식을 갖추지 못하도록 사람들의 시야를 막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p113에 언급된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다른 정책보다 분배정책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가장 어려운 정책이 분배정책"이라 말한 200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마스 셸링의 말에 공감이 간다.
처음엔 크게 와닿지 않았던 제목이지만, 읽을 수록 왜 "세계를 바꾼" 명문장이라 제목지어졌는지 크게 공감하게 된 책이다.
세계를, 인간을, 그리고 사회를 통찰한 이들의 원문과 함께하는 경제학 교양으로도, 필사의 재미를 위해서도, 한번쯤 다시 짚어보는 올바른 경제 시각을 위해서도《세계를 바꾼 명문장》을 추천한다.
Plus) 더해서, 책이 180도로 쫙 잘 펴지게 제본되어 있는 것 역시 무척 마음에 드는 장점.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러나 원문과 필사의 공간을 넣은 쓰기책 형태의 도서들을 무척 좋아하고, 또 명문장들만 모아놓았으니 교양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어, 서평 신청을 하여 운 좋게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의외였던 것은, 이런 형태의 책을 출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자칫 번역을 놓고 시비가 걸리는 것이 꺼려진다는 것, 다양하고 일관된 사례를 찾아 책을 만드는 어려움 등이 있었다. 나는 이런 류의 도서가 인기가 많고 펴내는 데 그리 장애가 없을 거라고 은연중에 생각했기에 좀 놀랐는데 이유를 보고는 이해하게 되었다.
여하간 저자가 포기하려다 출판할 마음을 굳히게 된 것은 이번 윤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된 일 때문이었는데, 그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공감이 갔다.
"발언 취지는 안중에도 없고... 꼬투리 잡기 식의 비판..."
"시비를 위한 시비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이롭지 않습니다."
저자가 단호한 결심을 하게 된 이런 계기가 없었다면 일일이 자료를 모으고, 각 원문의 인용 허락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그 외의 많은 어려움을 딛고 이 책을 온전히 출간하지 못했을 것이니, 이 책이 사회에 나오게 된 것에 저자와 매경출판의 많은 노력이 엿보였다.
원래는 심리학이나 사학 쪽으로도 추진했었다가 최종적으로 경제학 관련으로 출간되었다 하니, 앞으로는 다른 분야에서의 시도도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서양 종교학이나 동양 철학 관련 도서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시장경제와 정부 개입의 영역을 두고 우리 한국에서 오해와 논란이 너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위 시장의 실패라고 공격받는 사례들은 대부분 정책 실패의 소산입니다."
저자는 '보이지 않는 손'을 화두로 잡고 내용을 구성했다. 더불어 케인스의 '야성적 충동'에서 비롯된 시정의 불안정성을 '보이지 않는 손'과 대비해 짚어보며 뼈대를 구성한다.
각 목차에서 시대를 초월해 다양한 원서들을 인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들의 원서부터 플라톤의 국가, 애덤 스미스, 성경,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서 명심보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실어놓아서 지레 겁을 좀 먹고 있던 내게도 다행히 무척 흥미로웠다. 명심보감은 원문을 그럼 한자로 실었나 싶어 읽어보니 정말 한자로 실려있다(!).
유럽권 원작의 원문들은 영어로 실려 있는데, 유럽권은 대부분 라틴어와 같은 비슷한 원형을 가지고 있기에 영어 원문으로 필사를 연습하고 내용을 이해함에 큰 무리가 없다고 느껴졌다. 특히 한글로 번역된 것만 보는 것보다는 영어 원문이 붙은 이 책으로 보니 훨씬 유익한 느낌이다.
각 원서의 인용문들을 통해 인간이 국가를 형성한 이유를 짚어가면서 역사적으로 시장을 움직인 원동력도 결국은 경쟁이라는, 시장의 기본 원리를 인지하게 된다.
서머스의 '경제학이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은?'이라는 부분의 내용에 공감이 갔고,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원문에 대한 저자의 해설도 인상 깊었다.
"경제적 자유를 수호하지 못하면 좌파 사회주의가 범람하고 그의 반동으로 인해 결국 전체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사람들이 서로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주는 법적 시스템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이나 조건의 평등은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개인들의 자유가 침해되므로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경제학 분야이고, ~원문, 해설, 필사~ 구성의 책이지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인간의 역사와 움직임을 엿보게 된다는 점이다. 경제와 역사는 긴밀히 연결될 수밖에 없기에 경제의 흐름을 보다보면 역사적 흥망성쇠를 알 수 있게 되고, 무엇이 그런 역사적 사건들을 일으킨 문제였는지도 좀 더 눈에 보이는 것이다.
눈을 감고 귀를 막으려 해도 전체주의적인 움직임이 전 세상에서 검은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어보니 다시금 경제는 소수의 권력이 억압하고 통제함으로써 흥하고 커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그저 경제학 원문들의 내용들을 통해서도 이런 문제점을 이해할 수 있는데, 요즘은 불안과 공포가 올바른 인식을 갖추지 못하도록 사람들의 시야를 막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p113에 언급된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다른 정책보다 분배정책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가장 어려운 정책이 분배정책"이라 말한 200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마스 셸링의 말에 공감이 간다.
처음엔 크게 와닿지 않았던 제목이지만, 읽을 수록 왜 "세계를 바꾼" 명문장이라 제목지어졌는지 크게 공감하게 된 책이다.
세계를, 인간을, 그리고 사회를 통찰한 이들의 원문과 함께하는 경제학 교양으로도, 필사의 재미를 위해서도, 한번쯤 다시 짚어보는 올바른 경제 시각을 위해서도《세계를 바꾼 명문장》을 추천한다.
Plus) 더해서, 책이 180도로 쫙 잘 펴지게 제본되어 있는 것 역시 무척 마음에 드는 장점.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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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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