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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글쓴이
송해나 저
문예출판사
평균
별점9.2 (37)
서링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

 

30대 기혼 여성이자 맞벌이 중인 저자는 남편과 계획 임신에 성공하고, 임신 테스트기의 두 줄을 확인하면서 머리가 백지가 된다. 그 후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경험담을 트위터에 올리게 되고 그녀가 임신 초기부터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생생한 경험담을 적은 트위터 내용들로 에세이를 출간하게 된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임신은 많은 여성들이 겪는 과정이니 입덧 몇 번과 배불러 뒤뚱거리는 시기를 지나면 자연스럽게 아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던 현실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과 분노의 연속이었다.

 

작년 초 결혼한 나는 당시 남편에게 최소 1년이라도 신혼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금 1년이 지났고 어느덧 결혼한지 1년 반이 되어간다. 슬슬 우리도 임신 준비를 하자며 몇 개월 전부터 남편과 같이 엽산을 챙겨먹고있다. 내 나이가 30대 초반이지만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미혼이다 보니 임신 과정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었다. 그러다 이 책을 보자마자 '아 이거다!'싶었다. 아무래도 관심 가던 내용이었다보니 책을 펼친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몇 시간이고 제자리에 앉아 집중해서 읽었다.

 

 

먹는 족족 토하는 '토덧', 속이 조금이라도 비면 울렁거려 계속 먹어야 하는 '먹덧', 침만 삼켜도 구역질이 나 계속 침을 흘리는 '침덧', 양치질만 하려 하면 메스꺼운 '양치덧'

 

TV 드라마에서는 항상 음식 냄새를 맡고 입덧을 하던데 입덧에도 여러 종류가 있었다.

낮에는 졸고, 밤에는 불면증에 잠 못 이루고, 커진 자궁이 방광을 압박해 자다가 여러 번 깨서 화장실을 가고, 질 분비물이 많아지고.. 호르몬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것 같다.

물 한 잔만 마셔도 금방 마신 물의 양만큼 방광에서 신호가 온다고 한다. 임신 중기가 되면서 빈뇨와 야뇨가 괜찮아지지만 대신 자궁과 골반의 인대가 늘어나면서 사타구니와 엉덩이 통증이 생긴다.

이 책에는 임신으로 인해 몸에 찾아온 변화가 사실적으로 잘 적혀져 있다.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에 많이 놀랐고, 임신 전인데도 벌써 걱정되고 한편으로 겁나기도 했다.

 

 

 

갑자기 찾아온 몸의 변화도 무섭지만 임신 증상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사람들의 인식으로 겪게 되는 힘든 일도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에는 늘 임산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앉아있고, 뻔히 앞에 서있어도 투명인간 취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출산 국가라며 난리인데 행정적으로 부족한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국민행복카드는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고, 건강보험도 초음파 검사에 대해 임신 13주 이내에 2회만 적용된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임신과 출산은 질병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경우 실비보험 청구도 어렵다고 한다.

 

아내의 임신이 승진과 아무 상관없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흔한 우리나라의 기업에 다니고 있지 않거나, 임신한 아내를 혼자 외롭고 힘들게 한 사람일 거다. 임신 및 육아기에 혼자였던 것도 무척 힘들었지만, 남편한테 불만을 가지면서 속으로 '남편도 어쩔 수 없을 텐데 참아야지' '내가 너무 한 건가'라고 자책하는 일도 만만찮게 힘들었다. 그런데 참지 않고 불평하고 화내야 그나마 남편을 회사로부터 쟁취할 수 있었다. 그 역시 참 힘든 일이었다.

p.75

 

회사에서는 임신한 여성이 임신한 티도 안 나게 이전처럼 일하고, 입덧을 하더라도 단체생활에서 이탈하지 않고, 임신하지 않은 직원만큼의 성과를 내기를 요구한다 이거 뭐, 임신했으면 회사에서 알아서 꺼지라는 것 아닌가.

p.79

 

법이 개정되어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이제 임신 전 기간 사용할 수 있다지만 모든 회사에서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을까?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으로도 눈치 보며 다른 직장동료들에게 미안해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니..

내가 다니는 회사는 다행히도 법으로 정해진 제도에 대해서는 모든 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지만, 사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은근히 퇴사를 유도하면서 눈치 주는 회사들도 많을 것이다.

 

외국에는 임산부가 엄청 많은 배려를 받는다고 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문을 열어주거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도와주고, 줄 서 있을 때도 먼저 계산하라고 양보해 준다고 한다. 임산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배려해주고, 축하해주고, 먼저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봐 준다고.

이런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현실이 씁쓸해진다. 우리 사회의 인식과 제도들이 얼른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늘 느끼지만 모든 엄마들은 대단하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한다. 이미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준비하는 모든 부부들은 꼭 읽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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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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